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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기준 위반 초과병상 운영 병원 급여환수 '부당'
원심과 달리 대법원 "건보법 취지 밖 법률 위반으로 환수 공익성 인정 안돼"
[ 2020년 03월 18일 13시 00분 ]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시설 기준을 위반해 초과 병상을 운영했어도 적정한 의료서비스가 제공됐다면 요양급여를 환수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정신과의원 시설기준을 위반해 49병상 이상을 운영했다는 이유로 요양급여 환수처분을 받은 의사 A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환수처분 취소 소송에서 건보공단 손을 들어준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다고 18일 밝혔다.


의사A씨는 앞서 2009~2016년 정신과의원을 운영하면서 허용되는 최대 병상 수(49병상)을 초과해 환자들을 입원시켰다.


이에 2017년 건보공단은 초과 병상을 개설하면서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은 건보법 57조1항에 따른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며 1억1200여만원의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했다.


A씨는 "시설 장비기준을 위반해 운영한 것은 사실이지만, 환자들에게 적정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했고 요양급여를 청구한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A씨가 운영하는 의원은 정신과의원에 허용되는 최대 병상 수는 초과했지만 입원환자 1인당 바닥면적 기준을 위반하지 않았다.


A씨 변호인측은 “시설, 장비기준 위반과 이 사건 환자들에 대한 요양급여비용 청구 사이에는 규범적인 면에서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이를 부당청구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2심 재판부는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 서울고등법원은 “요양기관이 요양급여 인정기준에 관한 법령에서 정한 기준과 절차를 위반해 요양급여비용을 수령했다면 이는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1항이 정하는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어 “이번 사건 의원도 요양급여 인정기준을 위반해 이뤄진 것이므로 원고와 해당 입원환자들 사이의 사법상 진료계약이 유효한지 여부나 불법성 크기와는 무관하게 환수처분 대상이 된다”며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건보법은 보험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국민보건 향상과 사회보장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이라며 "다른 개별 행정 법률과의 입법목적 및 규율대상의 차이를 염두에 두고 제재의 타당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전제로 사건을 살펴봤을 때 건보법이 시설 장비에 제한을 둔 이유는 적정한 요양급여(의료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것으로, 단순히 입원실 수를 제한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이다.


대법원은 또 "정신의료기관이 구(舊) 정신보건법령상 시설기준을 위반했다고 하더라도, 시정명령을 하는 것 외에 요양급여비용을 국민건강보험법상 부당이득징수 대상으로 보고 제재해야 할 정도의 공익상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

mut@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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