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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헌신한 의료진에 찬물 끼얹은 정부”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
[ 2020년 08월 01일 06시 22분 ]

코로나19 감염증은 강한 전파력으로 전 세계를 공포에 빠뜨렸다.

각 국가는 대응전략에 따라 상이한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지난 사스와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그동안의 경험과 교육을 바탕으로 위기 사태에 의연하게 대처하며 성숙한 모습으로 잘 이겨내고 있다.

초기에 엄중한 감염원 차단이 이루어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대한민국의 방역과 의료시스템의 우수성은 틀림없이 인정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의료진과 보건의료종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감염 위험은 물론, 언제든 폐업이나 휴업을 할 수 있는 경제적 위기에도 묵묵히 환자 진료에 임했다.

코로나19가 조속히 종식되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아직도 계속 되고 있다. 가을이 되면 대유행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어 한시도 소홀할 수 없다.

하지만 진료일선에서 헌신하고 있는 의료진들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망이 견고한지는 의문이다.

마스크 한장으로 싸워온 의료진에 돌아온 건 ‘법적 처분 위협’


코로나19가 창궐했던 초기에는 의료진은 보호 마스크 한 장의 얄팍한 방어막만 믿은 채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걸어가듯 했고 그 마스크조차도 구하기도 어려웠다.

대구시와 경상북도지역의 확산으로 인해 의료시스템 붕괴가 우려될 때 많은 의료진이 위험을 각오하고 자발적으로 그 지역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대구 경북지역이 안정화 된 후에 약속한 의료진 수당 미지급의 소란이 있었던 것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 외에도 의료진의 사기를 꺾는 일들은 반복됐다.

검체채취를 하는 의료진에게 전신보호복 착용 대신 가운을 입도록 하는 중앙방역본부 지침에 따라 작성됐다는 공문은 의료진을 사지로 모는 행위나 다름없었다.

정부와 대구시에서는 요양병원이 초기부터 자발적인 감염차단 조치에 총력을 기울이며 만전을 기하고 있었음에도 결과가 나쁘면 의료진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고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협박이 이어졌다.

경기도는 코로나19 감염자의 접촉자 명단을 누락했다며 분당에 있는 병원을 형사 고발하고 손해배상 청구를 고려한다고 발표했다.

성남시는 일반 의료기관 939곳에 중국에 다녀왔다는 이유만으로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진료 요청을 거부할 경우 행정처분 및 고발 조치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일련의 행보로 미루어 봤을 때 정부나 지자체는 코로나19가 끝나면 많은 병원과 의사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고 행정처분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명문화 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사명감으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는 의료진의 공분을 야기한 조치에 대해 추후에는 반복되지 않도록 검토와 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혼란스런 감염병 사태인데 원격의료·공공의대 논의···“의료진 사기 저하”

한편 이처럼 의사들이 전염병과 사투를 벌이는 가운데 의료계의 힘을 빼는 정책적 논의는 속도를 더하고 있다.
수년 간 문제점이 있어 진행이 되지 못했던 원격의료 도입과 설립 뿐 아니라 운영에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공공의대 설립추진이다.

의료의 정책 변경은 국민의 생명권과 직결되므로 부작용 등의 문제점을 충분히 논의하고 결정을 해야 하는 중차대한 것인데 혼란스런 상황에서 급작스럽게 논의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것이다.

코로나 사태 중 정부는 한시적으로 부분적인 원격의료를 허용했다.

그러나 전시의 진료는 평상시와는 전혀 다른 것이며 상황에 따른 변칙 진료가 허용되는 것으로 의료접근성이 뛰어난 우리나라에서는 원격의료는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해묵은 원격의료 도입과 공공의대 추진에 대해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 없이 국민이 위험해 빠진 위기상황에서 그토록 급박하게 밀어붙여야 하는지 이해하기가 힘들다.

종식되지 않는 전염병과 계속 싸워야 하는 의료계 피로도는 위험수위에 이르렀다.

다른 것에 힘을 허비하지 않고 진료와 방역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야 한다. 긴급한 시국에서 원격의료나 공공의대 논의는 우선 중단해야 한다. 

오히려 급하게 논의가 필요한 것은 외국에서도 부러워하는 현재의 의료시스템을 유지하고 의사들이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과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코로나 발병 후 일반 의료기관에게 감염병 관리에 필요한 시설과 비용을 지원한 적이 없다.

코로나 감염증 환자가 다녀간 의료기관들은 병원 폐쇄 뿐 아니라 낙인효과로 인한 환자감소로 경영 악화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정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내놓은 대책에는 의료기관 생존을 보장하는 속 시원한 지원책은 없다.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각종 보상 대책으로 항공사 수천억원 지원, 해운업 임대료 면제 세금 혜택, 화훼농장 지원, 숙박업에 재산세 감면 등 많은 발표가 있었지만 의료계에 대한 확실한 지원책은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정부는 건강보험 선(先) 지급 후 정산토록 한 지원책을 실시했지만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경영의 어려움으로 정산 시기를 연기해야 한다는 요청에 단지 한달만 연기가 돼 7월부터는 어려움에 바로 직면하게 된다.

정부의 턱없이 적은 예산 지원책과 융자사업의 대출자격 제한 등 충분하지 못한 대책으로 병의원이 위기에 봉착해 있다. 결국 직원들의 인력 감축과 병원 부도나 의사 파산으로 이어질 것이 우려된다.

진료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감염위험, 자가 격리나 폐업 등에 대한 최소한의 생계유지 및 병원 유지를 위한 경영 지원책 등 대책을 마련해 국민의 건강권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시급하다.

의료진이 적극적으로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일선의 의료진과 의료기관을 지원, 보호하고 그 과정에 생기는 피해를 구제하는 합리적인 지원책을 조속히 내놓아야 한다.

팬데믹 전염성 질환은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의료기관이 전염병에 적극적으로 대항할 수 있도록 대응전략을 수립하여 세계 최고의 완전한 방역과 의료시스템이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정부의 현실적인 지원을 기대한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여름호(7월초 발간)에 게재된 칼럼입니다.]

dailymed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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