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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치료, 보수적 연구 해석으로 환자 치료 기회 제한"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
[ 2020년 02월 12일 06시 15분 ]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간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약제를 통한 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임상연구 결과 해석에 있어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구 결과를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해석할 경우 오히려 환자들의 치료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미 간암 전문가 대담’에 참석한 교수들은 한국과 미국의 간암 치료제 사용현황 및 미래 치료전략 등에 대한 최신 지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한·미 간암 전문가들은 2019년 8월 출시된 에자이 간암 치료제 렌비마가 뛰어난 반응률과 PFS 등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2차 치료제에 대한 가이드라인 및 급여 적용이 부재한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렌비마 이전에는 지난 2007년 등장한 넥사바가 간암 치료제로서는 유일한 선택지였다. 
 
이후 10년 동안 여러 약제들이 문을 두드린 끝에 최근 렌비마가 넥사바와 비교해 전체생존기간(OS)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렌비마는 반응률, PFS 등의 지표에서는 더욱 우수한 수치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렌비마는 작년 10월부터 간암 1차 치료제로서 급여 적용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렌비마 치료 후 2차 치료제에 대한 급여 적용이 되지 않아 환자들이 1차 치료제 선택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대담에 참가한 한·미 전문가들은 이처럼 후속 치료제 문제로 1차 치료제 선택에서 환자가 제한을 받는 상황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미국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 가산 아부알파 교수는 “이는 넥사바 사용 경험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2차 약제 임상연구 결과를 문자 그대로 해석했기 때문”이라며 “연구 설계에 충실한 의사결정이지만 연구 데이터를 너무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연구가 그렇게 설계됐던 것은 당시 여건상 한계로 인한 문제”라고 부연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는 이에 대해 “나라마다 의료체계가 다른 부분이 있다”며 “미국과 달리 모든 건강보험 예산을 국민보험으로 해결하는 우리나라에서 약제를 제한없이 쓰게 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은 문제라고 본다. 너무 문구에만 집착하지 말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서 가능한 치료전략과 가이드라인은 먼저 마련을 해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 FDA의 경우에는 새로운 치료옵션에 대해 개방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환자 생존기간, 반응률 등을 개선시키고 환자들에게 해를 가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충족되면 최대한 환자들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하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는 것이다.

"패러다임 변화된 만큼 '선택 기회' 확대 필요"
"과거와 달리 효과 좋은 간암 2차 치료제 있기 때문에 전신치료 넘어가는 적절한 시점 고민 필요"
"기존 1차 치료제 OS 외에 반응률·PFS 등도 주요 지표로 주목"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임호영 교수는 “과거 약제가 하나 뿐이던 시기에는 국소치료를 끝까지 시도한 뒤 효과가 없으면 전신치료로 넘어갔지만 이제는 2차 치료제들이 나왔기 때문에 전신치료로 넘어가는 적절한 시점에 대한 고민도 시작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 교수는 렌비마의 경우 후속 치료제에 대한 보험급여가 되지 않아 한계가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이들은 향후에는 현재 간암 치료제 유효성 평가에 있어 큰 부분을 차지하는 OS는 물론이고 반응률과 PFS 등도 주요 지표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부알파 교수는 “2, 3차 치료제들이 다수 등장하면서 과거와 달리 이제는 1차 치료제 효과에 따른 OS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소들이 많아졌다”며 “이제는 OS뿐만 아니라 반응률, PFS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호영 교수는 특히 높은 반응률의 경우 새로운 간암 치료 시퀀스를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임 교수는 “반응률이 좋다는 것은 환자에게 추가적 여지가 있음을 뜻한다”며 “예전에는 환자가 국소치료를 더 이상 할 수 없을 경우 전신치료로 넘어갔지만, 이제는 전신치료 효과가 좋으면 다시 국소치료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창훈 교수는 끝으로 내약성을 다시금 언급했다. 유 교수는 “똑같이 배부르다고 해서 모두 같은 식사라고 할 수는 없다. 렌비마는 수족증후군과 같은 부작용이 적은데 환자와 의료진 상황에 따라 편하고 선호하는 메뉴가 다를 수 있다. 환자들 각자의 니즈(Needs)에 맞는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넓혀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ms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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