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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제 사후평가 결과, 당장 약가 반영 안해"
심평원, 향후 방향 제시···강진형 회장 "면역항암제 천착 바람직하지 않다"
[ 2019년 10월 01일 05시 07분 ]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비소세포폐암 면역관문억제제(면역항암제) 사후평가 결과, 생존기간 및 부작용 발생률에서 두드러진 효과는 없었다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보고서가 발표되며 면역항암제 시장에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심평원은 해당 연구 결과를 당장 약가에 반영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30일 서울 강남 섬유센터에서 열린 ‘제7회 환자포럼’에서는 최근 심평원이 발표한 '면역관문억제제 사후평가 연구'를 검토하고 향후 활용 방안 등을 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해당 연구는 면역항암제에 대한 국내 첫 실제임상현장데이터(RWD·Real World Data) 기반 후향적 연구로, 의료계와 제약계는 물론 환자들의 관심도 높았다.
 
책임연구원을 맡은 강진형 대한항암요법연구회 회장(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은 “이번 연구 결과, 면역항암제 투여군은 과거 3상 대규모 임상연구군 비교했을 때 다소 높은 수준의 반응률이 확인됐으나 무질병진행생존기관과 전체 생존기간에서는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시험군 중 1018명의 환자 중 34%에서 객관적 반응률이 확인됐다. 이는 임상 3상 PD-L1 50% 이상 환자들에서 확인된 객관적 반응률 30%와 유사한 수치다. 

그러나 생존기간은 부진한 결과가 나왔다. 시험군 환자의 무질병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3개월,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9개월로 나타났다. 임상 3상에서 PD-L1 50%이상 환자군의 무질병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이 5개월,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14.9개월인데 비해 다소 못 미치는 수치다.
 
강 회장은 “결과가 좋지 않은 원인에는 대상 환자군의 차이점도 있겠지만 큰 효용성이 입증되지 않은 만큼 기존 치료제를 무조건 배제하고 면역항암제를 사용한 치료에만 천착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급여화된 면역항암제의 지나친 남용이 국가 재정에 부담이 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8년 기준 국내에서 급여화가 이뤄진 면역항암제는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로리주맙)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 ▲티센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 3종이다.
 
이와 관련, 심평원은 급여화된 약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사후평가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면역항암제에 보험급여가 적용된 2017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조사다.

해당 실험은 진행성·전이성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 환자에 키트루다와 옵디보를 보험급여 허가사항에 따라 투약해 경과를 살폈다. 실험군은 환자수가 많은 상위 20개 대형병원에서 진료 받은 환자 1181명이었다.
 
진료현장에서 폐암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실험이었기 때문에 실제 효용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것이 강 회장의 설명이다.

"사후평가에서 부작용 발생률 높아 앞으로 논란 예고"
 
또 이번 사후평가에서 특히 관심이 쏠린 부분은 부작용 발생 양상이었다.
 
실험 결과, 전체 대상자 중 약 48%에 달하는 573명이 부작용을 겪었다. 면역이상반응(irAE) 152건(26.53%) 및 irAE를 제외한 이상반응(AE)은 329건(57.42%), AE와 irAE가 동시 발생한 경우는 92건(16.05%) 이다.
 
부작용 가운데 피부발진 52건(9.08%) 빈도가 가장 높았으며, 뒤이어 가려움 32건(5.58%), 간질성 폐렴 34건(5.93%), 갑상선 기능저하 26건(4.54%), 설사 20건(3.49%) 간기능 장애 8건(1.40%)으로 나타났다. 
 
임상 3상과 비교해 다소 부진한 성적이 발표되자, 제약계 등 일부에서는 해당 실험결과가 급여화된 면약항암제의 이후 약가기준에 반영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제기됐다.
 
토론에 참석한 김준수 한국애브비 상무는 “선행 데이터와 비교해 성적이 안 좋다는 이유로 약가를 깎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실제 진료현장에 있는 환자들과 임상시험 대상군을 완전히 분리해서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제약계 우려에 대해 심평원은 "RWD 연구결과를 당장 약가에 적용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박은영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 약제평가제도개선팀장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당장 약가를 인하하거나 할 계획은 없다”며 “이번 연구는 최근 새로 급여화가 이뤄진 키트루다에 대한 사후검증이 주된 목적으로 약가기준 반영 계획은 애초부터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해당 연구 결과는 짧은 기간에 이뤄진 첫 사후평가인만큼 성숙된 데이터가 아니며, 입증된 실험결과일지라도 급여화에 대한 논의로 이어가기 위해선 각 이해단체의 합의가 필요하다”면서 “일방적으로 약가를 내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급여화를 목표로 두는 제약사 입장에서는 RWD 기반 평가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전평가와 사후평가가 병행된다면 신약 안전성과 효용성을 더욱 면밀하게 검증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실험결과는 최근 늘어나고 있는 항암제 급여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한편, 앞으로 신약 사후평가에 대해 정부와 제약사, 의료계가 활용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아젠다를 던져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mut@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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