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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CCTV 설치보다 더 시급한 대리수술 금지"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법제이사
[ 2019년 06월 16일 18시 10분 ]
수술실 CCTV 설치법을 두고 논쟁이 뜨겁다. 일부 환자와 의료사고 피해자 등은 대리 수술 근절과 의료사고 은폐 등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반면 의사단체 등은 수술실 CCTV 설치로 수술의 질이 저하되고 환자와 의사 간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고 주장하며 반대하고 있다.
 
수술실 CCTV 설치 여부를 두고 찬반양론이 거세게 일고 있지만, 의협은 ▲진료 위축 및 방어수술 조장 ▲의사와 환자 간 신뢰관계 저해 ▲개인정보 침해와 영상 유출 가능성 등을 주장하는 데 그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도 전국 수련병원 90여 곳의 전공의 866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짧은 설문조사 기간에도 현장에 있는 전공의가 많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냈다.

그만큼 수술실 CCTV 강제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으나, 이런 주장만으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기에는 부족하다.
 
의료계가 주로 주장해 왔던 사생활 침해나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논리는 이미 설득력을 잃었다. 여론이 이처럼 강경한 만큼 정부도 설치 의무화를 위한 정책 마련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CCTV 설치 의무화법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된 지 일주일 만에 다시 발의됐다. 경기도는 의료원 산하 6개 도립병원에 CCTV 운영을 시작하면서 이를 전국으로 확대할 의지를 피력하고 있어 전국적인 확대 가능성이 크다.
 
근본적인 문제는 수술실 CCTV 설치를 강요할 정도로 ‘대리수술’이 만연한 한국 의료의 현실적인 문제가 의료진과 환자 사이의 신뢰를 저버리게 했다는 점이다. 
 
전공의가 의사들의 수술 술기를 배울 수 있는 곳이 수술실이다. 환자들 대부분은 전공의가 수술하기를 원하지 않고, 이 때문에 전공의가 수술실에서 술기를 배우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의료법 제46조(환자의 진료의사 선택 등)는 환자나 환자 보호자는 종합병원·병원·치과병원·한방병원 또는 요양병원의 특정한 의사·치과의사 또는 한의사를 선택해 진료를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의료기관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환자나 환자 보호자가 요청한 의사·치과의사 또는 한의사가 진료케 하고, 진료의사를 선택해 진료를 받는 환자나 환자의 보호자는 진료의사 변경을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의료기관의 장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이에 응해야 한다. 여기서 병원은 환자나 환자 보호자로부터 추가비용을 받을 수 없다. 환자가 수술 의사를 지정할 수 있으면서도 의료인은 거부할 수도 없고, 추가 비용조차도 받을 수없는 것이다.
 
전공의 수술과 20년 이상 경험이 있는 교수가 수술을 했어도 그 비용은 같다. 국민 의료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만든 특진비 폐지가 빚어낸 현실이다. 
 
환자 입장에서 전공의가 수술하는 것을 선택 할 경우 그 비용을 경감시켜주고 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의료계가 자율적으로 수술실 CCTV 설치를 판단 바람직"


현행 법에서는 수술하는 의사 변경 시 반드시 고지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그 결과, 전공의가 수술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고 만 것이다. 임상경험이 많은 의사들에게 아무런 대가조차 없이 업무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의료법에서는 의료인 아닌 자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위반하는 경우 형사처벌하고 있으나, 영업사원의 대리수술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행위자 처벌 외에 의료기기 판매회사에 대해서도 직접적으로 제재할 필요가 있다.
 
최근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PA(진료보조인력)에 의한  불법 의료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대리수술을 지시한 의료인의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무자격자에게 의료행위를 지시한 의료인을 처벌하는 내용의 의료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대리수술 등을 지시한 의료인을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대리의사나 무면허 의료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은 의료진과 환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된다. 
 
수술실 CCTV는 모든 수술실에 강제로 설치하는 것보다는 의료계가 자율적으로 설치를 판단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술 전(前) 동의서에 수술실 CCTV 녹화에 따른 사전 동의서를 받고, 환자나 보호자가 원하는 경우 담당 수술의사의 동의가 전제된 경우에만 가능토록 하면 된다.
dailymed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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