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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없는 의사국시 사태···비정상이 현실화된 인턴
내년 2700여명 부족, 뉴레지던트 도입·임시면허증 발급·3월 실기시험 등 거론
[ 2020년 11월 17일 06시 25분 ]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기획 1] 오는 12월과 내년 1월에 있을 전공의 및 인턴 모집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월 의사 파업 종료 후 전공의들은 일상으로 복귀했지만, 개선되지 않는 수련환경과 고질적인 기피과 문제 등 의료계 내부 논란이 완전히 종결된 것은 아니다. 올해도 빅5 병원 위주의 지원 집중 현상이 여전할지, 또는 파업 사태로 촉발된 혼란이 전공의 모집 결과에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더불어 의사 국가시험 미응시로 인턴모집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이대로 가다가는 모집 인원의 10% 남짓에 불과한 지원자를 두고 병원 간 신경전이 벌어질 판이다. 의료계는 앞으로 발생할 대규모 인력공백을 우려하고 있으며, 정부도 이런저런 대안을 마련 중이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운명의 날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데일리메디가 12월 2일 전공의 모집을 앞둔 의료계 내부의 목소리를 6회 연속 기획으로 전한다. [편집자주]

전공의∙인턴 모집 연속기획 ① 다가오는 인턴 모집, 세가지 시나리오
 
의사 총파업 후폭풍으로 9월부터 두 달간 실시된 의사국시 실기시험에는 전체 의대생 가운데 446명만이 응시했다. 미응시 인원은 2726명, 86%에 달하는 숫자다.

특단의 구제가 없다면 이들은 곧 있을 필기시험을 치른 후 내년에나 실기시험에 응시할 수 있고, 2022년 1월 상반기 인턴모집에 지원해야 한다.
 
즉, 내년에는 인턴 2700명이 소화했던 만큼의 의료공백이 발생하는 셈이다. 의료계는 재응시 기회 부여를 요구해 왔으나 여론과 정부 반응은 회의적이다.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최근 부족한 인턴 수를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활용해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코로나 19가 언제 종결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대로 내년까지 빈자리를 관망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예상 시나리오 #1 ‘뉴레지던트’ 도입
 
전문가들은 ‘내년보다 그 이후가 더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이번 실기 미응시 사태는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상급종합병원 외과 A교수는 “이번 모집에 적게 지원하는 것보다 다음해에 두 배의 인원이 경쟁하게 되는 게 더 큰 문제”라며 “이번에 인턴 과정을 밟는 의대생들이 향후 5년간 같은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내과 B교수도 “매년 인턴 정원은 동일한 만큼 이듬해에 두 배를 모집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이후 병원이 레지던트 1년차, 2년차, 3년차, 4년차의 80%가 부족해지는 상황이 된다”라고 밝혔다.
 
이에 일각에서는 ‘뉴레지던트’ 도입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는 과거 인턴제 폐지안을 내놓은 복지부의 아이디어로, 전공의 수련과정에서 인턴제를 없애고 전체 수련과정을 4년으로 단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부족한 인턴 정원을 레지던트 1년차로 흡수하고 수련과정을 줄여 의료공백에 대응하는 방안이지만 당장 실행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대한수련병원협의회 신응진 회장은 “수련과정 축소는 전체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 일인데 인턴 모집이 몇 달 남지 않은 상황에서는 사실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실제 인턴 모집에 앞서 전공의 모집이 먼저 시행되는데, 당장 뉴레지던트 제도를 도입하면 현재 인턴들의 입지가 애매해질 수 밖에 없다. 또 일부 과는 3년제를 시행하는 곳도 있어 수련기간을 더 단축하기도 어렵다.

예상 시나리오 #2 임시면허증 발급

임시면허증 발급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 중 하나다.
 
신응진 회장은 “필기시험 후 임시면허증을 발급하는 방법도 있다”고 제안했다. 필기시험에 합격한 의대생들에게 임시면허증을 발급해 우선 인턴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이탈리아는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자 의대생들에게 임시면허증을 주고 진료를 하게 한 바 있다”며 “실기시험에 합격해 정식 면허증을 받기 전까지 임시면허증을 통해 인턴을 허가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이 역시 과거 인턴제 폐지 논의 당시 인턴이 담당하는 술기를 임상실험 학생이 할 수 있도록 임시 의사면허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으로 언급된 바 있다.
 
당시 의대생들 가운데서는 찬반 의견이 비슷했다. 그러나 이는 인턴 업무가 의대생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것을 우려한 데서 나온 반응이었다. 현재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큰 반대가 없을 가능성도 있다.
 
임시면허증 도입의 경우 문제는 여론의 반응이다. 실기시험 재실시에 대한 반대 여론도 여전한데, 실기시험을 치르지 않은 채 현장에 도입되는 인턴에 대한 거부감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1년간의 유예라는 의미도 있지만, 어찌됐든 법으로 정해진 시험을 거치지 않고 부여되는 면허에 대한 당위성 문제도 있다.
 
예상 시나리오 #3 실기시험 재실시
 
가장 확실한 대안은 실기시험을 한 번 더 치르는 것이다. 대부분의 의대생들이 실기시험을 보지 않았지만 이와 관계없이 인턴 모집 정원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1월 이후에라도 실기시험을 재실시하고, 시험을 치른 의대생들이 하반기 인턴 모집에 지원하면 인력공백 사태는 최소화 할 수 있다. 전공의 모집이 끝나고 이들이 병원에서 수련을 시작하는 3월경이 적절하다.
 
다만 하반기 모집 또한 공백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신응진 회장은 “가을에 추가모집을 통해 인턴이 들어오더라도 6개월의 공백이 생긴다. 9월에 모집한다고 가정하면 이듬해 8월까지 수련을 해야 하는 만큼 전공의 수련을 그 다음해에 해야 하는 것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결국 한시라도 빨리 실기시험이 재실시되는 방법 밖에는 없다. 여전히 묵묵부답인 정부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그전까지 전국 수련병원들은 속을 태울 수 밖에 없다.

C대학병원 관계자는 “1년 쉬겠다는 학생들은 거의 없다. 실기를 다시 보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많지만 드러내놓고 말하지 못하는 것 뿐”이라며 “의료공백에 대한 문제를 최대한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jha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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