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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악재 대한민국 바이오 '거품' 꺼지나
[ 2019년 10월 18일 18시 15분 ]

2019년 국내 바이오 업계에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올초 한미약품 기술수출 계약 해지를 시작으로 코오롱생명과학의 국산 신약 29호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품목 허가가 취소됐다. 

인보사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은 상장폐지 절차를 밟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라젠, 헬릭스미스 등의 신약 임상시험 실패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바이오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그동안 엄청난 투자금 등이 몰렸던 K-바이오의 거품이 빠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슈 터지면 요동치는 바이오기업 주가

반도체, 자동차 업종과 함께 바이오를 국가 기간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정부 계획 발표가 무색하게 금년 상반기 바이오는 침체기가 이어졌다.

코스닥시장 제약업종지수는 2018년 1월 고점(13,913포인트) 대비 2019년 8월 저점(5979포인트)까지 20개월 동안 57.03% 급락했다.

침체 원인은 다양했다. 신약 허가 취소를 비롯해 미공개정보 이용으로 인한 검찰 압수수색, 기술이전 계약 파기, 임상 실패 등이 번갈아 가며 터졌다.

이중 바이오 업계에 가장 큰 타격을 준 사건은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 사태’다. 현재 이 회사는 상장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대기업 계열사에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진 것은 상장실질심사 제도가 도입된 2009년 2월 이후 처음이다. 

한국거래소는 앞서 품목허가 취소 결정을 내렸던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판단을 인정, 지난 8월 26일 코오롱티슈진이 성분변경 등의 중요사항을 허위기재 혹은 누락했다고 판단했다.

물론 최종 상장폐지까진 시간이 남아있지만, 인보사 사태는 바이오 업계에 핵폭탄급 악재로 작용했다. 실제 코오롱티슈진이 상폐 수순을 밟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당시 모회사인 코오롱생명과학 주가는 전(前) 거래일보다 21.82%(4800원) 하락한 1만7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오롱티슈진 상장폐지 절차에 이어 신라젠은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지난 8월28일 부산 신라젠 본사와 서울 여의도 사무실 등에 수사관들을 보내 컴퓨터와 문서 등 자료를 확보했다.

면역항암제 ‘펙사벡’ 무용성 평가를 앞두고 이뤄진 보통주 대량 매각이 발단이다. 신라젠 임원은 자신이 보유한 약 88억원 상당의 신라젠 주식 16만7777주를 한 달 새 4회에 나눠 전량 매도했다.

문제는 주식 매각 후 한 달 뒤 펙사벡이 미국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MC)로부터 간암 치료 임상 3상 중단을 권고 받았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해당 임원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판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검찰의 압수수색 소식이 알려지자, 신라젠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9.46% 급락한 1만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하한가인 90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신라젠은 8월 28일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 글에서 “검찰 압수수색 대상은 일부 임직원에 국한됐으며 앞으로 성실히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었다.

신라젠 임상실패 및 검찰조사와 함께 기대주였던 헬릭스미스(舊 바이로메드)의 임상시험 실패 소식도 잇달아 전해지면서 바이오 시장 거품론에 대한 의구심을 한층 부각시켰다.

헬릭스미스는 지난 9월 24일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후보물질인 ‘엔젠시스’의 글로벌 임상 3상 결론 도출에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실패 원인으로 일부 환자가 다른 약물과 혼용한 점이 발견돼 위약과 엔젠시스 간 효과가 크게 왜곡돼 명확한 결론 도출이 어려워진 점을 들었다.

환자 일부에게서 엔젠시스 약물 농도가 지나치게 낮은 것이 발견됐고, 이는 위약과 다른 약물군 간 혼용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헬릭스미스 김선영 대표는 9월 24일 열린 설명회에서 “약물 혼용이라는 어이없는 사태 발생을 예상 못했다”며 “이런 불상사가 발생해 송구하다. 문제가 된 피험자를 제외할 때는 좋은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더욱 애통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표로 인해 헬릭스미스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9월 24일에는 전(前) 거래일 대비 가격 제한폭(30.00%)까지 하락한 8만4000원에 거래됐다. 이후 이틀 연이어 하한가를 기록했다.

올 초부터 계속된 수출계약 해지도 악재로 작용했다. 한미약품은 금년 1월 릴리에 이어 7월 베링거인겔하임과의 1조원대 기술수출 계약이 파기됐다고 밝혔다.

한미약품과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동반 하락했다. 한미약품은 7월 4일 전 거래일 대비 주가가 27.26%, 한미사이언스 역시 전날 대비 27.70% 하락했다.

이연제약도 지난 6월 26일 인도·러시아 업체와 체결한 러시아 내 항생제 '아베카신 설페이트' 독점 공급계약이 해지됐다고 전했다.

계약 해지 금액은 111억6000여 만원으로 최근 매출액 대비 8.98% 규모다. 이 같은 악재 소식이 알려진 다음날 이연제약 주가는 전날 거래대비 3.54% 떨어졌다.

거품 꺼지는 지금, 옥석 가릴 바이오기업

각종 악재로 큰 폭의 조정을 받았던 바이오업종은 9월 중순 추석 이후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임상 결과 발표와 함께 차별화된 기술이나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바이오기업들이 새로운 기대주로 부각되면서 증권가에선 ‘옥석가리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 대표주자로 에이치엘비가 지목되고 있다. 에이치엘비는 지난 몇 달간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지난 6월 항암 신약 ‘리보세라닙’의 미국 임상 3상이 당초 목표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다는 발표가 나오자마자 주가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9월 29일 에이치엘비의 미국 자회사 엘리바가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시험 3상 데이터를 공개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리보세라닙의 무진행생존기간(PFS)가 다른 치료제들보다 길었다는 임상시험 결과로 인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긍정적인 임상 결과가 발표되자 에이치엘비는 9월 30일 상한가로 직행했다. 시가총액도 2조3698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코스닥 시총 8위에서 5위로 상승했다.

에이치엘비 외에도 한미약품은 연내 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제 임상 1상 중간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이수앱지스는 항암제 임상 1상 결과, 제넥신은 고형암 치료제 임상 1b상 결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임상시험 관련 희소식과 함께 바이오기업들의 기업공개(IPO)도 이어질 전망이다. 차세대 바이오 대장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SK바이오팜이 대표적이다. SK바이오팜은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해 최근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등 이사회를 정비했다. 오는 11월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식품의약국 신약 판매허가 결정을 앞두고 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도 본격 IPO 절차를 밟는다. 이 회사는 성장성 특례상장 제도를 활용할 예정이다.

구자용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바이오섹터의 투자심리가 안 좋았던 것은 외부적 요인을 제외하면 신약개발 실패와 지연 등에 의한 성장통 때문”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바이오가 자주 언급되기 시작한 지 불과 수년 밖에 안됐고 기업들이 성과를 내기 위한 연구개발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가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boh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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