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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도 "의료진 덕분에 코로나19 극복 인정"
"보상 아닌 포상 실시해야"···감염병과 의료기관 손실보상 흑역사
[ 2020년 06월 29일 12시 25분 ]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기획 1] 코로나19와의 지난한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11000명을 육박했던 신규 확진자 수는 한 때 ‘0으로 떨어지며 진정국면에 들어서는 듯 했다. 하지만 산발적 집단감염이 이어지며 지난해 겨울 찾아온 신종 감염병은 어느 덧 봄을 지나 여름 문턱에까지 와 있다. 전문가들은 가을을 즈음해 재폭발 가능성을 예견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전히 종식 선언은 요원해 보인다. 그나마 세계가 우러르는 ‘K방역과 의료진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개선은 감염병 사태에서 얻은 고무적 결과물이다. 실제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보여준 의료진과 병원들의 활약상은 뭉클함을 선사했다. 그들의 노고에 국민은 물론 정부도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충분한 지원과 보상을 약속했던 정부는 본격적인 손실보상 논의가 시작되면서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작금의 상황에 대해 혹자는 이렇게 말했다. “토사구팽이잖아요, 토끼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는 쓸모가 없으니 버려지겠지요.”
 
정부의 입버릇 합당한 보상
 
의료진 덕분에 소중한 생명이 지켜지고 있으며,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승리하고 있고, 방역 모범국가라는 세계의 평가가 가능했다.” -문재인 대통령-
 
코로나19와의 사투 현장에서 헌신한 의료진의 노고를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정부는 어떤 상황에서도 의료진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
 
감염병 치료로 인한 손실을 충분히 보상하겠다. 중환자실과 음압격리실 수가를 현실에 맞게 인상해 환자 생명을 살리는 진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
 
코로나19 감염 위기 상황에서 보여준 병원들과 의료진의 헌신을 잊지 않겠다. 그동안의 노고와 헌신에 걸맞은 보상과 예우를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김강립 복지부 차관-
 
코로나19 사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은 다양한 공식석상에서 의료진 헌신에 감사를 표했고, 그에 합당한 보상과 지원을 공언했다.
 
하지만 그 첫 시험대였던 2021년도 수가협상에서 보여준 정부의 행태에 의료계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병원, 의원 등의 협상은 결렬됐다.
 
공급자 측은 코로나19 수가협상을 원했지만 보험자인 정부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물론 수가협상과 별도로 현재 코로나19 의료기관 손실 보상 논의가 진행 중인 만큼 정부의 적정보상의지를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손실보상심의위원회가 꾸려졌고, 단계별로 보상이 진행 중이다.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 운영병원 및 감염병 전담병원 104곳에 1020억원의 손실보상금이 지급했다.
 
또 약 2000억원의 건강보험 특별 재정지원을 통해 개산급을 우선 지급하는 한편 경영난에 힘들어하는 의료기관들을 위한 융자지원금도 당초 4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럼에도 의료계는 정부를 향한 불만과 불신이 여전한 모습이다. 정부가 고수하는 직접손실보상 원칙이 아닌 간접손실까지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부회장은 선별진료소 등 병원들의 직접손실은 물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간접손실도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기관들이 코로나19 감염 예방이나 치료를 위해 자발적으로 예산을 투입한 부분도 있는데 정부가 이를 인지하면서도 보상기전에서는 외면하고 있다는 불만이다.
 
신종플루사스메르스 사태 불길한 데자뷰 아른 아른
 
정부는 연일 예전과 확연히 다른 보상이 이뤄질 것이라며 민심 달래기에 나서고 있지만 의료계는 여전히 그 약속 실행에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2003년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에 이르기까지 경험한 학습효과 탓이다.
 
당시에도 정부는 장관, 국무총리, 대통령 등이 의료기관 피해에 대한 보상을 앞 다퉈 약속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감염병 사태가 진정된 후 정부는 의료기관 손실보상 필요성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예산 부족과 보상 범위 등을 이유로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실제 메르스 사태 당시 의료기관 직접보상에 2660억원이 책정됐다. 하지만 해당 금액이 모두 집행된 것은 아니다.
 
2660억원을 항목별로 살펴보면 예비비 160억원, 추경안 1000억원, 목적예비비 1500억원 등이었다.
 
이 중 예비비와 추경안, 목적예비비 일부를 포함해 실제 의료기관 손실 보상에 사용된 금액은 1781억원에 불과했다.
 
그 마저도 직접손실에 대한 보상이 대부분이었다. 당시 메르스 환자를 치료하거나 진료, 격리한 의료기관 177곳과 정부 지침에 따라 휴업한 약국 21곳 등이 보상을 받았다.
 
기관별 편차도 상당했다. 집중관리병원에는 총 7636175만원이 보상됐고, 이 가운데 서울에 있는 한 종합병원이 1678255만원을 받아 최고액을 기록했다.
 
반면 정부의 건물 폐쇄 조치에 따라 휴업한 의료기관 중에는 92만원의 보상금을 받은 곳도 있다.
 
정부의 손실보상이 직접 피해에 국한되면서 환자수 감소, 이미지 손상 등 간접 피해는 고스란히 의료기관들이 감수해야 했다.
 
확진가가 다녀간 뒤 병원 정체를 자진 폐쇄했던 창원 SK병원의 경우 5460만원의 보상금을 받았지만 심화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문을 닫았다.
 
이진석 당시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직접 피해가 발생한 의료기관만 손실보상 대상으로 설정한 것은 한계라고 지적했다.
 
이어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거나 경유한 의료기관의 경우 상황이 종료된 이후에도 오랜기간 동안 환자 감소로 손실이 발생했다손실보상 기준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감염병 극복 헌신했지만 일부 의료기관 문책처분
 
감염병과 의료기관의 손실보상을 논함에 있어 삼성서울병원 사례는 적잖은 상징성을 갖는다. 감염병 극복을 위해 혼신을 힘을 다했음에도 결과는 냉혹했다.
 
실제 메르스 당시 병원을 부분 폐쇄한 삼성서울병원의 추산 손실액은 607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손실보상심의위원회는 보상금을 한 푼도 주지 않기로 결정했다.
 
삼성서울병원이 역학조사관의 접촉자 명단제출 명령을 즉각 이행하지 않는 등 현행법을 어겨 보상금 전액 삭감 대상에 포함됐다는 게 위원회 설명이었다.
 
뿐만 아니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및 의료법 위반을 이유로 업무정지 15일의 행정처분을 내리고, 업무정지에 갈음하는 조치로 과징금 806만원을 부과했다.
 
삼성서울병원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 및 손실보상금 지급거부 취소소송을 제기하며 법정공방을 시작했다.
 
5년 넘게 진행된 소송은 삼성서울병원의 완승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1, 2, 3심 재판부 모두 복지부의 과징금 처분이 부당하고, 손실 보상액 607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뿐만 아니라 손실보상 관련 소송과 별개로 진행된 형사소송에서도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들은 무죄를 선고 받았다.
 
메르스 접촉자 명단을 늦게 제출했다는 이유로 기소된 병원 관계자들에 대해 재판부는 이들은 환자 명단 작성에 적극 협력한 만큼 책임이 없다고 판시했다.
 
감염병과 사투를 벌인 의료진에 대한 정부의 이율배반적 행태도 우려감을 키운다.
 
2009년 신종플루 창궐 당시 경기도 무의촌 보건소에서 근무하면서 감염된 공중보건의사 사례가 대표적이다.
 
해당 의사는 보건소에서 신종플루 의심 환자들을 진료하다가 감염됐고,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국가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공보의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진단할 수 있고, 자가로 치료제를 복용한 후 위험 징후가 나타나면 이를 보건소에 알려 입원치료를 받는 등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다는 판단이다.
 
원고가 고열 등을 호소하기 전에 보건소장이 예방주사를 투여할 책임이 있다거나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었다.
 
해당 판례대로라면 코로나19 사태 역시 환자를 치료하다가 감염되는 의사에 대하 적절한 배상이 이뤄질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의료계 한 원로는 의료진과 의료기관들이 과거의 손실보상 기억으로 불안해하며 이탈하지 않도록 감염병의 효율적 극복을 위해 합당한 인과관계적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파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여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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