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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헌신, 잊으면 잃는다"
박대진 데일리메디 부장
[ 2020년 07월 10일 17시 39분 ]
이번에도 그들은 최전선을 지켰다. 대구경북의 폭발적 감염 사태. 보건당국도 우왕좌왕했다. 그 절체절명의 순간, 현장에는 그들이 있었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에 두려움도 컸다. 백신과 치료제도 전무했다. 감염 위험은 당연지사였다. 하지만 마다하지 않았다. ‘사명감하나로 코로나19 전투 현장에 뛰어들었다.
 
고된 시간의 연속이었다. 가족의 안위를 위해 귀가도 포기했다. 장례식장 한 켠에서 쪽잠으로 피로를 풀었다. 고글에 눌린 피부는 생채기 투성이었다. 반창고를 덧대며 버텼다.
 
그럼에도 정작 그들을 힘들게 한 건 환자들이었다. “살고싶다”, “살려달라는 절규는 가슴을 후볐다. 그렇게 한 명씩 환자를 보냈다. 무기력함에 가슴을 쳤다.
 
병원들도 숨가쁘게 움직였다. 넘쳐나는 환자를 수용할 병상이 없었다. 비정상의 정상을 위해 일상을 포기했다. 일반환자를 내보내고 감염환자만 받았다.
 
그럼에도 병상이 부족했다. 치료도 받아보지 못하고 사망하는 환자가 속출했다. 인프라의 효율적 분배가 시급했다. 천착 끝에 도출된 묘책이 생활치료센터였다.
 
무조건 입원시킬 필요가 없었다. 경증환자는 센터로, 중증환자는 병원으로 보냈다. 덕분에 병상수급은 급속히 안정됐다. 사망자도 줄어들며 진정세로 돌아섰다.
 
한국의료사의 최대 고비였던 메르스사태에도 마찬가지였다. 병원 중심으로 바이러스가 퍼져 의료진이 사투를 벌였다. 환자를 돌보다 목숨을 잃은 의사도 있었다.
 
진료영역 외 업무공백도 의료진의 몫이었다. 간호사들이 세탁물과 의료폐기물을 처리했다. 일부는 변기, 복도까지 닦았다. 간호사 한 명이 감염돼 쓰러지면서 심금을 울렸다.
 
최근 덕분에 챌린지가 화제다. 코로나19 극복에 힘쓰는 의료진을 위한 캠페인이다. 연예인을 비롯한 각계각층 인사들이 감사를 전하고 있다.
 
이 캠페인을 고안한 주체는 바로 방역당국이다. 의료진의 노고를 알리고 감사함을 표하자는 부연도 곁들였다. 의료진 역시 감사로 화답하는 훈훈함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병원들의 속사정은 마냥 훈훈하지 못하다. 감염병과 씨름하는 사이 경영지표는 바닥을 향했다. 운영비는 물론 직원들 월급을 걱정하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자연스레 손실보상얘기가 흘러나온다. 우려스러운 부분은 과거의 기억이다. 신종플루, 메르스 등에서 겪은 정부의 표리부동이 또렷하다.
 
환자가 속출하면 덕분에를 외쳤다. 상황이 종식되면 모르쇠로 돌변했다. 학습효과 탓일까? 병원들은 이번에도 바로 그 부분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의료기관 손실보상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일부 보상금은 지급되기도 했다. 경영난 해소를 위한 융자지원금도 2배 이상 책정했다.
 
정부는 과거와는 다를 것이라고 호언장담 한다. 분명 의지도 있어 보인다. 그럼에도 병원들의 불만과 불신은 여전하다.
 
감염병 전담병원 진료수입은 96%까지 줄었다. 확진자에게 병상을 내어준 병원들도 30% 이상 진료수입이 감소했다. 개원가 경영지표도 초토화다.
 
의료기관 경영난과 함께 의료인들의 일자리 위태로움도 커졌다. 무급휴가, 임금삭감은 양반이다. 구조조정 칼바람이 매섭다. 그렇다고 병원을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병원과 직원들은 공히 정부를 향해 활시위를 당겼다. 정부의 토사구팽(兎死狗烹)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코로나19 사태 역시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다.
 
결코 대가를 바란 헌신이 아니었다. 그래서 더욱 서럽다. 포상까지는 기대도 안한다. 보상만이라도 제대로 이뤄지길 바랄 뿐이다.
 
일각에서는 더 이상은 힘들다는 탄식이 나온다. 다음 신종 감염병 사태에서 헌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적어도 작금의 상황에서는 말이다.
 
신종 감염병은 늘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의료진 없는 바이러스와의 전투현장은 상상으로도 끔찍하다. 그 누구도 그러한 상황을 원치 않는다.
 
하지만 그들의 노고를 잊으면 그들을 잃을 수 있다. 어쩌면 그들의 맹목적 헌신은 여기가 한계일지 모른다.
dailymed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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