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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과 합의 이뤄낸 의료계 '자중지란(自中之亂)' 우려
극적 타결 후 최종합의문 서명하자 내홍 가열···젊은의사들 거센 반발
[ 2020년 09월 05일 05시 47분 ]

<사진제공 연합뉴스>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대한의사협회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극적 합의로 일단락 될 듯 보였던 의사들의 파업 투쟁이 내홍으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젊은의사들은 본인들이 배제된 상태로 합의안이 도출됐다고 지적하며 독단적으로 정치권과 합의를 진행한 대한의사협회 집행부를 맹비난 했다.


더욱이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의대교수들은 물론 개원가에서도 젊은의사들 목소리를 져버린 의협 행보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어 자중지란(自中之亂)의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최대집 의협회장은 여당과의 합의문 서명 직후 “젊은의사들의 숭고한 투쟁에 경의를 표한다. 이제 조건 없이 진료현장으로 돌아가 달라”고 호소했지만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는 “협약 소식에 많은 우려가 있고, 젊은의사들의 당혹감도 알고 있다”며 “설령 오해와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더 나은 방향을 선택하는 게 협회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미 고발 조치 된 전공의를 비롯해 복지부가 고발을 미루고 있는 수 백 명의 전공의, 오늘을 마지막으로 시험 기회를 잃게 될 의대생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젊은의사들의 반발은 거셌다.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과 합의문에 서명한 최대집 의협회장은 오후 1시 보건복지부와도 서명식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전공의들의 저지로 행사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전공의 수 십명은 이날 합의문 서명식이 열릴 예정이었던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모여 최대집 회장과 박능후 장관의 진입을 막아섰다.


결국 복지부는 안전을 우려해 협약식 장소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서울정부청사로 변경했고, 의협회장과 복지부 장관은 장소를 옮겨 서약식을 마무리했다.


지난달 21일 이후 보름 만에 파업 철회가 결정됐지만 투쟁을 주도했던 젊은의사들이 이번 정책 이행 협약에 반발하면서 의료계의 단체행동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 “단체행동 중단 결정은 우리의 몫”
- 최대집 회장 탄핵안 발동 등 파장 확산
- 의대교수들도 일단은 제자들 옹호


대한전공의협의회 박지현 회장은 “젊은 세대답게 과거와 다른 방법으로 계속 투쟁하려 한다 응원의 마음으로 지켜봐 달라”라며 파업 강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단체행동 중단은 우리가 결정할 일이다. 휘둘리지 않겠다”며 “독단적으로 행동하지 말고, 감정에 휘둘려 행동하지 말아달라. 믿고 기다려달라”고 덧붙였다.


대한전임의협의회 역시 “정부 발표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합의는 진행 중이나 타결은 사실이 아니다. 파업 및 단체행동은 지속한다”고 밝혔다.


선배의사들도 이들에게 힘을 실었다. 특히 일부 직역단체에서는 최대집 회장 탄핵을 제안하는 등 비난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젊은의사들이 동의하지 않는 합의안에 반대한다”며 “최대집 회장이 이를 강행한다면 탄핵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젊은의사들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소청과의사회는 이날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에 최대집 회장을 비롯한 의협 집행부 전원에 대한 불신임결의신청서를 제출했다.


집행부는 회원권익을 보호하고 협회의 명예를 수호할 막중한 책무를 지고 있음에도 이번 독단적 합의를 통해 회원의 중대한 권익에 위반되는 행위는 했다는 것을 탄핵 이유로 제시했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대한병원의사협의회 역시 “최대집 회장의 합의안 서명은 힘든 투쟁을 이끌어온 젊은의사들에 대한 명백한 배신행위이고, 전체 의사회원들을 우롱한 기만행위”라고 비난했다.


제자들의 단체행동에 든든한 후원자를 자청했던 교수들 역시 의협과 젊은의사들의 반목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일단은 제자들의 입장을 옹호하는 분위기다.


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이광웅)는 일단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4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던 외래진료, 수술 축소, 피켓시위 등의 단체행동을 모두 보류했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는 전공의 보호가 최우선 과제인 만큼 모든 상황을 제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 방향으로 전개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광웅 위원장은 “아직 합의서 작성 과정에 대한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이 되지 않아 공식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추이를 좀 더 살펴 보면서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원가는 신중론을 견지했다. 합의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의협과 전공의들의 반목이 조속하게 해소되길 바란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보였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은 “의사협회 산하단체인 만큼 입장을 표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의협과 젊은의사 비대위가 서로 만나 대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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