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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포기 루게릭병 희귀질환치료제 '라디컷'
미쓰비시다나베, 돌연 급여신청 철회···"국내 환자 접근성 외면" 비판
[ 2019년 06월 17일 05시 51분 ]

[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루게릭병 치료 희귀질환제의 국내 급여 출시를 포기한 일본계 제약사 미쓰비시다나베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급여화가 무산되자 회사는 즉각 “국내외 약가기준 견해 차이를 좁히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됐다”며 급여 철회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한국보다 더 큰 시장에서 높은 약가를 받기 위한 일방적인 조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회사를 향한 공분이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는 모습이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미쓰비시다나베는 최근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통칭 루게릭) 치료제 '라디컷(성분명 에다라본)'의 건보급여 신청 철회 의사를 밝혔다.


회사는 “치료 옵션이 다양하지 않은 국내 ALS 환자의 치료 기회를 넓히고 접근성 향상을 위해 건강보험급여 절차를 추진했다. 하지만 안타깝게 국내 외에서의 약가 기준에 대한 견해 차이를 좁히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돼 고심 끝에 철회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약가 기준에 대한 견해 차이를 철수 배경이라고 설명한 것이다. 하지만 확인 결과 미쓰비시다나베의 주장은 실제 상황과는 다소 괴리가 있었다.


지난 3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라디컷의 환급형 RSA 신청을 받아들였다. 공개되지 않는 실제가격과 표시가격의 차이를 제약사가 부담하는 방식으로 급여권에 진입하는 방식이다. 당시 표시가격에 대한 합의도 이뤄졌다.


이후 실제가격에 대한 협상을 건보공단과 진행, 최종 사인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하지만 미쓰비시다나베는 합의된 표시가격의 상향 조정을 정부에 요구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자 급여신청을 돌연 철회했다.


표시가격 상향을 요구는 미쓰비시다나베 본사가 현재 진행 중인 캐나다 라디컷 급여등재 과정에서 약가를 보다 높게 받기 위한 조치로 확인됐다.


캐나다 정부도 해외 약가를 참조하고 있는데 한국도 이에 포함돼 있다. 지난 2017년 5월 캐나다 보건부는 국제 약가비교 참조국 바스켓을 변경했다. 기존 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웨덴·스위스·영국·미국에서 미국과 스위스를 제외하고 한국 등을 포함시켰다.


이는 표시가격과 실제가격 차이가 심화되면서 표시 최고값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을 보완한 조치다. 실제 새로 추가된 국가는 캐나다에 비해 신약 출시가 적고 출시 시기가 늦은 나라들로 구성됐다.


이 같은 미쓰비시다나베의 행태에 국내 루게릭 환자는 앞으로도 약가를 전액 본인부담으로 지불해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됐다.


“환자보다 회사 이익 우선하는 제약사가 문제지만, 급여 약가산정 방식도 검토돼야”


결국 미쓰비시다나베의 국내 급여신청 철회는 표시 최고값의 인플레이션을 보완하겠다는 캐나다의 바스켓 변경 취지마저 비웃는 조치로 보인다.
 

게다가 한국의 표시약가가 지나치게 낮아 문제가 된 것도 아니다. 캐나다는 최저값이 아닌 중간값이나 최대값을 참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미쓰비시다나베는 캐나다에서 조금의 가격이라도 더 받기 위해 국내 루게릭 환자의 접근성을 포기했다고 볼 수 있다.


회사는 라디컷의 보험급여를 기대했던 의료진과 환자에게 실망감을 안겨 드린 점에 심심한 유감을 전했다. 일부에선 기업이 이윤을 쫓는 것은 당연하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앞서 밝힌 “희귀질환치료제 판매사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환자분들의 치료 접근성을 넓힐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 나가고자 한다”는 내용과 급여신청 철회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이율배반적이라는 시각이 크다.


곽명섭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은 “일부 제약사는 대외적으로 환자 우선이라고 얘기하면서 환자 우선이 아닌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걸 누구 책임으로 돌려야 하는지는 생각해 봐야 한다"며 "정부가 협상에서 비타협적 자세를 보인것처럼 자료를 낸 것은 실망스럽다"고 토로했다.


환자단체 또한 이번 미쓰비시다나베의 급여철회를 비판하는 입장문 발표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우 한국복합부위통증증후군환우회장은 “환자보다는 회사이익을 우선하는 제약사 행태에 결국 어려운 상황에서 투병생활을 지속하고 있는 환자들만 피해를 입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정부에서도 약값을 내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제약사 및 의료기기업체가 한국에 공급을 포기하는 사례가 종종발생하고 있는 만큼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계에선 급여신청을 철회한 제약사와 함께 정부의 급여절차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호진 대한치매학회 총무이사는 “희귀질환 약제의 경우 한국은 시장이 크지 않아 무리한 약가 협상은 오히려 환자 부담을 가중시키는 쪽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희귀질환 환자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바이오 제약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현행 건보급여 약가 산정 방식을 일부 탄력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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