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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하게 뚜껑 열린 의료전달체계 '단기 개선안'
복지부, 파격적인 조치 제시···병원들 술렁 '진료현장 변화' 예고
[ 2019년 10월 19일 05시 28분 ]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기획 1]대한민국 특유의 자유로운 의료 이용체계는 국민들의 접근성을 높인 반면 적절한 이용에는 한계를 노출시켰다. 원하면 어느 병원이든 선택할 수 있는 의료이용 행태가 고착화되면서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현상이라는 폐단을 초래했다. 1, 2, 3차 기관으로 나뉘어진 의료전달체계는 유명무실해진지 오래고, 몰려드는 경증환자 탓에 대형병원 중증환자들은 치료 적기를 놓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붕괴된 의료전달체계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수 차례 시도됐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최근 문재인 케어를 계기로 대형병원 쏠림현상 문제가 화두로 부상하면서 정부가 부랴부랴 의료전달체계 개선 대책을 내놨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대책에 병원계는 술렁였다. 파격적이라는 평(評)이 지배적인 가운데 진료현장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환자들의 대형병원 확증 편향을 차단하기 위한 각종 제도적 장치들이 몰고 올 파장에 우려감 또한 확연한 모습이다. [편집자주]

 

대형병원, 중증환자 중심 진료체계 확립
보건복지부가 지난 9월 4일 공개한 의료전달체계 단기대책은 상급종합병원이 중증환자 위주로 진료하도록 평가하고 보상체계를 마련하는 게 핵심이다.

실제 상급종합병원이 스스로 중증환자 위주로 진료하고, 경증환자 진료는 줄이도록 유도하기 위해 평가 및 수가 보상 체계를 개선한다.


이를 위해 제4기(2021년부터 2023년)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을 강화하게 된다.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위해선 중증환자 입원 비율이 기존 21%에서 최소 30% 이상으로 높아졌다.

최대 44%까지 이보다 중증환자를 더 많이 진료하는 병원은 평가점수를 더 받을 수 있도록 하면서 중증환자 중심 진료 노력을 유도토록 했다.

반대로 경증환자의 입원과 외래 진료비율은 낮췄다. 경증환자는 가급적 동네 병·의원으로 되돌려 보내는 노력을 하도록 했다.

상급종합병원이 경증환자를 보면 불리하고, 중증환자를 진료하면 유리하도록 수가 구조도 개선한다.

현재는 상급종합병원이 진료하는 환자의 중증·경증 여부에 관계없이 환자 수에 따라 의료질평가지원금을 지원받고, 종별 가산율(30%)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앞으로는 경증 외래환자(100개 질환)에 대해서는 의료질평가지원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상급종합병원에서 외래 경증(100개 질환)으로 확인된 환자는 종별 가산율 적용이 배제된다.

이 경우 종별 가산율 변화로 환자 본인부담금도 함께 줄어들지 않도록 본인부담률(현행 60%) 인상을 병행토록 했다.

경증환자에 대한 수가 보상을 줄이는 대신 중증환자에 대한 보상은 적정수준으로 조정했다. 중환자실 등 상급종합병원의 중증환자 진료에 대해서는 적정 수가를 지급한다. 다학제 통합진료료 등 중증환자 심층진료 수가도 합리적으로 조정, 상급종합병원이 중증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특별히 중증환자 위주로 심층진료를 시행하는 병원에는 별도 수가체계를 적용하는 시범사업도 시행된다. 해당 의료기관의 운영 구조 자체를 중증·심층진료 위주로 변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상급종합병원 명칭은 ‘중증종합병원’으로 변경된다. 상급종합병원 명칭이 의료기관 고유 기능을 인식하기 어렵고 병원 간 순위를 매기는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병·의원 의사→‘직접 진료의뢰’ 내실화 추진
병·의원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꼭 필요한 환자들을 중심으로 상급종합병원 진료의뢰가 이뤄지도록 개선된다.

현재는 환자가 병·의원에 진료의뢰서를 요구, 발급받아 선택적으로 상급종합병원에 가는 구조로 돼 있어 의뢰 필요성이 낮은 경증환자도 상급종합병원을 쉽게 이용하고 있다. 이를 개선, 병·의원 의사가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할 때만 적절한 의료기관으로 직접 진료를 연계해주는 체계로 의뢰절차를 강화할 방침이다.
 


진료의뢰 원칙을 의사가 적정한 상급종합병원으로 직접 의뢰하는 ‘의사 직접 진료의뢰’로 정하고, 의뢰·회송시스템을 활용해 의사가 직접 의뢰한 경우에만 수가를 적용, 병·의원들이 적극 참여토록 했다.

환자들도 불필요하게 의뢰서를 요구하지 않도록 상급종합병원은 의뢰서를 개별 제출하는 환자보다는 ‘의뢰·회송시스템’을 통해 다른 병·의원에서 직접 진료 의뢰된 환자를 우선적으로 진료토록 할 예정이다.

또한 앞으로 환자들이 개별 제출하는 진료의뢰서는 폐지하거나, 의사의 의학적 판단이 아닌 환자 요구에 따른 의뢰에 대해서는 본인부담을 부과하는 등의 추가개선도 검토해나갈 계획이다.

상급종합병원의 진료 집중을 해소할 수 있는 여러 형태의 의뢰도 활성화한다.

의료기관별 의뢰 과정에서 의뢰서 뿐 아니라 각종 진료내역·영상정보 등도 전자적으로 공유(진료정보교류 등)해 환자의 편익을 높이고 불필요한 추가 검사 등을 줄일 수 있도록 유도한다.

상급종합병원이 아닌 다른 전문진료과목 의원으로 환자를 의뢰하는 ‘의원 간 의뢰’도 활성화될 수 있도록 의뢰수가를 시범적용 한다.

이 외에도 서울·수도권 상급종합병원으로의 진료 의뢰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 지역 내 상급종합병원이 아닌 서울·수도권으로 진료 의뢰를 하는 경우 의뢰수가를 차등화 할 계획이다.

경증환자, 지역 병·의원 회송 활성화
상급종합병원에 내원한 경증 환자나 상태가 호전된 환자는 신속히 지역 병·의원으로 돌려보내도록 회송을 활성화한다.

적절한 후속진료가 가능토록 회송 절차와 기준을 강화하면서, 각종 의료기관 평가(의료질평가 등)에도 반영해 의료기관의 참여 유인을 높인다.

회송시 환자는 상급종합병원을 다시 이용하는 것이 어려워지는 것을 우려해 거부하는 사례가 많다. 이에 따라 회송 후 동네 병·의원을 이용하던 환자가 증상이 심해져 상급종합병원 진료가 다시 필요해진 경우, 신속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위해서는 의료기관 뿐 아니라 환자와 국민의 이해와 협조도 필요한 만큼, 의료 이용에 대한 개선도 유도한다.

우선 상급종합병원 이용에 대한 비용 부담 수준을 적정화하고 환자의 적정 의료이용을 지원할 수 있는 정보 제공과 홍보도 강화한다.

실손보험 등으로 인해 환자의 실 부담이 거의 없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실손보험 보장범위를 조정하는 방안을 관계부처(금융위)와 함께 검토하게 된다.

경증질환(100개 질환)을 가진 외래환자의 경우에는 상급종합병원 이용 본인부담률(현재 60%)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본인부담상한제에서도 제외하는 방안도 고려토록 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상급종합병원을 자주 이용하는 경증환자에 대해서는 만성질환의 관리나 비용 등의 측면에서 병·의원 이용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점을 개별 안내한다.

국민에게 의료기관 종류별 적정 기능과, 질환별로 적정한 의료기관을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제도에 대한 홍보도 강화한다.

상급종합병원 이용 시, 진료의뢰서가 없어도 건강보험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예외 경로도 보다 합리적으로 운영되도록 개선을 검토한다.

지역 병·의원 간 수평적 진료의뢰 모색
환자가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을 찾지 않고도 지역 내에서 충분하고 적정한 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의료의 기능·역량을 강화한다.

지역에서 포괄적인 의료서비스를 충실히 제공할 수 있는 종합병원을 가칭 ‘지역우수병원’으로 시범 지정, 지역주민들이 신뢰하고 찾을 수 있는 기관으로 육성토록 했다.

연구를 거쳐 지정·운영 기준을 마련하여 시범적으로 지정한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 집중 해소 성과 등에 따라 추후 제도화하면서 보상방안 등과도 연계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특정 과목이나 질환에 대한 전문의료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전문병원 지정·평가제도를 내실화한다. 지역 일차의료 기능 강화를 위해 일차의료기관 만성질환관리 사업 및 의원급 교육상담 시범사업 등도 지속 확대토록 했다.

지역에서 필수의료(중증입원, 응급, 심뇌혈관 등)가 적절히 제공될 수 있도록 지역 책임의료기관을 지정한다.
해당 기관은 지역 내에서 중증·응급 등 필수 의료서비스가 충분히 제공될 수 있도록 의료자원을 연계·조정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노홍인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번 대책은 즉시 시행 준비에 들어가 조속히 시행하고, 건강보험 수가 개선 관련 사항들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등 논의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중장기 의료전달체계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해 이달부터 의료계·수요자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할 예정이다.

이곳에선 의료기관 종류별·기능별 역할 재정립, 의료자원 적정 관리, 환자의 자유로운 의료이용 선택 제한 필요성 등 폭 넓은 논의를 시작하게 된다.

노홍인 실장은 “여건을 개선해 환자가 질환·상태에 따라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의료기관 간 진료의뢰·회송 등 협력체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이어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으로 환자가 집중되면, 중증환자가 치료적기를 놓쳐 생명에 지장을 받을 우려가 있다”며 “경증질환자는 동네 병·의원을 이용하는 등 국민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가을호 책자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djpark@dailym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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