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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보사 사태에 대한 또 다른 견해
조양래 전남대 겸임교수
[ 2019년 10월 18일 13시 15분 ]

코오롱생명과학에서 개발한 관절염치료제 '인보사'는 2018년 7월에 식약처에서 신약 허가를 받았으며, 올해 3월 31일 판매중지 명령을 받았다.

이후 4월과 5월 두 달 사이에 발표되는 뉴스들은 신약개발과정에 유입된 오류, 개발사의 전문성, 신약개발 도중에 사용된 정부의 지원금, 환자들의 안전에 관한 염려와 권리, 식약처의 허가과정의 취약점 등에 대한 관점에서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이런 안건과 의견은 인권 변호회사 인도주의 실천의사협의회와 관련 기자들에 의해 부각됐다. 이에 비해 신약개발 측면에서 이 안건을 조명하는 보도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신약개발 분야 전문가들인 과학자들은 견해를 표시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대학교 연구환경에서 실행한 20여 년 연구와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사람들과 친분 및 미국신약 개발과정을 관심있게 지켜본 경험을 바탕으로 인보사와 관련된 사안들을 재고(再考)해 봤다.

 

인보사는 중증 무릎골관절염 치료제로 식약처의 허가를 획득했다. 무릎골관절염은 관절연골에 일어나는 변화 때문에 염증과 통증이 나타나는 질병인데 진행이 시작되면 시간이 갈수록 증상이 나빠지며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수반될 수 있다.

물리적인 치료와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 관절강 안쪽으로 스테로이드나 히알루론산과 같은 제제를 주사하는 기존 치료법이 있으나 부작용이 있으며 내성을 유발한다. 식약처 허가를 받은 자가세포치료제도 있으나 외과적 수술이 필요하므로 불편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자가세포치료 방법은 환자 자신의 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장점이 있으나 환자마다 맞춤약을 창조하므로 대량생산이 불가능하다.

이에 비해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를 대량으로 생산, 이 연골세포(1액)와 함께 TGF-β1이라는 성장호르몬 유전자(이하 성장호르몬)를 발현토록 변형시킨 후 증식을 못하도록 처리한 세포(2액)를 동시에 관절막 내부로 수술없이 주사한다. 모든 환자들에게 동일한 세포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이 치료법은 기존 치료법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으며 환자들 고통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약으로 간주됐다.
 
이 약을 시술 받은 환자들은 임상시험에서 1차 평가지수였던 무릎 통증 및 활동성지수가 현저하게 개선됐다. 2차 평가지수인 골관절염 증상도 호전되어 기존 약물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에게 매우 유용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등장하여 세계시장을 점유할 수 있는 큰 가능성을 보였다. 그런데 식약처에서 판매중지 결정을 내리자 이 신약과 인보사를 개발한 회사와 관련된 사람들과 기관에 대한 비난이 맹렬한 기세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모두 옳은 것인가 알아보고 싶은 마음으로 4가지 안건을 하나씩 평가해 보았다.

 

인보사 효능은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을 때부터 논란이 됐는가?

어느 국가에서나 임상시험을 하기 전에 개발자와 식약처 사이에 회의와 토론을 통해 임상시험에 포함할 환자군과 평가할 임상증상을 세밀하게 정한다.

항암제를 예로 들면 모든 암환자나 폐암환자와 같이 광범위하게 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약물 치료에 실패한 소포성폐암 3기 환자와 같이 구체적으로 정한다. 약을 투여할 때 환자들을 최소한 2군으로 나누고 약물과 플라시보를 투여해 1차 평가지수는 생존기간을 보며 2차는 암조직 크기가 줄어드는 것을 보는 것과 같이 구체적으로 시험하려는 신약후보물질의 효능을 판단할 근거를 미리 결정한다. 개발자가 신약후보에 대한 자체 동물실험과 전임상시험 등의 결과를 바탕으로 1차, 2차 평가항목을 선정한다.

식약처는 합리적인 이론과 선례를 바탕으로 개발사에서 제시한 평가항목을 평가하여 임상시험을 할 수 있도록 허가할 것인지 결정한다. 2차 평가지수를 만족시키더라도 1차 평가지수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식약처 허가를 얻기 어렵고 1차와 2차를 모두 만족시키면 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인보사는 1차 평가지수로 무릎통증완화를 2차 평가지수로 골관절염 증상호전을 선택하였으며 관절염 치료제들이 달성하려는 목표에 부합되었기 때문에 식약처에서 임상시험을 허가했다. 임상시험결과 이 두 가지 목표 모두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인보사 효능은 식약처 허가를 받았을 때부터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보도됐다. 이는 명백하게 잘못된 것이며 인보사 허가절차를 모르는 일반인들에게 효능도 없는 약을 식약처에서 허가한 것처럼 전달하고 있다.

효능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는 보도를 하는 원인으로 ‘연골재생과 같은 구조개선 효과는 MRI를 통해 확인할 수 없었다’는 사실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연골구조 개선 효능은 임상시험에서 1차와 2차 평가 대상이 아니었으며 식약처에서 인보사를 허가하는데 고려사항이 아니므로 이 효능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용해 인보사 효능에 문제를 제기하거나 식약처 허가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신약 개발 능력이 없는 전문성이 떨어진 집단인가?

인보사 판매중지 통보 이유는 임상시험에 사용했다고 보고한 제제와 실제 사용한 제제가 달랐기 때문이다.

치료약은 사람연골유래세포를 포함한 액체 2ml과 성장호르몬을 발현하는 사람연골유래세포 1ml 두 가지 성분으로 구성돼 있다. 성장호르몬을 발현하는 사람연골유래세포는 원래 성장호르몬이 발현되지 않으므로 이 호르몬이 발현되도록 바이러스를 이용해 해당 유전자를 넣어준다. 이 바이러스는 안전성에 대한 시비가 남아있지만 미국, 유럽, 일본, 대한민국 식약처에서 사용이 허용돼 있다. 사람연골세포에 유전자를 넣기 위해 필요한 바이러스를 생산하기 위해 신장에서 유래한 세포를 사용했는데 이 과정에서 연골세포가 신장유래세포로 바뀌었다.


이 신장유래세포는 치료에 바로 사용할 수 있게 허가되진 않았지만 항체신약 혹은 단백질신약을 생산하는 중간단계에서 흔히 사용된다. 연골세포와 신장세포는 현미경으로 보면 형태와 크기가 다르며 자라는 속도가 다르다. 세포배양을 해본 연구자들은 세포를 배양하는 동안 배양액을 갈아주고 세포들이 너무 조밀하지 않도록 조절해 주는 일을 배양하는 단계마다 실시한다.

이런 배양과정에 현미경으로 세포의 형태와 밀도를 확인하며 배양액을 갈아주는 일정을 결정하므로 연골세포와 신장세포를 약간의 경험만 있어도 쉽게 구분할 수 있다. 그런데 개발이 시작된 2004년부터 15년이 지나는 동안 이런 구분도 못했으니 개발자들의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냉소적인 비난을 하는 것이다. 이런 비난은 실험에 대해 조금 아는 사람이 시작하고 비전문가들은 이를 확대, 재생산했다.
 

그런데 문제는 단순하지 않았다. 개발초기인 2005년에 발표된 논문을 보면 연골세포를 배양할 때 TGF-β1을 배양액에 넣어주면 연골세포의 형태가 신장세포와 비슷하게 변했다. 또 지속적으로 배양하면서 TGF-β1을 추가로 넣어주지 않으면 형태가 다시 원래의 연골세포로 돌아온다. 이 단백질이 발현되도록 유전자를 넣어준 연골세포도 신장세포와 비슷한 형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나고 보면 현재와 같은 원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했지만 개발하는 과정에 연골세포가 신장세포로 바뀌었더라도 바뀐 사실을 의심하지 않고 넘어갈 이유가 있었다.

초기 개발자가 상품생산에 관여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 초기 개발자들은 일반적으로 연구자들이며, 논문발표, 학생지도, 환자치료와 같은 주업무가 있다. 임상시험을 시작하는 단계에 이르면 신약개발자들이 관여한다. 초기개발 단계 바이러스 공급원에서 유입되거나 초기 신약개발단계로 바뀌는 단계에서 두 세포들이 바뀐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현상은 초기연구와 상품개발 연계에 관한 시스템의 문제로 판단되며 세포치료제 신약개발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 측면을 간과한 것 같다.

결론적으로 인보사 실수는 상품개발 과정에서 개인 능력보다 잘 정립되지 못한 시스템 때문에 일어난 의도하지 않았던 실수였으며 초기연구자나 개발자의 정직성의 문제는 아니라고 보여진다. 인보사 사태는 초기 연구자나 신약개발자의 무능이나 무책임 때문이라고 책임소재를 과학자들에게 돌리는 대신 다시 비슷한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정립해야 한다.

 

신약개발 지원해준 정부는 혈세를 낭비하면서 감독도 소홀히 했는가?

인보사는 1100억원을 투자해서 만든 신약이라는 사실을 보도로 듣고 매우 놀랐다. 세포신약을 개발해 식약처 허가를 획득하기까지 1100억 밖에 쓰지 않았다고 하니 믿을 수가 없었다. 이 정도 신약을 개발해 미국 식약처의 허가를 받으려면 최소한 지금까지 사용한 자금의 5배인 5000억은 필요했을 것이다. 미미한 개발비 1100억 중에서 국가에서 지원한 금액은 139억은 정도이며 전체 개발비의 약 13%다. 신약을 개발하는 과정에 자금이 많이 필요한데, 많지 않지만 이 자금의 일부를 국가에서 지원해줬으니 매우 고무적이다. 미국에서도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에 다양한 형태로 지원을 한다.

예를 들면 후천성면역결핍증, 조류독감, 일반 감기백신 생산과 같은 사회 및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가 나타나면 국가 차원에서 지원을 한다. 종종 일개 회사에 1000억 원이 넘는 지원을 한다. 인보사를 개발하는 단계에서 지원한 139억은 성공했을 때 수익을 생각하면 훌륭한 투자로 볼 수 있다. 블락버스터 신약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있었으며, 1년 1조 매출을 하면 세입만해도 1000억원이 된다. 몇 년에 거쳐 139억원을 투자하고 1000억원을 매년 받는다면 훌륭한 투자가 아닌가?
 

타 회사보다 지원할 때 국가지원금이 자회사 민간부담금에 비해 많았다는 지적을 하면서 형평성의 원리에 어긋났다는 보도도 있다. 이 보도는 현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보인다. 연구비 지원은 지원서를 접수하기 전에 지원하는 회사와 상관없이 미리 결정된다. 민간부담금 비율은 임의적으로 특정기업을 위해 변경할 수 없다. 타회사의 민간부담금 비율이 높았다면 연구비 지원 과정에 연구비를 받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민간부담금 비율을 높였을 가능성도 있다. 연구비 지원 프로토콜을 어기면서 코오롱생명과학에 특혜를 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감독에 대한 문제도 말하기는 쉽지만 현실을 알고 보면 대한민국이 처한 전반적인 문제이지 인보사 개발에 한정되지 않았다. 연구비 신청단계나 연구 중간점검 및 최종 점검을 외부 이사들을 초빙해 시행하지만 아직도 정착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연구비 지원단계를 예를 들어보면 다른 단계도 상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두 국가부처에서 연구비 신청을 하라는 공고가 뜨면 연구자 및 개발자들은 열심히 준비해 연구비를 신청하고 연구할 내용을 평가자들 앞에서 발표한다. 본인 경험상 발표 후 평가자들의 질문을 되새기며 평가자들의 자질을 의심하며 실망스럽게 생각한 적이 있다. 평가자들은 대학교수 기업가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 짧은 시간에 몇 개 연구팀의 계획을 이해하고 평가해야 한다. 평가위원이 받는 사례금은 경험상 20만원에서 30만원인데 세금을 제하고 나면 18만원, 혹은 28만원 정도다. 교통비 6만원을 제하면 12만원 혹은 22만원을 받으면서 하는 사실상 봉사다.

대학교수의 경우 연구와 수업을 가만하면 연구계획서 평가는 시간을 쪼개서 써야하는 부담이다. 연구비를 지원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공정을 기하기 위해 평가위원을 위촉하고 이들 의견에 의존한다.

그런데 정작 평가위원들은 평가할 내용을 사전에 읽어보는 경우가 드물고 대충 훑어 보거나 심하면 평가장에서 처음으로 평가내용을 확인하며 발표자의 발표내용을 보면서 평가를 한다. 한 분야의 전문가라고 하더라도 타 연구팀에서 한달 넘게 잠을 설쳐가면서 만든 연구계획을 30분~1시간 사이에 발표하는 내용으로 적절하게 평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며칠간 전문의원들이 모여서 합숙하면서 읽고 토론하는 과정을 거치면 좋겠지만 이렇게 한다면 평가자들이 모여서 호텔에서 놀면서 국세를 낭비했다고 할 것이다. 사람은 바뀌지 않았는데 새로운 제도들이 도입됐다. 일본의 경우 이런 제도가 정착되는데 한 세대, 30년이 걸렸다. 저력을 가진 대한민국에서는 15년 정도에 정착할 수 있을지 한 세대가 모두 물러가는데 필요한 30년이 걸릴지 두고 볼일이다.

 

식약처에서 인보사를 허가할 때 감독이 소홀했는가?

기회를 통해서 식약처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재고해보고 싶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에 대한 국내 임상시험을 마치고 결과를 제출한 후 식약처의 결정을 약 2년 동안 기다렸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에도 임상시험을 한 예들이 많기 때문에 임상시험 결과를 확인한 후 실제 심사를 하기까지 1년 이상이 소요된다. 정체된 신약허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패스트트랙이라는 제도를 도입했으며, 의학적으로 대체 치료법이 없는 경우에 패스트트랙 권한을 부한다. 이런 약물은 임상시험이 끝난 후 6개월 이내에 평가위원회 모임을 열고 결정도 빠른 시간내에 내려고 노력한다. 한국 식약처에서 인보사의 임상시험을 마치고 2년 동안 허가 결정을 하지 않고 있었다. 식약처는 그만큼 신중하게 이 안건을 다루고 있었다고 판단된다.
 

2017년 3월에 구성된 위원회에서는 인보사의 위험성에 대한 의문점을 제기해서 승인하지 않기로 했는데, 7월 위원회에 참여한 위원들은 인보사를 허가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일부에서는 3월에 반대하던 위원들이 인보사에 호의적인 위원들로 대체됐다고 주장하면서 식약처가 회사에 유리하도록 조작했다는 보도도 있다.
 
이 보도를 들으면 식약처는 국민건강을 생각하지 않는 이익집단인 것처럼 들리며 3월에 반대한 위원들은 약의 성분이 바뀐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오도될 소지도 있다. 3월에 제기된 위험성이란 아마 리트로바이러스에 대한 위험성이었을 것이다. 리트로바이러스 위험성은 다른 신약에도 제기됐으나 미국 FDA에서 허가된 선례들이 있다. 개발된 신약은 임상시험기간 중에 효능이 뛰어나고 부작용이 없었다고 해도 오랜 시간이 지나는 동안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알 수 없다. 이 사실을 개발사도 인지하고 있었으며 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장기간 추적 검사하는 계획서를 첨부하도록 지도한 식약처의 감독은 적절한 수준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에 표면화된 인보사의 문제는 3월 위원회에서 지적한 위험성과 무관하다. 식약처는 임상시험 결과만 보면 승인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었을 것이나 세포치료제에 대한 전문인력이 없었거나 선행기록이 없는 세포치료제를 허가하려는 입장에서 부담을 느꼈을 것이다.

그런데 같은 해 2017년 6월 30일에 미국 식약처에서 새로운 세포치료방법 CAT-T 치료제를 승인할 예정으로 알려졌고, 2017년 8월 30일 킴리아(Kymriah)와 10월 예스카타(Yescata)를 승인했다. 임상시험을 하는 도중에 환자가 사망한 매우 위험한 치료제인데 환자가 사망한 이유를 임상시험자들이 이해했으며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제시하자 부작용에 대처할 능력이 있는 큰 병원에서 CAR-T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한 것이다. 이 약물의 부작용 때문에 환자가 겪을 불이익이 이 약물의 효능 때문에 다른 환자들이 치료돼 받을 이익이 훨씬 클 것이라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

인보사는 미국 식약처가 허가한 CAR-T와 같은 부작용이 없으며 1차와 2차 평가대상지수를 모두 충족시켰기 때문에 허가해야 했다. 위원회에서 제기된 위험성은 약물라벨에 첨부토록 지시하고 시판 후 조사를 몇 년간 하도록 지시하면 식약처의 임무를 적절히 수행한 것으로 판단된다.
 

식약처에서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은 납득하기 어렵다. 인보사 임상시험 전에 이미 회사와 토론을 거처 1차 2차 평가지표를 결정했으며, 맹검시험 (blind test)를 했으며, 시험결과를 보고 위원회의 토론을 거쳐 임상허가를 발효했다. 식약처의 책임은 제출된 서류와 데이터의 질을 판단하는데 한정되어 있으며 개발사의 주장을 실험으로 검증하는 단계를 포함하지 않는다.

미국 식약처도 대한민국과 같이 회사가 제출한 임상시험 결과를 확인하는 실험을 하지는 않고 서류 검토만 한다. 대한민국 식약처에서 실험을 통해서 확인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것은 무리다. 인보사의 경우 완벽해 보였던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출한 임상결과를 바탕으로 승인했는데 그 승인에 대한 책임을 식약처에 있다면 식약처는 아무리 좋은 임상결과를 가져 오더라도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승인을 주저하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임상시험결과가 발표됐는데도 허가결정을 2년가까이 미룬 사실로 미루어 보아 식약처 직원들이 자율적인 결정권이 제한되어 있지 않았을까 걱정된다. 식약처 직원들에게 전문성을 길러 주고 자율성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바쁘게 돌면서 모든 분야를 다 알도록 부서를 이동시키는 소위 로테이션을 지양하고 일선에 있는 요원들은 한 부서에서 오랫동안 근무하여 그 분야 전문가로 육성시켜야 한다.
 

인보사 문제를 사회적 혹은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 같다. 법률전문가들이 법을 논의하고 집행하고 정치가들이 정치를 하며 국가운영을 하는 것은 사람사이의 관계에 대한 일이고 협상을 통해서 법과 정책이 만들어 진다. 과학은 법이나 정치와 다르게 타협의 대상이 아니며 당시대에 가용한 수단들로 검증될 수 있는 사실에 근거하며 진실에 가까워 지려고 노력한다.

신약개발은 의과학의 꽃이며 식약처는 이를 분별하는 책무를 지고 있다. 이런 기능을 수행하는 식약처의 전문성을 정치적인 이유로 막으려고 하면 안된다. 생명이 위험한 질환에 대한 신약은 부작용 위험성이 다소 있더라도 이를 감수하면서 허가해 주는 확률이 생명에 지장이 없는 신약보다 높다.

그런데 생명이 위험하지는 않지만 죽을 것 같이 고통이 심한 질환치료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은 신학적 사회적 도덕적 관점에서 전문가·언론·식약처·국회 토의가 되어야 할 부분일 가능성이 있지만 이에 대한 토론을 주관하는 것이나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도 식약처가 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보장하고 국가차원에서 그 권리를 지켜주어야 한다. 관절통은 심할 경우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럽고,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그런 고통이 생길 수 있다. 이런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이 개발되었으며, 임상시험에서 부작용 사례도 나타나지 않았는데 어떤 근거로도 허가 하지 않기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된다.

'인보사에 대한 저자 의견'은 한국바이오협회 자유기고란에도 함께 게재됩니다.

dailymed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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