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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제네릭 의약품에 '생동성시험 업체명' 표기 추진
품질 개선 등 민관협의체 논의 안건 공개···업계 "옥상옥 규제 우려" 제기
[ 2020년 06월 06일 05시 17분 ]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의약당국이 제네릭의약품 난립을 막고 품질 개선을 위한 방안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실효성이 없는 '옥상옥 규제'만 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최근 금년 4월부터 제네릭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약업계‧학계‧의료전문가‧환자‧소비자단체 등 약 50명으로 구성된 민관협의체에서 논의 중인 안건을 발표했다.

협의체에서 마련한 개선안을 보면 앞으로 제네릭에 실제 생물학적동등성시험(생동시험)을 수행한 제약사 이름이 표시된다.

생동시험 제약사 표시 추진은 최근 생동시험(제네릭이 오리지널과 유효 성분, 효능‧효과 등이 동일한지 인체투여 통해 확인)을 직접 실시하지 않고 이미 실시한 업체에 위탁‧제조하는 묶음형 품목이 증가한 데 따른 조치다.

식약처는 제조소 및 생동시험이 동일한 제네릭은 제조소 기준으로 하나로 묶어, 해당 정보를 식약처 홈페이지와 처방조제시스템 등을 통해 공개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생동 품질평가 지표를 개발하고 평가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품질평가는 오리지널(대조약)에 대한 제네릭(시험약)의 비(1에 가까울수록 동일), 제네릭 시판 후 부작용 발생 빈도, 시판 후 사용 효과 분석 등을 평가하는 것이다.

 

또 전체 공정을 위탁해 제조하는 제품은 위탁업체에도 품질관리 의무를 부여한다. 수탁업체의 품질관리를 엄격히 관리하도록 하는 등 위·수탁 간 책임관계를 명확히 할 예정이다.

성분별 제네릭 데이터베이스 구축도 추진한다. 해외 바이어와 유통업체도 확인할 수 있도록 성분별 제네릭 현황을 영문화하고,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에도 제공할 예정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민관협의체에서 합의 진행 중인 내용이 정상 추진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자세한 실행계획을 6월 말까지 마련하고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의약당국이 지난해부터 내놓고 있는 제네릭 품질 개선 방안들이 '옥상옥(屋上屋) 규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감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 전문의약품은 유통구조가 일반 재화(財貨)와는 다르다. 제약사가 판매하는 제품을 의사가 선택, 처방한 뒤 약사가 조제해 소비자(환자)에게 전달된다.

이에 따라 제약사가 생동시험을 실제로 실시한 업체명을 제품에 표기한다고 해도 그 정보가 직접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데 한계가 있다. 장기처방을 하지 않는 이상 몇 가지 약이 담긴 조제의약품만 받기 때문이다.

하루에 수십명의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들 역시 처방하는 제네릭이 오리지널에 비해 얼마나 비열등한지에 관한 핵심 정보만 검토하지 생동시험과 동일 제조소 생산 여부까지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

서울 한 대학병원 내과 교수는 "제네릭 난립을 줄이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데 동감하지만 제네릭에 생동시험 실시 제약사 표시가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며 "그 정보가 어디에 기재될지 모르지만 약 포장이나 용기에 적힌다면 의사가 읽을 기회가 적지 않을까 싶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개인적으로는 공동생동 제한 정책이 제네릭 난립이나 품질 강화에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철회 권고가 나와 안타까웠다. 그러나 아직 안(案)이 확정된 것은 아니기에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약사들도 이 같은 개선안이 양질의 제품을 생산토록 장려하는 것이 아니라 각 단계마다 엄격한 규율을 적용해 통제 및 관리를 강화하는 행정 편의주의식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게 아닌지 걱정했다.

A제약사 관계자는 "생동시험 제조소 업체명을 기재하는 건 어렵지 않은데, 이 정책이 실시된다고 해서 제네릭 품질이 향상되거나 난립을 막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제약사들은 제품 용기나 포장에 생동시험 제약사 명을 추가로 표시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물론 평가지표를 만들거나 제네릭 데이터베이스 등을 구축하는 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규제가 디테일하면 현장에서 적용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B제약사 관계자도 "정부가 소비자의 알 권리를 강화해야 한다며 의약품 전성분 표시제를 시행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과거에는 설명서를 동봉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제공했는데, 이 제도 도입 후 의약품 용기나 포장에 깨알 같은 글씨로 빼곡하게 성분 명칭, 효능·효과 등의 정보를 모두 담아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의도는 좋았으나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은 탁상공론식 정책의 대표적인 사례"라며 "이미 제공하고 있는 수많은 약 정보에 생동시험 실시 업체 이름을 넣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이게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데 얼마나 효과적인지 잘 모르겠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boh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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