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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덕분에" 외치던 정부, '보상' 앞두고 안면몰수
코로나19 극복 헌신 병·의원과 의료진들 "포상은 못할망정" 허탈감 팽배
[ 2020년 05월 26일 06시 19분 ]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최근 '덕분에 챌린지'가 화제다. 코로나19 극복에 힘쓰는 의료진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예인을 비롯한 각계각층 인사들이 릴레이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이 캠페인을 고안한 주체는 바로 방역당국이다. 전대미문의 신종 감염병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의 노고를 알리고 감사함을 표하자는 취지다. 감사를 받는 의료진 역시 감사로 화답하는 훈훈함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병원들의 속사정은 마냥 훈훈하지 못하다. 신종 감염병과 씨름하는 사이 경영지표는 바닥을 향했고, 운영비는 물론 직원들 월급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자연스레 '손실보상' 얘기가 흘러 나온다. 우려스러운 부분은 과거의 기억이다. 사실 신종플루와 메르스 등 신종 감염병이 창궐할 때마다 정부는 표리부동했다. 환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는 '덕분에'를 외쳤지만 상황이 종식된 후 '손실보상'에는 언제나 인색했다. 학습효과 탓일까? 병원들은 이번 코로나19 사태에도 바로 이 부분을 우려하고 있다. '보상'을 넘어 '포상'을 해도 부족할 판에 벌써 정부의 주판알 튕기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편집자주]
 
의료진의 노고는 숫자가 말해준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총 3729명의 의료인력이 병원, 선별진료소, 생활치료센터, 임시생활시설 등에서 환자 치료와 검체 채취, 자가격리 상담에 투입됐다.
 
또한 5월 기준으로 국민안심병원 339곳,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 운영 병원 29곳, 감염병 전담병원 40곳, 선별진료소 379곳이 운영 중이다.
 
확진자를 치료하고 검사 대상자를 모니터링하는 직접적인 대응 활동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의료기관이 감염병 확산 방지의 최전선에 서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중대본의 병원급 대상 코로나19 관리 지침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책팀 구성 ▲선별단계부터 모든 환자에 대해 표준주의를 적용하는 등 감염예방관리 조치 시행 ▲의심환자와 일반환자 별도 동선 마련을 준수해야 한다.

이 밖에도 기관지내시경이나 심폐소생술 등 에어로졸이 발생할 수 있는 시술시 보호구를 착용하거나 일회용 치료재료 재사용을 금하고 별도의 소독과 멸균작업을 실시하는 등 한층 엄격해진 감염관리 체계를 따라야 한다.
 
이 같은 노력은 전반적인 코로나19 확산세를 늦췄을 뿐만 아니라 원내 의료진 감염 예방에도 효과를 발휘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의료인력의 비율은 2.5%에 불과하다. 미국이 16%, 스페인이 15%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K-방역으로 빛나는 국가 위상 성적표와 대비되는 병원계 초라한 현실
 
‘K-방역’으로 불리고 있는 당당한 성적표와 달리 병원의 현실은 우려한 대로다.
 
지난 2~3월 중 확진자 급증 및 병원 내 확진자 발생 등에 따라 환자들의 발길이 끊겼고 선제적으로 휴진에 들어간 의료기관도 늘었다.
 
대한의사협회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원가는 지난 3월 전년 대비 약 30~40%의 매출 감소를 겪었다고 밝힌 바 있다.
 
대한병원협회도 지난 4월 외래환자는 전년 대비 17%, 입원환자는 13%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확진자를 치료한 감염병 전담병원의 경우 진료수입이 96%까지 줄어든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 1분기 신용카드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일반병원은 전년 대비 1월 -3%, 2월 –5%, 3월 –21%의 매출을 기록했고 대학병원들도 각각 3%, 0.2%, 19%가 줄었다.
 
특히 이비인후과는 비말 감염을 우려하는 인식 탓에 3월에 42%까지 매출이 줄었고, 소아청소년과의 경우도 46%가 감소하는 등 의료계 단체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것과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요양 및 복지시술 또한 1분기 동안 27%의 매출이 감소했다. 연구소는 “소비 심리가 여전히 위축돼 있다. 의료를 포함한 업종 전반의 소비 정상화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료기관 경영난과 함께 의료인들의 일자리 위태로움도 더해졌다.

대한간호협회가 최근 간호사 249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부당처우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5.1%가 '환자 감소를 이유로 강제 휴무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무급휴직 처리도 10.8%에 달했다. 
 
의료계 요구에도 여전한 온도차
 
중대본은 우선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 운영병원 및 감염병 전담병원등 104개소의 의료기관에 1020억의 손실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각 의료기관별로 놓고 보면 1억원 이하의 보상급을 지급받는 곳이 32.2%(47개)로 가장 많다.

1억 초과∼5억원 이하(37개) 25.3%, 5억 초과∼10억원 이하(24개) 16.4%, 10억 초과∼30억원 이하(32개) 21.9%, 30억초과∼50억원 이하(5개) 3.4%, 50억원 초과(1개) 0.7% 등이다.
 
또 약 2000억원의 건강보험 특별 재정지원을 통해 손실보상 2차 개산급(槪算給)을 우선 지급하고 3차 추가경정예산으로 4000억원 규모의 의료기관 융자지원금을 추가로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경영 상황이 언제 정상화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의료계는 단순한 비용 보상이 아닌 그간의 노력이 인정받는 포상 차원의 혜택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자연스레 내년도 요양급여비용계약에서 코로나19 영향이 고려될지가 관심의 대상이다. 보건당국은 아직 확실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강청희 수가협상단장은 의약단체와의 상견례 자리에서 "환산지수 인상률 결정은 어느 특정한 상황을 고려해 분절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매년 반복되는 연속선상에서 이뤄지게 되며 보험료를 지불하는 국민이 감내할 수 있는 재정여력 범위 내에서 결정된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코로나19 영향을 주장하는 의료계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분기 국민 부담 경감을 위해 일부 가입자의 건강보험료를 인하한데다 향후 지출돼야 하는 충당부채가 9조6000억원에 달하는 등 예년에 비해 인상률을 높이기는 커녕 낮춰야 하는 요인만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이기일 건강보험정책국장도 “예년에 비해 환자가 크게 줄어든 데 반해 건강보험료 경감과 요양급여 선지급, 특별재정지원, 손실보상 등에 따른 부담이 커졌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의료계의 요구는 명확하다.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되돌아갈 수 없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뉴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 박홍준 수가협상단장은 "의료계는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200개 이상의 동네의원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다. 국가 전체가 코로나19 영향을 받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수가협단장도 “수가협상은 과거 실적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지만 코로나19와 같은 사태는 과거를 근거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재난상황 고려 필요성을 설파했다.
hjha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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