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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인공지능(AI) 성장 비약적, 암 정복 도전"
의사 출신 루닛 서범석 이사
[ 2020년 02월 04일 10시 48분 ]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첨단의료기기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여전히 낙관론과 비관론이 공존한다. 의료 인공지능(AI)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 과정에서 국내 기업이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느냐는 별개 문제이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에서는 첨단의료기기육성법과 허가·심사 가이드라인 등 다양한 규제 완화를 포함 범부처 의료기기 지원책을 마련 중이다. 이처럼 의료 AI 전문기업을 향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인공지능 활용 암 정복’을 선언한 루닛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선도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데일리메디가 최근 의사 출신으로 루닛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서범석 이사를 만나 의료 AI시장 현황과 전망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Q. 최근 7개 기관투자자로부터 300억원의 대규모 시리즈 C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투자자들이 가장 높은 관심을 보였던 분야가 무엇이었나
루닛 비전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암 정복이다. 이를 위해서는 조기에 암을 효율적으로 발견하는 진단과 환자 맞춤형 치료, 크게 2가지가 중요하다. 암을 검진하는데 가장 널리 쓰이는 흉부 엑스레이(Lunit INSIGHT CXR)와 유방촬영술(Lunit INSIGHT MMG) 분석에 대한 인공지능 기술을 특화시켜 제품화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및 유럽 CE 인증을 받았다.
현재 루닛의 진단 제품들은 국내 빅5 종합병원은 물론, 1~3차 병원과 보건소 등을 비롯해 멕시코, 아랍에미리트 등 해외 의료 기관에도 실제 상용화돼 쓰이고 있다. 이 점에 대해 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본 듯하다. 의료 AI 기술력을 갖췄다고 주장하는 곳은 많지만, 실제 병원 의료 현장에 상용화된 제품은 희소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으로 항암 치료제에 대한 반응을 정확하게 예측해주는 루닛 스코프(Lunit SCOPE)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암세포 이외에도 암 치료에 반응하는 주변 조직 기전이 많다. 이 가운데 조직 병리(Pathology) 데이터에 인공지능을 적용시켜 항암제 및 면역항암제에 대한 치료 반응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 초록을 지난해 미국 암 학회(AACR)와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 AI를 활용해 항암제 반응성 예측 모델을 집중해서 개발 중인 기업은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PathAI와 루닛 외에 몇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Q. 주력 제품 가운데 하나인 루닛 인사이트 CXR가 의료 현장에서 얼마나 활용되고 있는지
수치로 설명하면 더 와닿을 것 같다. 루닛의 제품을 무료로 사용하는 데모가 아닌, 실제 돈을 내고 사용하는 병원들에서 분석한 영상의 수(대부분 흉부 엑스레이)가 50만 장이 넘는다. 이는 한국에서 1년 동안 찍히는 모든 흉부 엑스레이 중 약 1.5%에 해당하는 상당한 규모다. 해외에서는 멕시코, 아랍에미리트연합, 중국, 태국, 대만 등에서 흉부 엑스레이 및 유방촬영술 영상 분석에 사용되고 있다. 루닛은 해외시장 확대를 위해 고객 네트워크를 광범위하게 갖추고 있는 세계적인 의료기기 회사들과의 협업을 활발히 구축 중이다. 해외 판매 확대를 위해서는 직접 판매뿐 아니라 파트너십도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들은 신뢰할만한 회사가 아니라면 파트너십을 맺기가 쉽지 않다. 연혁이 오래된 회사들도 쉽지 않은데 AI 스타트업들은 더욱 그렇다. 루닛은 일찍부터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 중 한 곳인 FuijFilm과 파트너십을활발히 하고 있다. FuijFilm은 협업을 넘어 지난 라운드에 루닛에 직접 투자를 하기도 했다. 올해 1분기 내에 FujiFilm 이외에도 추가로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 4곳과의 협업이 공식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닌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의사들, 인공지능(AI) 진단 툴 신뢰도 상승 실감"
Q. 국내외 다양한 전시회를 비롯해 학술대회, 임상현장 등에서 느낀 AI 의료기기 시장 전망은
영상의학과 쪽에서 AI 진단 툴의 정확도에 대한 인식과 신뢰도가 상당히 높아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유저인 의사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신뢰할만한 학회에 논문으로 입증하는 것이 최선이다. 루닛 또한 검증된 증거 기반의 연구를 위해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나 학회에 지속적으로 논문을 발행해 채택되는 글로벌 탑티어 회사 중 하나다. 영상 의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Radiology나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Clinical Infectious Diseases(CID), JAMA Network Open 등에 꾸준히 채택되며 루닛의 성능이 입증됐다. 덕분에 점 점 더 많은 의사들이 AI 솔루션을 접하고 가치에 공감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신의료기술이 도입되는데 자금력이 큰 주요 업체들의 움직임이 역할을 했다. 영상 의학 산업에서도 GE, Philips, Siemens 등 대표적인 기업들이 AI의 임상적 가치를 입증하는 데 노력 중이다. 유저들의 신뢰가 상승하고 고객 채널을 담당하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AI가 의료 현장에서 널리 쓰이는 일은 시간문제다.
 
Q. 현재 영상의학 분야의 AI 소프트웨어 개발이 활발한데, 이 같은 트렌드가 앞으로도 유지될 것인지, 다른 분야로 바뀔 것인지 전망을 해보면
영상 의학 분야의 인공지능 개발은 이제 걸음마를 뗐을 뿐이고 앞으로 더욱 성장해 점점 더 다른 분야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AI가 가져오는 핵심 가치는 규모가 크고 복잡한 빅 데이터에서 유익한 정보 및 패턴을 다른 기술 대비 가장 잘 추출해낸다는 점이다. 암을 예로 들어보자. 암은 종류도 다양하고, 같은 환자 안에서도 부위마다 다른 종류가 혼합된 경우도 매우 흔합니다. 이런 암에 대해 분석할 수 있는 다양한 검사들이 있으니 데이터는 광범위해지고, 매우 복잡해진다.
의료 AI가 영상의학과 분야에 가장 일차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이유는 디지털화가 된 대규모의 데이터를 비교적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과 AI의 분석 결과를 효율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플랫폼이 비교적 잘 구축돼 있어서다. AI는  다른 분야로도 이미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성장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루닛 또한 영상진단을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루닛 인사이트(Lunit INSIGHT) 제품군에서 시작해 항암제에 대한 치료 반응을 예측해주는 루닛 스코프(Lunit SCOPE) 제품군까지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Q. 루닛과 같은 의료 IT 전문기업이 어떻게 발전해야 한다고 보는지. 향후 루닛 운영 계획은
루닛과 같은 의료 IT 전문 기업은 오른손으로는 최고의 AI 기술력을 개발할 뿐 아니라 왼손으로는 고객과 유저의 피드백을 받으며 끊임없이 제품을 업그레이드해야만 발전할 수 있다. AI 기술력만으로는 선순환의 의미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쉽지 않다. 경험을 해보니 아무리 좋은 AI 제품을 만들었다 해도, 병원에 탑재해 실제 환자에게 사용되기까지 허들이 많다. 병원마다 사용하는 팍스(PACS) 시스템도 다를뿐더러 같은 팍스를 써도 개별 설정이 달라 사용자가 최대한 불편하지 않게 UX 측면까지 충분히 고려해 맞춤형 설치가 필요하다. 기술에만 천착하다 보면 서비스적인 마인드를 놓치기가 쉬운데 의료 IT기업이라면 공급자 중심의 마인드에서 사용자 중심의 마인드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향후 루닛의 운영 계획은 비전과 연결돼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암 정복을 위해 진단 및 치료 영역에서는 국내외 인증을 받고 본격 판매에 들어간 영상의학과 제품들의 활발한 상업화에 집중할 계획이며 글로벌 판매를 위해 신뢰할만한 메이저 회사들과 파트너십도 적극 체결할 예정이다. 현재 치료 쪽 연구들은 임상 시험 결과들이 좋아 다양한 학회에 발표되고 있다. 항암제에 대한 반응을 정확히 예측해주는 바이오마커에 대한 가치와 성능을 높이는 한편, 글로벌 제약사들과 R&D 초기 단계에서부터 협업을 하는 일을 추진 중에 있다.
 
Q. 정부에서 의료 IT 관련 정책 운영이 선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보는가. 요청이 있다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AI는 새로운 분야라 정책적인 부분이 선제적으로 이뤄지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혁신적 의료기술의 요양급여 여부 평가 가이드라인 (제1판)’을 공개한 일은 의미 있는 행보라고 본다. 하지만 이런 정책이 세부적으로 정해지고 추진되려면 AI의 실질적인 임상적 가치가 보다 명확해져야 한다. ‘AI가 어떤 측면에서 도움을 주는지?’ ‘기존 의료 행위를 보강해주는 차원인지, 새롭게 분류가 되어야 하는지?’ 등 불투명한 부분이 아직은 많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거라 생각한다.
hjha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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