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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광약품 신약, 코로나19 치료제로 등극 가능할까
임상 변경 후 8개병원 환자 모집 진행···유희원 대표, 위약 논란 극복여부 관심
[ 2020년 07월 23일 11시 45분 ]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기획 下]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대한 높은 기대감으로 후보물질 기술이전 및 생체 내 시험(in Vivo) 자료만으로도 주가가 들썩이는 상황 속에 부광약품의 국산신약 활용 임상시험 설계 변경은 민감한 이슈였다.

그러나 회사가 이런 위기를 잘 극복해 임상 2상을 완료하더라도 조건부 3상 허가를 받은 일, 그리고 시판할 경우 과연 코로나19 치료제로서 얼마나 사용될지 등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실정이다.

부광약품은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에 제기된 이 같은 의문들에 대해 "이번 임상시험 변경은 많은 변수를 고려해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해서 내린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부광약품은 대조군을 클로로퀸에서 위약으로 바꾼 것과 관련해 임상시험 진행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현재 임상시험이 프로그램대로 순항 중"이라고 답했다.

임상시험을 진행할 때 가장 큰 어려움은 환자 모집인데, 일반적으로 감염병 환자들의 경우 무작위로 진행되는 임상시험에서 자신이 위약군에 배치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지원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레보비르 임상 2상은 중등도(경증과 중증 사이)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데,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환자 10명 중 9명은 경증이다. 피험자 인력 풀(Pool) 자체가 회사가 생각하는 것처럼 넉넉하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대해 부광약품 관계자는 "레보비르 임상 2상은 코로나19 환자를 한꺼번에 모집한 뒤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임상 참여 의사를 밝힌 환자가 있으면 즉시 스크린한 후 피험자 조건에 부합한다고 판단되면 임상에 참여토록 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당초 세웠던 임상시험 설계가 변경됐지만 큰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 환자들도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동의 하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렘데시비르 임상 중에서도 위약 비교로 진행되는 것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감염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위약 대조군 설정 임상연구의 윤리적 사안과 관련해서는 "현재로써는 코로나19에 대한 기존 치료제가 없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당뇨, 고혈압 등과 같은 만성질환과 달리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환자의 경우 위약을 썼다가 치료 시기를 놓쳐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임상시험과 관련해 윤리적 문제가 딜레마처럼 따라다닌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 가정의학과 A교수는 "당뇨나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할 땐 환자 생명과 직결된 이벤트가 없다. 하지만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은 임상기간 동안 나타날 수 있는 변수가 많다보니 가급적 비교약을 대조군으로 설정한다"고 말했다.


부광약품도 이런 사항을 고려해 위약 대조군 선정과 관련된 임상시험 계획을 일부 보완했다. 원래 계획했던 위약 복용자 수를 줄이고,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레보비르 임상 2상은 총 60명의 코로나19 중등도 환자를 대상으로 8개 대학병원에서 진행하고 있다"며 "당초 비교약 환자군 30명, 시험약 환자군 30명으로 분류했지만, 임상시험 설계가 바뀌면서 위약 20명과 시험약 40명으로 조정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중등도 환자들은 입원을 하고 있어 모니터링은 가능하지만 사망 위험은 거의 없어 임상 진행에 유리하며, 단일맹검이라 임상 책임자인 의사가 환자가 복용한 약을 알고 있어 위험이 있다면 대처 역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선 국내에 코로나19 치료제로 특례 수입된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에볼라치료제 '렘데시비르'를 비교약으로 선정하는 방법을 왜 선택하지 않았는지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한다.


히드록시클로로퀸과 마찬가지로 렘데시비르를 대조약으로 선택하면 레보비르가 이 약제보다 비열등하다는 점만 입증되면 충분히 치료제로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좋다는 결과가 나오면 홍보 효과는 극대화되고 국산신약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


그러나 부광약품은 렘데시비르의 경우 정맥주사제로써 경구제인 레보비르와 제형이 달라 비교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히드록시클로로퀸처럼 약효에 대한 의혹이 또 제기되면 임상시험이 지체될 우려가 있어 불가피하게 위약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대조군 선택 시 임상 참여 전문의들과 여러 가능성을 고려했지만, 현재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된 약은 아직 여러모로 불안한 측면이 있이 제외시켰다"며 "렘데시비르의 경우 혈액에 직접 약을 투약하는 주사제이기에 경구제와 동등 비교가 어려워 약효를 가장 효과적으로 증명하는 방법이 위약 대조군 설정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환자 60명 데이터로는 약효 제한적 입증…식약처, 조건부 3상 허가여부 촉각 

이런 과정을 거쳐 임상 2상을 마무리하더라도 '조건부 판매 허가'라는 높은 관문이 남아 있다. 자본과 시간을 들여 임상시험을 진행한 이유는 바로 레보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출시하기 위한 것이다.

조건부 판매허가는 임상 2상을 마친 신약 후보물질에 대해 임상 3상 돌입 조건으로 시판을 승인하는 제도다. 조건부허가와 신속허가는 임상1상·2상 결과와 함께 사회적 필요, 사안의 시급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그런데 레보비르의 경우 임상 참여 환자 수가 적어 임상 2상 결과가 우수하게 나오더라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데이터로 볼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임상 2상은 코로나19 중등도 환자 60명(위약 포함)을 대상으로 한다.

실제 식약처도 조건부 판매허가 신청 시 심사 과정에서 모집 환자 수나 질환별 특성, 임상 디자인 등을 면밀히 검토해 약제 안전성 및 유효성을 판단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조건부 허가 신청이 들어오면 내부 인력이 모두 달려들어 허가심사를 진행할 채비를 갖췄다. 그러나 사람 생명과 관련된 의약품이기 때문에 질환 특성, 임상 환자 수 등에 근거해 임상 결과가 유의미한 데이터인지, 약효를 충분히 입증했는지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임상 환자 수가 많을수록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물론 임상 디자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임상 2상에서 100명 이하는 환자 수가 적은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즉, 현재 임상 참여 환자 수로는 규제기관의 허가심사 장벽을 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만약 넘는다 하더라도 의료진이 환자에게 이 약을 처방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있다.

수도권 소재 대학병원 내과 B교수는 "희귀질환의 경우 환자 수가 워낙 적다보니 임상 환자가 수십명이더라도 임상 데이터 신뢰도를 인정해 주지만, 만성질환의 경우 2상 임상 때 200~300명 혹은 더 많은 환자들이 참여하는 일이 다반사"라고 했다.

그는 또 "코로나19 치료제가 전무하고 기존 치료제를 약물 재창출로 활용하는 것이니 위험성이 크진 않지만 6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가 얼마나 유의미하다고 평가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며 "허가 받아 실제로 시판이 되더라도 환자에게 자신있게 투약을 권하는 의사가 얼마나 될지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에도 부광약품 간염약 레보비르가 국내 1호 코로나19 치료제로 등극해 국산 신약의 저력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감도 공존한다.

여기에는 현재 부광약품 대표인 유희원 사장의 이력이 근거한다.

유희원 대표는 R&D연구원 출신으로 임상시험 관련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 20억에서 30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코로나19 치료제로서의 레보비르 개발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boh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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