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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뉴노멀, 희귀질환은 치료 시간 단축이 관건"
연세의대 홍그루 교수
[ 2020년 09월 07일 05시 43분 ]

파브리병 환자인 정모씨(40대, 남)는 올해 2달째 정기 진료 일정을 미웠다. 10여 년 전 파브리병을 진단받은 후 2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효소대체요법(ERT)으로 치료를 받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병원에서 혹 감염이 될까 우려가 되는 까닭이다.
 

정씨는 “파브리병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기도 하고, 치료를 받지 않으면 장기들이 점차 망가진다는 소리를 듣고 10년 넘게 치료를 거른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번 병원에 가면 거의 5~6시간 정도를 병원에서 보내는데, 마스크를 쓰고 종일 병원에 있는 것도 고역이고,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을까 불안한 마음에 정기 진료 일정을 미루고 있는 것”이라고 불편을 호소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의료계가 더욱 분주해졌다. 코로나19 이후의 뉴노멀(새로운 표준) 시대에 적합한 헬스케어 시스템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원격진료와 감염병 관리 등과 함께 헬스케어 분야에서 뉴노멀 시대를 준비하며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바로 ‘희귀질환’ 영역이다.


“진행성 질환 파브리병, 뉴노멀 시대 적합한 치료 방법 고려돼야”

파브리병은 알파-갈락토시다아제 A(alpha-galactosidase A)’ 효소의 결핍으로 세포 내 당지질(GB-3)이 축적돼 점진적으로 신체 조직과 장기를 파괴하는 질환이다. 


파브리병의 초기증상은 타는 듯한 통증, 피부병변 등 비교적 가벼운 편이지만 질병이 악화될 경우 신장, 심장, 뇌혈관 등에 증상이 나타나 생명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파브리병과 같이 진행성 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은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하는 만큼, 시스템의 변화가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이 때문에 코로나19가 장기화되더라도 환자들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치료를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적합한 치료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연세세브란스병원에서 ‘비후성 심근병증 및 파브리병 클리닉’을 이끌고 있는 심장내과 홍그루 교수는 “진행성 질환은 장기적인 치료를 통해 장기합병증이 진행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파브리병의 기대 수명은 평균 인구 수명과 비교해 남성 환자의 경우 7~20년, 여성 환자는 15년 단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무엇보다 조기진단이 중요하고, 이를 통한 장기적 관리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파브리병에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치료방법은 효소대체요법(ERT)이다. 이 치료법은 생화학적으로 부족한 효소를 주기적으로 공급, 세포 내 축적된 당지질(GB-3)을 감소시키는 방법으로 2주에 한 번씩 내원해 정맥주사 치료를 받는다.


ERT 치료제 중 레프라갈은 인간세포주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동물세포주를 활용한 기존 치료제와 큰 차이가 있다.


“파브리병 치료제, 환자들 점차 짧은 투여시간 선호도 높아질 것”


인간세포주를 활용한 레프라갈은 외부에서 주입된 효소의 체내 흡수가 빨라 기존 치료제 대비 투약시간이 짧고, 체내에서 자연 생성되는 효소와 동일한 아미노산 서열을 가진다.
 

이 때문에 장기간 치료 시에도 항체 형성 등 면역원성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난다. 또 투여로 인한 주입 관련 특이반응이 낮아 안전하게 투여 가능하다.


홍그루 교수는 “기존 동물세포주 기반의 ERT 치료제는 투여시간이 4시간 정도 소요되고, 투여가 원활히 되도록 전 처치 과정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간세포주 기반의 레프라갈에 대해선 “전처치 과정이 따로 필요치 않고 투여시간도 40분으로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라 바쁜 직장인이나 학생 등 환자의 투여 편의성이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내원의 두려움을 호소하고 치료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치료제 사용을 요청하는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교수는 “뉴노멀 시기 이러한 현상이 이어지면서 점차 투여시간이 짧은 레프라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치료제를 변경한 환자들에게서 만족도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고 더욱 악화됨에 따라 내원과 치료에 두려움 느끼는 환자들이 더 많아지는 부분에 대해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실제 홍그루 교수는 파브리병 분야의 세계 석학들과 함께 코로나19로 병원 방문을 꺼리는 파브리병 환자들의 걱정을 덜어주고 효과적인 치료를 지속할 수 있도록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개발 중이다.


그는 “병원이 감염을 막고 새로운 관리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환자 스스로도 정기진료 시기를 놓쳐 질환이 악화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치료에 협력한다면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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