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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되면서 부담 커지는 '호흡기내과'
중환자 진료에 더해 발열 등 경증환자 판단 의뢰까지 업무 가중
[ 2020년 03월 27일 05시 09분 ]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해외유입을 제외한 순수 내국인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50명대로 떨어지면서 진정국면 가능성을 보이는 가운데 병원 호흡기내과 의료진들의 부담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군인 중증호흡기환자 수요에 대비해야 하는데다가 타 진료과에서 발열 및 호흡기 증상 환자들의 상태를 판단해달라는 의뢰가 밀려들면서 그야말로 숨 돌릴 틈이 없다.


일부 의료진들은 과도한 업무부하가 특정 진료과에 집중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원내 감염관리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26일 병원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병원들은 호흡기 증상 환자들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학계에서도 "감염병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중증 호흡기환자들에 대한 특별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된 병원들은 호흡기 환자들을 별도 진료하고 있으며 대형병원들도 집중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의료진들 부담감은 커졌다. 특히 중증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호흡기내과 의료진들의 업무 비중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2월부터 신관 병동 1개를 고위험 호흡기질환자 전용 격리병동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대구경북 지역 K대학병원 교수는 “원래 중증환자는 중환자실에서 중환자세부전문의가 살피는데, 요즘은 인력이 부족해서 호흡기내과 의료진들이 협업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증환자 지원으로 바쁜 가운데 내원 환자 상태를 판별해달라는 타과 의뢰도 증가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수술 후 발생하는 일반적인 발열이나 가벼운 호흡기 증상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 소재 K대학병원의 경우 타과 진료 중 호흡기증상에 대해 판단해달라는 타과 의뢰가 많아지면서 호흡기내과 외래 진료를 축소하기도 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정형외과 수술 후 수술 부위에서 발열이 발생한 경우 등 코로나19 의심증상에 해당하면 우선 호흡기내과 의료진 자문을 거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A상급종합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는 “폐암이나 두경부암환자들의 경우 인후통과 기침가래가 늘 있고, 암환자들은 컨디션이 나빠지면 바로 발열증상이 나타나는데 요즘은 환자 상태를 정확히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로딩이 발생한다”며 “호흡기 증상에 관여하는 진료과 고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환자 폭증 속 관련 부서 간 역할 정립 등 필요"
 

호흡기내과 의료진 업무가 과중되는 원인으로 일부에선 병원 차원의 감염환자 관리지침이 제대로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서울 소재 B상급종합병원에 근무하는 한 간호사는 "감염관리실이 처음엔 코로나19와 관련한 모든 사안을 해결해줄 것 처럼 공지했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대구경북 지역 관련 환자 등 진료 가능여부를 감염관리실에 물어보면 ‘37.5도 이상 발열이나 호흡기증상이 없으면 그냥 진행하라’는 기계적인 답변을 내놓으며 진료과에서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무증상 환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결국 담당 교수들에게 건별로 확인을 받게 되고 업무지연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암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진은 “방사선치료를 받는 중에 증상이 나오거나 진료예약 환자가 증상을 호소해 감염관리실에 연락하면 ‘증상이 명확하지 않으니까 각 과에서 판단해 진행하라’고 한다”며 불만을 내비쳤다.

물론 코로나19 사태 이후 감염관리실 업무 부담도 상당하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이후 가장 바쁜 부서가 감염관리팀"이라며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회의하느라 유선연락조차 힘들다"고 했다.


다른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도 "진료과에서 발생하고 있는 혼선을 감염관리실이 주도적으로 관리해줄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수요가 증가할 거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중환자를 보는 의료진들은 병원들이 진료과 역할을 분배해 효율적인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코로나19 확진자를 직접 돌본 서울 상급종합병원 D교수는 “감염은 진료과뿐만 아니라 간호부와 원무부 모든 부서들이 협업해 통제되는 시스템을 만들어 관리해야 한다”며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는 응급의학과, 병동과 환자동선 구획 및 원내 감염관리를 도맡는 감염내과, 실질적인 진료를 해야 하는 호흡기내과의 역할을 명확히 하면서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mut@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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