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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박수만? 의료진도 '덕분에 혜택' 받고 싶다"
“코로나19 극복 헌신 감사” 대통령 포함 정부 공언 부합하는 지원책 관심
[ 2020년 05월 28일 06시 16분 ]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우리는 영웅이 아니다. 이것은 희생도 용기도 아니다(We are not heroes. This is not a sacrifice. It is not valiant)."
 
최근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 직원이 SNS 상에 작성한 게시 글의 첫 문장이다.
 
영국에서는 지금 'Clap for Carers' 캠페인이 화제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싸우고 있는 의료인들에게 박수를 보내자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덕분에 챌린지'와 유사한 취지를 띠고 있다. 매주 목요일이 되면 자가격리 중인 시민들이 발코니에서 박수를 치거나 환호성을 보내고 자가용으로 경적을 울리기도 한다.
 
이를 두고 영국 사회 내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코로나19 사망자가 4만명 가까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응원을 보내는 행동이 큰 의미가 있냐는 것이다. 영국 정부는 300명 이상의 보건의료 종사자들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는 영웅이 아니다. 단지 우리 일을 하려고 노력하면서 보호받지 못하고 죽어가는 노동자다"라고 토로한 NHS 직원의 이야기까지 알려지면서 'Clap for Carers' 캠페인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각계 각층의 유명 인사들이 참여하며 '덕분에 챌린지'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물론 정부의 방역 대책이 전무한 상황에서 무턱대고 박수를 보내는 영국의 캠페인과는 성격이 다르다. 코로나19 상황을 함께 헤쳐온 서로를 격려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고 있는 이들을 위로하자는 취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증샷’ 한 장으로 의료진들의 노고를 치하하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이는 것은 마찬가지다.
 
의료계 기여 걸맞는 '보상과 예우' 마련될지 주목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관계자들은 다양한 공식 석상에서 지속적으로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들의 헌신에 감사를 표해왔다.
 
최근 ‘덕분에 챌린지’에 참여한 문재인 대통령은 “의료진 덕분에, 소중한 생명이 지켜지고 있다. 의료진 덕분에,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승리하고 있다. 의료진 덕분에, 방역 모범국가라는 세계의 평가가 가능했다. 의료진 덕분에, 서서히 일상을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대구 지역 확진자가 급증하던 지난 3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대구 현장에서 헌신해온 의료진들 중 감염된 분들이 우려될 만큼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의료진은 어떤 상황에서도 가장 먼저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는 처우를 약속하는 발언도 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중증환자 치료병상 확보를 위한 병원장 간담회에서 “정부를 대표해 원장님들과 환자 진료에 임하고 있을 의료인들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코로나19 국면에서 중증환자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감염병 환자 진료로 인한 손실 보상을 충분히 지원하겠다. 중환자실과 음압격리실 수가를 현실에 맞게 인상해 환자 생명을 살리는 진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강립 복지부 차관은 지난 5월 초 의료기관의 건강보험 선지급 제도를 1개월 연장하는 방침을 발표하며 “코로나19 감염위기 상황에서 전국의 병원들과 의료진의 봉사와 헌신의 정신을 잊지 않고 깊이 감사하고 있다. 지금까지 보여주신 헌신에 걸맞은 보상과 예우를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발언이 현실화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금까지 추경예산을 통해 요양급여를 선지급하고 융자자금을 마련하는 등 지원책을 제시해 왔지만 의료계의 체감온도는 아직 낮다.
 
일례로 대한병원협회가 5월 초 국민안심병원을 운영중인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115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한 절반 이상이 인건비 지급 능력이 없다고 밝혔다.
 
의사 전용 포털 인터엠디에서 1009명의 의사를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인건비(61.3%)가 가장 부담을 느끼는 지출로 꼽혔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정부는 현 병의원들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의료진 자가격리 및 의료기관 폐업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실질적인 보상책 마련을 강조했다.
 
복지부에서 지난 3월 추산한 의료기관 손실보상액은 8000억원 이상이다. 이에 따라 1차 추가경졍예산 편성 당시 1조7000억원 규모의 의료기관 손실보상액이 의결됐다.
 
그러나 3월 이후에는 구체적인 피해 금액이 추산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국면 장기화로 인해 의료진이 겪고 있는 ‘번아웃(Burn-out)’과 같은 비금전적 손실에 대한 보상 논의도 없다.
 
지난 5월25일 문재인 대통령은 "전시 재정을 편성한다는 각오로 1, 2차 추경을 뛰어넘는 3차 추경안을 계획하라"고 주문했다. 전장에서 사력을 다해 싸우고 있는 병사들을 위한 대책이 마련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hjha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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