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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某대학병원, 독성물질 포함 식기소독제를 가습기살균제로"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4년 4개월 간 사용" 발표···"복지부 전면 재조사" 촉구
[ 2020년 06월 29일 16시 50분 ]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한 대학병원이 흡입독성 물질이 포함된 식기소독제를 가습기살균제로 4년 여간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사참위)는 6월29일 서울 명동 포스트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조사결과를 밝혔다. 

사참위는 "2007년 2월부터 2011년 6월까지 4년 4개월 간 A대학병원이 식기살균소독제 하이크로정을 가습기살균제로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 보건복지부가 전면 재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A대학병원은 원내 '감염관리지침서'에 따라 식기소독제인 '하이크로미니(정식제품명 하이크로정)'를 가습기살균제로 사용했다.

사참위는 "병원에서 가습기살균제를 '감염관리지침서'에 근거해 지속적으로 사용한 사실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러나 병원에서 하이크로정 사용으로 인해 가습기살균제 건강피해 관련 질환에 걸렸거나 사망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이크로정은 식품위생법상 가습기 살균·소독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제품이다. 제조업체는 하이크로정을 2003년 '혼합제제 식품첨가물'로 출시하고 2009년에 '기구 등의 살균소독제'로 품목 변경했다.

혼합제제 식품첨가물일 때는 식재료를 살균·소독하는 용도, 기구 등의 살균소독제일 때는 식품용 기구를 살균·소독하는 용도로만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사참위에 따르면 B의약품 도매업체는 하이크로정이 '가습기내(물통, 분무통) 세균과 실내공기, 살균, 소독 목적으로 개발된 제품'이라는 허위문구를 기재한 제품설명서를 작성했다.

이 허위 제품설명서를 B업체로부터 전달받은 A병원은 정식 계약을 체결한 C납품업체에 하이크로정을 주문했다.

C업체는 2007년 2월부터 2011년 6월까지 B업체로부터 하이크로정을 구입해 A병원에 '가습기 하이크로'라는 이름으로 3만7400정(374박스)을 공급했다.


사참위는 "B업체의 광고·판매 행위는 처음 가습기살균제 용도로 판매한 2007년 당시 식품위생법 제11조(허위표시 등의 금지) 위반에 해당하고 행정 제재의 대상"이라며 "옛 식품의약품안전청(식품의약품안전처)과 지방자치단체 등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정부기관은 B업체의 위법행위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로 새롭게 확인된 가습기살균제 하이크로정의 주성분은 NaDCC(이염화이소시아뉼산나트륨)이다.

NaDCC는 국립환경과학원 동물(쥐) 실험결과 흡입독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물질이다. 반복흡입노출에 의한 조직병리학적 검사 결과 폐에서 독성 변화가 관찰됐다.

사참위는 "기존에는 가습기살균제 주요성분이 PHMG(옥시싹싹 등), PGH(세퓨 등), CMIT/MIT (가습기메이트 등), NaDCC(엔위드 등)로 알려졌고, 이번 조사를 통해 NaDCC를 사용한 제품이 하나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참위는 2018년 11월부터 2020년 3월까지 '가습기살균제 사용 다중이용시설 실지조사' 용역을 발주, 병원 및 요양원 23곳(종합병원 등 22곳, 시립요양원 1곳)을 대상으로 사용실태를 조사하고 환경부에 접수한 피해신청인 현황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A병원이 하이크로정을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환경부가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신청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가습기살균제 환경노출조사(제1차~제4-3차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가습기살균제 건강피해신고자 6159명 중 병원에서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사람은 360명(5.85%)으로 집계됐다.

360명 중 병원에서만 노출된 사람은 142명(39.44%), 병원 및 병원 외(가정, 요양원 등)에서 노출된 사람은 218명(60.56%)이다.
 

'병원 및 요양원에서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됐다'고 응답한 480사례(복수응답 포함) 중 가습기살균제를 환자가 '개별구입'한 비율은 60%, '병원 등 다중이용시설 제공 및 다중이용시설 제공 추정' 비율은 34.79%, 알 수 없음 5.21%이다.

병원 등에서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이후 새로운 질환이 발병(115명)되고 악화(6명)됐다고 응답한 경우는 121명이다.

새로운 질환을 얻은 115명 중에서 폐 이외 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폐질환을 앓았다고 응답한 사람은 78명(67.82%)이다.
 

최예용 가습기살균제사건 진상규명 소위원회 위원장은 "병원에서 식기소독제가 가습기살균제로 둔갑된 지 모른 채 '감염관리지침서'에 따라 오랜 기간 잘못 사용한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며 "정부기관은 혹시라도 과거에 유사 사례가 있었는지 파악하기 위해 병원(요양병원 포함)의 '감염관리지침'을 전수 조사하고 관련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oh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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