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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못한 바이러스 리스크 커지는 '원료의약품'
코로나19 발생 年 8000억원대 수입 차질 우려, 아프리카돼지열병도 원가 상승 초래
[ 2020년 02월 18일 05시 51분 ]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제약업계가 예상치 못한 '바이러스 리스크'에 몸살을 앓고 있다. 향후 전염병과 같은 대외 리스크가 상시화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인 만큼 업계 스스로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원료의약품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제약업계가 '바이러스 리스크'로 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늘고 있다.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중국으로부터 원료를 수입하는 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후베이성 우한 지역에 의약품 중간체 합성공장(API)가 몰려 있지만, 현재 이 도시는 기능을 상실했다.

특히 원료의약품 중 DMF 대상 성분은 거래처를 변경하기 위해선 식약처에 보고를 해야 하고 절차도 까다로우며 시일이 상당히 소요된다. 이에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지 여부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전 세계 370개 필수의약품 성분(API) 제조 시설 가운데 15%가 중국에 위치하고 있다. 국내 원료의약품 전체 수입액은 2조2000억원대로 이중 중국산은 8000억원으로 35%가 넘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앞서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도 원료의약품 생산에 타격을 주고 있다. 돼지를 이용한 원료를 활용하는 제약사들이 원가 상승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돼지 유래 대표 원료의약품은 '판크레아틴'이다. 판크레아틴은 소나 돼지 췌장에 있는 소화효소를 정제한 것으로, 해당 성분이 들어간 허가 의약품은 총 121개에 달한다. 대표품목은 한독의 '훼스탈'이다. 

ASF 발생 이후 판크레아틴의 원료 수입가가 이전보다 20~40% 상승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했다. 그러나 돼지열병 역시 언제 수그러들지 몰라 수급 현황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최근 중국 등지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헤파린나트륨’ 수급 사정이 악화됐다. 전 세계적으로 헤파린의 약 90%를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다.

혈액이 굳지 않게 하는 헤파린은 돼지 내장에서 원료를 추출한 후 가공해 만든다. 화학합성으로 제조할 수 없는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수급이 불안정해지자 가격이 급등해 올해는 2017년 대비 2배 이상 단가가 올랐다.  

이 같은 대외 요인으로 원가가 인상되자 헤파린 국산화에 나선 업체도 있다. 휴메딕스는 동물 유래 원료의약품을 개발하는 우리비앤비와 헤파린 국산화를 위한 원료의약품 개발에 투자할 방침이다.

휴메딕스 측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헤파린 주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과 시설을 갖춘 우리비앤비의 시장 경쟁력이 크다고 판단해 자금 투자를 결정했다"며 "2021년 식약처 허가를 받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발생했을 때도 중국산 원료의약품 수입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특히 필수의약품 원료의 경우 타격이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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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완제의약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선 원료 수급이 중요하지만, 국내 자립도가 낮으니 대외 변수에 항상 노출돼 있다. 전염병과 같은 리스크가 상시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는 갑작스럽게 터지는 바이러스 감염병 리스크를 대비하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으며, 그 주기도 짧아져 거래처를 다변화하거나 자체 생산하는 방법 외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도 새로 등장한 감염병으로 그 실체를 정확히 알기 어렵고, 제약산업에 영향을 얼마나 미칠지도 가늠하기 힘든 상황에서 대응책을 마련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그렇다고 원료를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일은 설비투자가 필요해 쉽지 않아, 효과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결국 거래처를 다변화해 리스크를 대비하는 방법이 현실적"이라며 "중국은 물론 인도, 동남아 등지로 파트너를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oh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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