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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주사 1억원 스핀라자→급여화 성공 비결은
황세은 바이오젠 대표
[ 2020년 03월 16일 12시 13분 ]

[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환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던 신경근육계 희귀질환 ‘척수성근위축증(SMA)’ 치료제 스핀라자가 지난해 급여화에 성공했다.
 

1회(1병) 주사에 9235만9131원으로 비싼 약값이 화제가 됐다. 당시 너무나도 비싼 가격 탓에 건강보험 적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바이오젠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상황을 반전시켰다. 그 중심에는 황세은 바이오젠 대표[사진]가 있다. 그를 만나 바이오젠 한국 법인 설립에서부터 스핀라자 급여 출시까지의 이야기를 들었다.

"정부-회사 긴밀한 협력으로 불확실성 타파"

Q. 스핀라자 등재와 론칭은 쉬운 과정이 아니었다. 소회가 있다면

A. 보험 급여 적용이 되기까지 다양한 논의들이 있었다. 급여목록에 등재는 되었지만 끝이 아니라 아직 진행 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소회라고 말하기엔 이른 것 같다. 다만, 처음 바이오젠 코리아에 합류하기로 결정하고 '스핀라자를 한국에 도입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것에 비해, 신속하게 급여가 되고 환자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돼 기쁜 마음이다.


Q. 등재 절차를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A. 개인적으로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하나 하나 풀어가야 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특히 스핀라자는 내가 바이오젠의 첫 직원으로 입사한 후 바로 급여 추진을 진행해야 했는데, 이전까지는 급여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성에 대한 예측이 가장 어려웠다.


Q. 한국 첫 지사장이기도 하고 본사와 조율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A. 바이오젠에 합류하기 전까지는 Commercial 업무를 주로 담당했고, Market Access 업무는 직접 담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비교 대상이 없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 이야기나 개인적인 경험을 종합해 봤을 때, 본사 지원이 분명히 큰 힘이 됐다. 바이오젠은 높은 수준으로 국내 사정을 이해하고 있다. 특히 약가 협상은 정부와 회사 간 긴밀한 협력이 매우 중요한데, 그 과정에서 본사가 많은 부분을 지원해줬고 이에 힘입어 급여 등재에 성공할 수 있었다. 회사 일원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본사에 감사한 이유기도 하다.


Q. 스핀라자 이후 준비중인 약물이 궁금하다

A. (내년, 내후년을 포함해 향후)아직 어떤 약제가 먼저 도입될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 희귀질환은 워낙 치료제 개발이 어렵고 임상 결과에 대한 예측도 어렵기 때문이다. 바이오젠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20개가 넘는 파이프라인의 임상을 1상부터 3상까지 진행 중에 있다. 당장 단정할 순 없지만, 도입 가능한 신약이 나타난다면 국내 환자들에게 최대한 빠르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이오젠코리아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Q. 한독에서 솔리리스·바이오젠에서는 스핀라자. 커리어를 대표하는 약제 2종이 모두 희귀질환 분야다

A. 제약업계에 종사한지 20년이 넘었지만, 한독서 근무하기 전까지는 만성질환 분야가 주 전공이었다. 당시에도 내가 담당한 모든 약제에 대한 자부심이 컸고, 치료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이 경쟁 제품 대비 훨씬 더 큰 유용성을 가졌다는 확신으로 업무에 임했다. 이후 한독에 합류하면서 희귀질환 치료제를 처음으로 담당했는데, 만성질환 마켓에서는 시장 점유율로 성과를 판단하던 것과 달리 희귀질환 분야는 시장 성과보다 환자 개인 삶의 변화에 대해 보다 밀접하게 느끼고 생각해볼 수 있었다.


Q. 바이오젠은 국내에선 아직 낯선 회사다. 간략히 소개한다면
A. 바이오젠은 1978년 노벨 수상자인 Walter Gilbert와 Philip Sharp를 포함해 5명의 과학자들이 모여 설립된 글로벌 생명공학 기업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낮은 신생 기업이지만 미국에서는 40년 이상의 역사가 오래된 회사로 신경과학 분야 전문기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회사 미션은 '신경과학 분야 선구자가 되는 것(At Biogen, our mission is clear, we are pioneers in neuroscience)'이다. 특히 아직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분야, 여전히 더 효과적인 치료제가 필요한 분야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금까지 신경과학 분야에 해당하는 희귀질환 및 다발성 경화증, 루게릭, 파킨슨 등 폭넓은 치료제를 개발, 공급하고 있다.


Q. 바이오젠의 한국 진출 목표 및 단‧장기 목표는

A. 한국법인이 설립된 최초의 목적은 당연 SMA치료제 스핀라자의 신속한 국내 도입을 위함이다. 2016년 미국에서 FDA 승인을 받은 이후 한국 법인이 설립되었으며, 스핀라자의 도입으로 국내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들이 최대한 빠르게 치료 기회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주력하는 것이 목표였다. 단기적으로는 환자들이 조기에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작년 4월 스핀라자가 출시됐지만 희귀질환이다 보니 아직 유병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환자도 많이 있을 것으로 짐작한다. 의료진들에게도 스핀라자에 대해 보다 더 많은 기회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게 중요한 시점이다.
향후 국내 도입될 수 있는 신약을 신속하게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추진하는 것이다. 한국 환자들에게 최대한 많은 임상 기회를 제공하고, 국내 임상 연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윈윈(win-win)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목표다.


Q. 설립된지 40년이면 짧은 역사는 아니다. 약이 많지 않다 하더라도 법인 규모가 작다는 느낌을 받는다.
A. 바이오젠은 작지만 강한 조직을 추구한다. 바이오젠 코리아는 스핀라자의 한국 공급을 최초의 목표로 설립됐기 때문에 현재는 다소 인력이 작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최적의 인재들이 여러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조직이다. 이러한 바이오벤처 정신이야말로 바이오젠을 40년 간 성공적으로 이끈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은 기본적으로 많은 인재(talent)들이 합류해서 함께 비즈니스 목표를 이루고 서로 성장하는 것을 지향한다. 바이오젠 코리아는 그보다는 효율적인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현재 허가된 약제가 스핀라자 한 품목으로, 직원 구성도 이에 최적화됐다. 향후 새로운 약제를 도입할 때마다 인적 규모는 물론 외연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Q. CEO로서 구축해 나가고 싶은 기업 문화와 운영 방식은

바이오젠은 기존 부서 체제를 유지하면서 특정 프로젝트 진행 시 서로 다른 부서의 직원들이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방식으로서 '매트릭스 조직(Matrix Organization)'을 지향하고 있다. 한국법인 역시 수평적인 조직으로 직원들은 각자 전문 영역에 대해서는 여러 절차를 거치는대신 본인의 라인 매니저에게 직접 보고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한다. 각 직원들이 모두 자기분야의 전문가들인 셈이다. 지난 주 진행된 전직원 워크숍에서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서로 협업하는 것(collaboration)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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