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06월05일fri
로그인 | 회원가입
OFF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최대집 의협회장 정치력과 최대집 회장 정치
고재우기자
[ 2020년 03월 07일 06시 44분 ]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수첩] 정치집단 외에 한 단체, 특히 우리나라처럼 관료주의가 강한 나라에서는 이익단체를 맡고 있는 장(長)은 좀처럼 자기 색깔, 구체적으로 말하면 정치성향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어떤 식으로 포장을 해도 수장 입에서 나온 발언은 단체의 공식적인 입장이 되고, 그 단체는 응원 혹은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에 수장의 거취가 결정되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조직 및 단체의 운명이 뒤바뀔 수 있는 사례도 허다하다.
 
지난 3월3일 某일간지에 게재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의 이야기는 이런 측면에서 아쉬웠다. 최 회장이 현 정부와 이념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는 사실이야 그리 놀랄만한 것도 아니다. 중요한 점은 최 회장이 비선(秘線)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현 코로나19 확산과 관련돼서 ‘정치적인 공격’에 나섰다는 것이다.
 
그의 인터뷰 내용은 ‘의료계 수장’이나 ‘전문가’로서의 면모보다는 정치인의 모습에 가까웠다.

최대집 회장은 비선으로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을 거론했다.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라도 있었으면 좋았겠으나, 최 회장 주장은 “전달됐을 수도 있다”라는 추측에 기반했다. 정치인들 사이에서 왕왕 보이는 ‘아니면 말고 식’이다.
 
최 회장은 또 이날 미래통합당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에게 ‘긴급명령권’ 발동을 촉구했으나, 권영진 대구시장(미래통합당)이 “법적 검토가 부족한 채로 대통령 긴급명령권 발동을 말해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 겸연쩍은 상황이 나오기도 했다.
 
헌법 76조 2항에 규정된 대통령 긴급명령권은 ‘대통령은 국가 안위에 관계되는 중대한 교전상태에 있어서 국가를 보위하기 위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고 국회의 집회가 불가능한 때에 한해 법률의 효력을 가지는 명령을 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는 교전상태도 아니고, 2월 임시국회도 한창 진행되고 있다. 13만 의사들을 대표하는 단체가 법적검토도 제대로 하지 않고 야당의 목소리에 힘을 보탠 것이다.
 
일련의 상황에 대해 의협 A대의원은 “최대집 회장 본인의 정체성을 뚜렷이 드러낸 것”이라며 “의관협의체 등 소식도 없고, 정부와 의협이 서로 극단적으로 가는 거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와중에 의협은 의료계 중추단체로서의 위상을 잃어 갔다. 6번이나 발표된 중국발 입국금지에 대한 주장은 묻혀졌고 더욱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코로나19 긴급대책회의에는 초청을 받지 못했다.

지난 2월24일 열린 범의학계 전문가 초청 간담회에는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 김동현 한국역학회 회장, 허탁 대한응급의학회 이사장, 김성란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 회장, 엄중식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정책이사 등이 참석했다. 하지만 의료계 중추단체인 의협은 이름조차 올리지 못 했다. 감염 전문가 단체 초청이라는 변명이 들리지만 의협 위상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단면이다.

여기에 회장의 정치적 성향으로 인한 의협 회원 간 반목도 생각보다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의협 B대의원은 “회원들이 모인 몇몇 카톡방에서도 입장이 극명하게 갈린다”며 “서로 싸우고, 그리고 또 나가고 여러 단체 카톡방을 보면 다 마찬가지다. 이런게 우리나라를 절단 내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최 회장에 대한 회원들의 의구심도 커졌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29일 있었던 최 회장 탄핵사유로 그의 지나친 ‘정치색’이 꼽히기도 했다. 의료계 내외부에서는 ‘최대집 회장이 제1야당으로부터 공천을 받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그는 회장 임기 내 정치권 진출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최 회장은 “4월 총선은 의료계에도, 국가적으로도 중요한데 현재로서는 회무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출마 계획이 없다”면서도 “의료계 안팎에서 우리나라 의료제도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위해 의협 내에서 역할을 하는 것이 적합할지, 정치 영역에서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효율적인지는 조언을 들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의료계 몇몇 원로는 단체보다는 자신을 앞세우는 최 회장의 이 같은 행보에 아쉬움을 표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의료는 의료다. 의료에 정치가 들어가면 안 된다. 최대집 회장 속마음은 정치 쪽으로 가있다는 뜻 아니겠냐. 일베 회장이니 뭐니 오해의 소지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개인적인 발언을 하려면 회장 명의로 하지 말아야 한다. (중략) 코로나19 국면에서는 정부를 도와 국민에게 봉사해야 할 의무가 있다.”
ko@dailymedi.com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의사협회 경고 무시→골든타임 놓쳐 '대참사' 위기
최대집 의협회장 "박능후 복지부 장관, 즉각 경질"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