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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없어 응급 영아 전원시킨 의사 자격정지 '부당'
재판부 "회생 가능성 높이기 위한 적절한 판단, 응급의료 거부 아니다"
[ 2020년 02월 21일 12시 22분 ]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이물질을 삼킨 영아에 장비가 구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른 병원 응급실을 찾으라고 했던 응급의학과 전문의에 대한 자격정지는 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제11행정부(부장판사 김정중)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A씨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 취소 청구를 기각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지난 2018년 수도권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A씨는 119 상황실로부터 "이물질(장난감)을 삼킨 15개월 영아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있는 상태인데, 수용이 가능한가"라는 문의를 응급실 간호사로부터 전달받았다.


하지만 A씨는 현재 병원에 소아 기관지 내시경을 다룰 수 있는 인력과 장비가 없다며 인근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이송하라고 했다.


권역응급의료기관의 경우 소아응급환자 전담전문의 및 간호사에 관한 인력기준이 마련돼 있다.


관련 법령서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소아응급환자를 위해 진료 구역을 따로 마련하고, 연령별 기도확보 장비 및 보조호흡 도구와 소아를 위한 기타 연령별 기구·소모품 등 장비를 응급실 전용으로 구비해야 한다. 전담전문의와 전담간호사도 1명 이상 두어야 한다.


반면 지역응급의료기관은 별도의 인력기준이 없다. A씨가 근무하던 대학병원은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소아응급환자에 특화된 장비나 인력을 갖추고 있지 않았다.


A씨에게 수용불가 통보를 받은 119 현장 구급대원은 11km 떨어진 B병원으로 이송을 실시했으나, 병원 도착 후 영아는 뇌사 판정을 받았고 수일 후 결국 사망했다.


A씨가 근무하는 병원은 현장으로부터 약 4km 떨어져 있었다. 이후 보건복지부는 A씨가 응급의료법 6조2항에서 정하는 '응급의료의 거부'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다며 자격 정치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A씨는 이같은 복지부 처분에 불복했다.


A씨는 소아의 경우 성인과는 특징이 따라 적절한 기구와 시설 및 전문의료진에 의한 처치가 이뤄져야 하므로, 당시에는 권역응급의료센터로의 이송이 가장 적절한 판단이었다고 주장했다.


소아의 기도는 해부학적으로 고유한 특징들이 있는데, 소아는 기도의 직경이 작기 때문에 성인에 비해 기도폐쇄가 쉽게 유발되고, 기도부종에 의한 기도폐쇄에 취약하다.


또한 3세 이하의 소아는 후두개와 후두의 입구가 이루는 각이 성인에 비해 많이 꺾여 예각을 이루기 때문에 10세 미만 소아에게는 코기관 삽입이 어렵다.


재판부는 A씨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였다. 소아환자 진료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이사건 소아의 회생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특화된 인력과 시설을 갖춘 인근 권역의료센터로 이송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판단은 타당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119 구급대원 통화 당시 이 영아는 이미 의사에게 기도 절제술 등 1차 응급처치를 받은 이후로, 더 전문적인 응급처치를 취할 수 있는 의료기관으로 이송해야 했으며, A씨가 근무하던 병원으로 출발한 상황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또 119구급대원의 당시 통화 내용은 치료를 '요청'하는 행위보다는 '처치가 가능한지 문의'로 이해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재판부는 "당시 A씨 측(응급실 간호사)와 119 구급대원 간 통화 경위나 내용을 살펴보면, A씨가 '응급의료의 요청'을 확정적으로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가 '응급의료 요청'을 거부 또는 기피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mut@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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