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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억 콜린알포세레이트 시장 '흔들'···제약사 '노심초사'
복지부, 적정성 재평가 실시 예고···건보 급여 범위·적응증 조정 등 유력
[ 2020년 05월 25일 05시 53분 ]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보건당국이 뇌기능 개선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재평가를 공식화함에 따라 제약업체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약품 급여 적정성 재평가 추진 계획'을 통해 콜린알포세레이트에 대한 재평가 진행 방침을 밝혔다.


재평가 이유는 효능 및 효과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 데 비해 지나치게 많이 처방돼 건강보험 재정을 축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콜린알포세레이트에 드는 보험재정을 줄여 중증질환 등에 투입하려고 한다.


약효 논란이 시작된 것은 2017년부터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이하 건약)가 "효과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 약이 환자 치료에 사용돼 건보 재정이 낭비되고 있다"며 계속적으로 공론화해왔다.


건약은 약제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책임을 물기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보건복지부에 대한 공익감사를 감사원에 청구했고,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국정감사에서 이슈로 다루기도 했다.


이 같은 지속적인 문제제기로 인해 결국 정부가 급여 적정성 재평가에 나선 것이다. 예상치 못한 정부 결정에 제약업계는 난처하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는 올해 3월 기준 총 229개 품목이 등재돼 있으며, 지난해 청구금액은 3525억원이다. 제약사마다 한 품목씩 갖고 있을 만큼 캐시카우로 자리잡았기에 업계도 관심이 높다.


실제 대웅바이오의 '글리아타민'은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236억원 처방됐고, 종근당의 '종근당글리아티린'도 7.9% 확대된 196억원을 기록했다.


의료계 내에서도 재평가 관련 의견 분분 


급여 적정성 재평가가 실시될 경우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다. 최악의 경우 의약품 급여 목록에서 삭제되는 것이고, 나머지 두 가정은 급여 조건 및 적응증 범위 조정이다.


업계에선 급여 조건 및 적응증 범위 조정이 선택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보험 적용 범위가 줄면 환자들의 비용 부담이 커져 처방이 줄고, 적응증을 축소하면 처방 대상이 제한된다는 점에서 예상되는 결과는 비슷하다.


콜린알포세레이트는 현재 △뇌혈관 결손에 의한 2차 증상 및 변성 또는 퇴행성 뇌기질성 정신증후군 △감정 및 행동변화 △노인성 가성우울증 등을 적응증으로 갖고 있다.


이처럼 사용 범위는 넓지만 부작용은 거의 없고 대체 약물도 전무한 상태라 지속적인 효능 논란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사용이나 급여 범위가 축소되면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A제약사 관계자는 "콜린알포세레이트가 인구 고령화에 따른 치매인구 증가 등으로 처방이 꾸준히 늘었다"며 "제약사들이 영업활동을 왕성하게 한 것도 있지만,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거의 없는 상황도 이런 현상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약효에 대해선 의료계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라며 "수년간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처방해왔고, 지금까지 부작용이 거의 보고되지 않았는데 효과가 없다고 단정지으며 건보 재정을 축내는 약으로 매도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B제약사 관계자도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오래 전에 개발된 약으로, 지금처럼 약을 평가하는 기준들이 만들어지기 전에 허가됐기 때문에 급여기준이나 적응증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하지만 무작정 미국은 건기식으로 파는데 왜 우리는 전문약으로 사용되냐고 비판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탈리아에서는 물론 OECD 회원국인 그리스와 폴란드에서도 전문약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종근당글리아티린과 도네페질 병용요법 후 인지기능이 개선됐다는 임상 결과가 나온 것처럼 추후에 필요하다면 시판 후 조사를 실시하는 등의 보완 방법이 있는데, 극단적으로 접근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의료계 내에서도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를 평가하는 견해가 분분하다. 지난해 12월 열린 대한노인신경의학회에서는 콜린알포세레이트 효과를 놓고 찬반토론을 진행하기도 했다.

대한노인신경의학회 관계자는 "콜린알포세레이트에 관한 아스코말바(ASCOMALVA) 연구결과를 보면 도네페질과 병용 시 효과가 관찰된다"며 "그러나 이 임상이 나타내는 결과에 비해 국내 적응증이 지나치게 넓다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회 내에서도 제제에 대한 의견이 나눠져 있는 상황이라 단정져서 말할 수 없지만, 급여 퇴출보단 급여 조정이나 적응증 축소 방향으로 가는 게 합리적"이라며 "급여 재평가 때 이런 점이 반영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boh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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