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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알포세레이트 임상재평가 제약사들 '고심'
올 12월까지 임상시험 계획서 제출···방식·설계·적응증 범위 등 핫이슈
[ 2020년 06월 30일 11시 47분 ]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뇌기능개선제인 '콜린알포세레이트' 유효성 재평가가 확정되면서 제약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급여 축소에 이어 약제에 대한 효능효과까지 입증해야 하는 무거운 숙제를 안게 됐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3일 국내 134개 제약사, 255개 콜린알포세레이트 품목에 대한 임상재평가 실시를 공고했다. 해당 제약사들은 오는 12월 23일까지 임상시험 계획서를 포함한 재평가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는 약사단체에서 끊임없이 약효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데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해치고 있다고 문제제기를 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라 이슈화됐다.

식약처 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중앙약심)도 이 약물이 일반 치매에 대한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임상 재평가 실시를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식약처는 임상 재평가를 정식 공고하고 해당 약물의 임상적 효능을 다시 점검하기로 했다. 임상 재평가는 보통 5년 이상 걸리는 장기 과제여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현행 효능이나 급여 수준이 유지될 전망이다.

의약당국의 이 같은 결정에 해당 품목을 보유한 제약사들은 고민에 빠졌다. 특히 콜린알포세레이트 처방 매출 비중이 큰 제약사들은 공동 대응을 할지, 아니면 개별 대응을 할지를 두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가장 높은 처방 실적을 기록한 △대웅바이오의 '글리아타민'은 916억원, 이어 △종근당의 '종근당글리아티린'은 723억원 △유한양행 '알포아티린' 159억원 △한국프라임제약 '그리아' 157억원 순이다.

이어 △대원제약 '알포콜린' 147억원 △셀트리온제약 '글리세이트' 95억원 △제일약품 '글리틴' 94억원 △서흥 '알포그린' 70억원 △알리코제약 '콜리아틴' 66억원 △한국휴텍스제약 '실버세린' 65억원'으로 집계된다.
 

A제약사 관계자는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회사들의 경영진이 이미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안다"며 "임상재평가 실시와 관련한 다양한 쟁점들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제약사 관계자는 "일단 다른 제약사들과 협의를 해보고 비용이 어느 정도 나오는지 따져본 뒤 참여 여부를 결정해야 할 듯하다"며 "5년간 임상을 했다고 해서 원하는 결과가 나온다는 보장이 없으니 이래저래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경영진 차원에서 논의 중인 이슈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분석된다. 첫째는 임상 진행 방식(공동 혹은 단독), 둘째는 재평가할 적응증 범위, 그리고 마지막으로 임상시험 설계다. 

임상시험 진행 방식은 공동으로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 5년간 임상을 진행하려면 비용이 만만찮고, 약효 재평가를 진행했던 선례를 보더라도 공동 임상 사례가 많다.

문제는 임상시험 실시 범위다. 모든 적응증에 대해 효능효과를 확인할지, 아니면 치매(알츠하이머), 노인성 가성우울증 등과 같이 처방빈도가 높은 적응증을 골라 선택적으로 실시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해당 제제 보유 C제약사 관계자는 "5년간 임상을 실시하는데 업체들이 1/n로 나눠 부담해도 상당한 비용이 소요된다"며 "임상 4상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진행한다면 전체는 어려울 것 같고 선택적 실시가 비용효과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큰 난제는 임상시험 설계, 중추신경계는 난이도 매우 높아

더 큰 산은 임상 설계다. 중추신경계(CNS) 분야 임상은 임상설계부터 임상 참여자 모집, 평가지표 개발까지 최고의 난이도를 갖는 것으로 꼽힌다.

화이자, 로슈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치매치료제 개발에 손을 떼는 이유도 임상 그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 한 대학병원 신경과 교수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임상 재평가를 실시한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임상 설계를 아주 세심하게 짜야 한다"며 "문제는 치매 임상에 참여하는 분들이 대부분은 고령환자이기에 갑자기 돌아가시는 경우도 있고 어제는 멀쩡했다가 오늘은 기억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해 정확한 평가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평가지표도 당뇨약처럼 혈액검사를 해보면 명확히 결과를 알 수 있는 게 아니라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간다"며 "CNS계열 약물 임상이 쉽지 않은 과제라고 평가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 29일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관련 이슈들을 논의하기 위한 온라인 긴급회의를 마련했다. 이날 회의에선 ‘콜린알포세레이트’ 급여 축소 방침에 이의신청을 제기하기로 결정했다.

처방 비중이 높은 경도인지장애와 뇌관련질환의 경우 사회적 요구도가 높다는 점 등을 이유로 본인부담률 하향조정을 건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단, 이번 회의에서 임상 재평가와 관련된 사안은 논의되지 않았다. 

협회 관계자는 "복지부, 심평원에서 추진하는 급여 재평가와 관련해 7월 10일까지 업체들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며 "이를 앞두고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회원사들 의견을 들었고, 그 내용을 모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boh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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