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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교통재활병원·국립중앙의료원·제일병원 '희비'
가톨릭→서울대병원 위탁·서초동 이전 중단·새 지역으로 이전 회생 추진
[ 2019년 10월 21일 12시 09분 ]

위탁 운영 계약 종료를 비롯해 경영상 어려움으로 매각 및 본원 이전이 거론되는 등 벼랑 끝에 몰렸던 대형병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우선 국토교통부 산하 국립교통재활병원은 가톨릭의료원과의 위탁 운영계약이 금년 9월말 만료돼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10월 1일부터 서울대병원과 계약을 체결하고 제2의 개원에 들어갔다. 병원장에는 방문석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가 임명됐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약 16년 동안 논란을 거듭해온 끝에 지난 9월 8일 서초구 원지동 이전 중단을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와 사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국내 최고 분만전문 의료기관이었지만 예기치 않은 경영난으로 폐원 위기에 내몰린 제일병원도 역시 이전 계획안 발표를 앞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최근인 9월 26일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계획안 인가가 결정됐다. 국립교통재활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제일병원 3개 기관의 현황과 미래 전망을 데일리메디가 전한다.[편집자주]


국립교통재활병원 새 운영자 서울대병원

위탁 운영 계약 만료로 위기를 맞았던 국토교통부 산하 국립교통재활병원 사정은 서울대병원과의 계약으로 일거에 우려를 씻어냈다.

국립교통재활병원은 지난 2014년 10월 개원 이래 가톨릭중앙의료원이 위탁 운영해왔으나 2019년 9월 30일 해당 계약이 만료됐고 신규 운영자를 찾아야 하는 위기에 봉착했었다.

국토교통부는 금년 3월부터 국립교통재활병원 위탁사업 설명회를 진행하며 새로운 운영자를 물색했고, 지난 7월 서울대병원이 국립교통재활병원 위탁운영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이후 서울대병원과 국토부는 국립교통재활병원의 누적 적자와 향후 손실 보전 등을 놓고 협상을 지속한 끝에  합의점을 찾고 본격 위탁에 들어갔다.

가장 핵심이었던 손실 보전과 관련해서는 규모와 상관없이 국토부가 전액 보전해 주기로 했다. 여기에 재활치료와 관련한 연구용역을 추가 지원키로 약속했다.

서울대병원 고위 관계자는 “예기치 않은 손실은 보장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력히 주장했고, 국토부가 이에 동의하면서 협상이 마무리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립교통재활병원 위탁 운영으로 서울대병원에 잉여금을 전달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손실보전과 연구용역 지원으로도 위탁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은 이번 국립교통재활병원 위탁으로 단순한 진료 기능을 넘어 교통사고 환자의 재활의료 표준 개발 등 정책적 기능도 수행할 계획이다.

초대 병원장으로 임명된 방문석 교수도 아시아 최고 교통재활 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방문석 병원장은 국립재활원의 외부 전문가 첫 공모 사례로 원장을 역임한 경험도 있어 이번 교통재활병원 운영에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국토부 자동차운영보험과 관계자는 "교통사고 재활환자들이 서울대병원의 우수한 의료서비스를 받게 됐다"며 "상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통한 재활치료 수준의 격상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이전사업 중단 선언

국립중앙의료원 정기현 원장은 지난 9월 8일 약 16년째 답보상태에 있던 서초구 원지동 신축이전 사업을 사실상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의료민영화와 재개발 논리에 밀려 '국가중앙병원 설립'이라는 본래 취지는 퇴색되고 서초구 원지동 화장장 추진에 따른 인근 주민 설득 방안으로 이용되면서 병원 이전의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는 게 의료원 측 주장이다.

메르스 감염병 사태 등으로 국가 필수의료를 총괄하는 국립중앙의료원 역할은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서초구 주민들의 중앙감염병병원 설치 반대와 도시계획 중 소음 민원 등으로 신축 이전이 불투명해졌다는 것이다.

지난 2월에는 실시 설계에 들어가기 전(前) 절차인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경부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소음의 환경기준 초과문제가 새롭게 제기됐다.

과학적인 검증을 위해 실시한 3차원 소음검토 시뮬레이션 결과, 고속도로 위 방음터널(600m)을 설치해도 원지동 부지 전체를 2층 이상 병원 건물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는 보고서까지 제출됐다.

사업 주체인 보건복지부와 서울시는 결함을 보완할 마땅한 대안은 찾지 못해 수 개월째 결정이 미뤄졌다. 이에 국립중앙의료원은 “현 이전 사업을 유지하기 위한 무의미한 논의를 더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이런 상황은 반복·지속할 수밖에 없어 자율·책임 경영을 위한 조치를 앞당겼다”고 밝혔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이러한 입장을 공식화하는 첫 단계로 전담조직인 신축이전팀을 지난 9월6일 해체했다.

인적·물적 행정력 낭비를 막고 연초에 설치된 미래기획단에 역량을 집중, 공공보건의료 총괄·중추 기관으로서 역할을 재정립하겠다는 것이 국립중앙의료원의 방침이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이에 대해 “국립중앙의료원 측에서 공식적인 이전 보고가 없었다”며 “의료원 및 서울시 등과 논의를 위해 조만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본적인 전제는 원지동 이전”이라며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이라면 서울시가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지난 2014년 12월 신축 이전사업 추진을 위해 복지부와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한편, 이번 이전 중단 발표로 인해 향후 국립공공의료대학원의 교육병원 기능 수행에 있어 문제가 생길지도 관심사다.

복지부가 국립중앙의료원 교육병원 활용의 주된 이유로 이전사업을 거론한 바 있고, 현 국립중앙의료원 규모로는 교육병원 역할 수행 미비 및 기준에 미달하기 때문이다.

이에 복지부는 국정감사를 앞둔 지난 10월 1일 의사인력 확충을 주요 해결 방안으로 제시했다. 복지부는 현재 129명(440병상)인 국립중앙의료원 의사 정원을 약 25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제일병원, 회생계획안 인가
제일병원은 지난 9월 26일 관계인 집회에서 파빌리온자산운용이 제출한 회생계획안 인가에 대한 채권자 동의를 얻어 존속이 결정됐다.

9월 26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채권자 관계인 집회에서는 우리은행 등 담보채권자 중 97%, 회생채권자 중 79%가 제일병원 재단과 파빌리온자산운용이 제시한 회생계획안에 동의해 회생계획안이 가결됐다.

당초 병원 복수노조 간 대립과 상거래 회생채권자들 반대로 담보채권자와 회생채권자의 회생계획안 통과를 위한 득표율이 서로 갈리는 상황이었음을 감안한다면 예상 밖 결과로 보인다.

관계인 집회 직전 법원의 회생안 강제 인가가 실시되거나 파산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회생채권자 조에서 동의표가 다수 나옴에 따라 제일병원은 가까스로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일부 채권자들은 별도 채권회수 방안을 검토했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회생계획안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일병원이 운영난을 겪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8년 이재곤 이사장이 취임하면서 부터다. 이재곤 이사장 취임 후 제일병원은 10년 동안 3개 건물을 신설하는 등 무리한 시설확장을 추진해 부채규모가 급속도로 증가했다.

이에 제일병원 측은 PEF 운용사에게 부지 매각 후 강남으로 이전하고 해외 기업을 공동 인수하자는 제안을 받았지만 사살상 거절했다.

이후 이사진 추천 권한을 넘기는 방식의 M&A를 부지와 인접한 동국대학교와 진행코자 시도했지만 임직원 고용승계 문제에서 양측의 이해가 어긋나면서 협상은 결렬됐다.

금년 2월에는 톱스타 이영애씨와 메디파트너 등의 투자자들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설왕설래했지만 실제로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매각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흥국증권 측에서 파빌리온자산운용이 부동산 인수 후 개발을 맡고, 수도권 지역에 분원을 지어 제일병원을 이전하는 회생방안을 마련했다.

현재 제일의료재단은 부동산 매각대금 550억원과 DIP금융 350억원 등 변제재원 900억원을 확보해 채무를 변제하고 경영 정상화에 들어갈 계획이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가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sag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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