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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움 등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 화두 '교육전담간호사'
복지부, 간호정책 TF(특별전담조직) 신설···6월 국공립병원 경비 지원
[ 2019년 08월 07일 12시 42분 ]

[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이제 태움은 병원 내부에서 음성적으로 들려왔던 얘기가 아니다. 간호사 자살 사건까지 연루되면서 사회적 문제로 확대됐다.

특히 간호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환자 안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대책 마련 목소리가 높아졌고 일부에서는 개선안이 도입, 적용되고 있다.

특히 개선방안 일환으로 ‘교육전담간호사’가 부상했고 이를 통해 태움을 없애버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018년 2월 서울 대형병원에서 신입 P간호사가 선배 간호사들의 괴롭힘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고인은 "업무에 대한 압박감 및 프리셉터의 날카로운 눈초리 등으로 의기소침해지고 불안한 증상이 점점 심해졌다. 부족한 잠과 매번 거르게 되는 끼니로 인해 회복이 쉽지 않았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이 같은 내용은 그의 휴대폰에 담긴 메시지였다.

P간호사 사망으로 인해 태움이라는 악습이 사회적 문제로 불거졌다. 이후 금년 5월 서울 소재 의료원에서 S 간호사가 역시 극단적 선택을 했다. 태움의 피해자 였음을 추측할 수 있는 단서도 남겼다. ‘병원 사람들은 안 왔으면 좋겠어’라는 유서였다.

신입간호사 교육 맡는 프리셉터, 업무 과다 등 전반적 사정 열악

두 간호사 자살 사건으로 인해 불거진 문제는 병원 내 프리셉터(preceptor) 체계를 없앨 수 없으면 태움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현재 국내 병원계에서 프리셉터는 신입 간호사를 교육하는 5년 정도 경력을 가진 선배 간호사가 담당한다. 프리셉터 제도가 유지되며 태움이 극심해졌다는 비판이 목소리가 있지만 사실 프리셉터 상황도 열악하다. 신규간호사 교육을 담당하고 환자까지 담당하는 등 업무 과중 상황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금년 6월 보건의료노조는 신규간호사 교육제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올해 3월부터 4월까지 두달간 조합원이 있는 병원 44곳을 대상으로 했다.

이에 따르면 프리셉터가 환자를 담당 하면서 신규간호사 교육까지 하는 병원이 38곳이었다. 프리셉터가 교육만 전담하는 병원은 2곳에 그쳤다. 2곳은 프리셉터가 2주간만 환자를 배정받지 않고 교육을 전담했다. 나머지 2곳은 답하지 않았다.

프리셉터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린다는 노동계 지적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노조는 “조사 결과는 신규간호사가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근무에 투입돼 환자를 담당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 준다. 프리셉터 업무 과중과 스트레스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간호사가 병동에서 환자를 보는 것은 크게 ‘액팅’과 ‘차팅’으로 나뉜다. 액팅에는 대화를 통해 환자 상태를 파악하고 약 등을 투여하는 행위가 포함된다. 차팅은 특이사항이나 투여한 약물 등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다. 환자의 상태에 변화가 있을 땐 의사에게 ‘노티’하고 간단한 약처방은 간호사가 알아서 해야 한다.

변수는 많고 일은 바쁘다. 프리셉터는 환자도 보면서 신입 간호사 교육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병원 내 위계질서가 필요할 수밖에 없지만 노동인권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사명감을 가져야 하지만 온전한 희생을 하기에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 실정인 것이다.

간호계에서는 변화가 하나, 둘 시작되고 있다. 근로복지 공단은 지난 3월 P간호사 유족이 제출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청구 사건에 대해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했다.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간호사 교육 부족 등 구조적 문제 에서 야기된 과중한 업무와 개인의 내향적 성격 등이 고인을 자살에 이르게 했다고 판단했다.

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보건복지부도 간호사 처우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간호인력 수급관리, 업무범위, 배치기준, 양성체계, 근무환경 개선 등 간호정책 전반을 전담할 '간호정책 TF(특별전담조직)'을 신설했다. 태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교육전담간호사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가 지원 교육전담간호사 등장

교육전담간호사는 신규간호사에게 현장에서 필요한 지식을 전달하고 술기 능력이 향상되도록 지도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주기적으로 면담을 갖고 신규간호사들의 고충을 덜어주며 격려하는 역할도 한다. 신입간호사들 직무능력을 강화하고 현장에 빠르게 적응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프리셉터와 큰 틀에서 동일하지만 국가적으로 지원책을 발동시켰다는 점에서 교육전담간호사는 차이가 크다.

실제로 6월부터는 국공립병원을 대상으로 교육전담간호사 신설에 따른 월 인건비 320만원 지원이 전격 실시되고 있다.

이석준 복지부 간호정책TF 사무관은 “지원기관으로 선정될 경우 인건비를 1인당 320만원 수준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1인당 320만원의 인건비는 병원에 지급되는 것으로 실제로 병원이 간호사에 지급하는 급여는 더 적을 수도, 많을 수도 있다.

여기서 인건비 지원사업은 유형1인 교육전담간호사와 유형2인 신규교육전담간호사(프리셉터)로 구분된다.

먼저 유형1 교육전담간호사는 병상 규모별로 지원받을 수 있는 인력이 제한된다. 3000병상 미만 급성기병원은 1명, 300~500병상 미만 2명, 500~700병상 미만 3명, 700~900병상 미만 4명, 900병상 이상 5명으로 정해졌다.
재활 및 정신병원 등 단과병원은 300병상 미만은 1명, 그 이상은 2명까지 지원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유형2 교육전담간호사의 경우에는 100병상당 1명을 지원하는 형태로 제도가 운영된다. 기관별 최대 인원은 추후 심사를 통해 결정된다.

아직은 설익은 제도…공단 일산병원 롤모델 부상

교육전담간호사 도입과 지원책이 나온 것은 긍정적이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감정은 아직 부족하다는 점이다.

최원영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간호사는 “간호사 3000여 명이 근무하는 서울대병원도 한 해 간호사 인건비 등으로 지출되는 예산이 2000억 원이다. 정부가 교육전담간호사 배치를 위해 배정한 77억 원을 전부 서울대병원에 줘도 기별이 안 간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도 “77억 원 예산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신규간호사 교육전담인력 지원을 국공립병원뿐만 아니라 민간병원으로도 확대해야 하고, 300병상 이상 의료기관에 교육전담인력과 환자를 담당하지 않는 교육전담간호사를 배치하기 위해서는 1600억원 수준의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산문제가 지적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 초기 단계임을 감안하면 어떤 형태로 개선할 수있을지를 따져보는 것이 더 현명한 상황이 될수도 있다.

바로 이 힌트는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에서 찾을 수 있다. 일산병원은 임상간호경력 5년차 이상인 간호사를 교육 전담간호사로 선발해 지난 3월부터 신규간호사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일산병원 김성우 병원장의 악습근절 타파 노력이 힘을 얻기 시작했고 ‘태움이 근절돼야 행복한 일터를 만들 수 있다’는 기조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교육전담간호사 5명이 병동과 중환자실, 응급실 등에 배치됐다.

기존 프리셉터였던 선배 간호사들의 교육 부담도 줄어들었다. 환자를 보면서 후배까지 교육하다 보면 가혹행위로 이어지기 쉬운데 교육전담간호사가 생기면서 선배 간호사 들은 본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일산병원은 올 초 간호사 채용 시 교육전담간호사를 대체할 간호사들을 추가 채용해서 병동에 배치했다. 교육전담간호사 외에도 상처장루전담간호사, 정맥주사 전담간호사 등 전문간호인력 운영을 통해 간호서비스 질을 향상시키고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김성우 병원장은 “교육전담간호사 운영으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실무교육 뿐 아니라 정서적지지 활동을 통해 신규간호사, 간호 인력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올바른 의료문화를 만드는 데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교육전담간호사 관련 주요 질의


Q. 유형별 신청인원 제한이 있나
병상수에 따른 배치기준을 준용한다. 제시된 배치기준은 병원별 최대 인원을 의미한다. 일례로 800병상 이상 병원에서 기존 5명의 교육전담간호사가 있더라도 신청가능한 교육전담간호사는 4인이다. 다만, 유형2 프리셉터까지 고려하면 인력기준을 늘어날 수 있다.

Q. 유형2 프리셉터 소속부서 제한이 있는지
일반적으로 프리셉터라고 불리는 신규교육전담간호사는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 병동 또는 특수부서 간호사다. 교육전담팀 소속 등에 대한 제한은 없다.

Q. 교육관리자와 교육전담간호사 차이는 무엇인가
교육관리자는 간호교육 총괄 책임자로 적합한 간호사를 선임한다. 일반적으로 간호 부서장이 선임될 수 있다. 타 업무 겸직이 가능하다. 다만 유형1 교육전담간호사는 간호교육 외 타 업무를 겸직할 수 없다.

Q. 지원사업 신청 시 제출하는 교육프로그램 계획안은 어떻게 작성하나
정해진 형태는 없다. 공고문에 명시된 교육전담간호사의 주요 역할과 필수 포함 내용 등을 고려해 병원 사정에 맞게 작성을 하면 된다.

Q. 신규간호사 채용인원과 이직률 작성기준은 
병원별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채용된 연도별 총 인원은 기재하고 그 인원 중 이직한 인원의 비율을 작성하면 된다. 임용 대기 중인 인원이 아닌 실제 채용돼 임금을 받는 인력을 대상으로 한다.

Q. ‘재직 중/채용예정’란에 기재하는 대상은
교육전담간호사 별지1호 서식 상 ‘재직 중’란에는 2018년 10월 이후 채용돼 현재 근무 중인 신규간호사의 총 인원을 말한다. ‘채용예정’란에는 2019년 7월까지 채용하고자 하는 신규간호사 인원을 기재하면 된다.

Q. 교육전담간호사 근속년수와 총 임상경력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근속년수는 현재 재직 중인 병원에서의 근속년수를 의미한다. 총 임상경력은 현재 재직 중인 병원을 포함  그간의 병원에서의 총 임상경력을 의미한다.

Q. 사업대상 선정과 인건비 지원방식은 어떻게 이뤄지나
사업대상 선정과 인건비 등 최종 결정은 5월 내 선정위원회를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6월부터 인건비 지급이 이뤄질 것이다. 추후 인건비는 분기별로 지급될 것이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여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ray@dailymedi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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