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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 시동 거나
서울아산병원 의료데이터 활용·200억 투자 유치···개인정보 등 선(先) 해결 필요
[ 2020년 11월 19일 05시 33분 ]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이 미래성장동력으로 바이오, 인공지능(AI), 에너지를 지목한 가운데 의료데이터 활용을 위해 설립된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에 대한 투자도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현대중공업그룹 이사회는 지난 9월 ‘미래위원회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부사장이 직접 위원장을 맡았다.
 
미래위원회 TF는 젊은 직원들의 신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특히 바이오, AI, 에너지 분야에 역점을 두고 신사업 방향을 골몰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행보라는 분석이다.

바이오 부문에서는 아산재단 산하 서울아산병원의 의료데이터를 활용한 사업을 검토 중이다. 진료기록 빅데이터를 구축해 의료서비스 질(質) 향상을 도모한다는 그림이다.
 
예를 들어 환자 질환적 특성에 따라 어떤 치료법이 효과적이었는지 빅데이터를 축적하면, 이후 유사한 특성을 가진 환자를 진료할 때 가장 적합한 접근법을 찾는데 참고할 수 있다.
 
사실 현대중공업그룹과 서울아산병원은 이미 동일한 내용의 의료데이터 사업을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해 1월 현대중공업지주는 서울아산병원,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손잡고 의료데이터 전문회사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를 설립했다. 
 
공동대표이사는 권기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이사와 김종철 현대중공업지주 신사업추진부문장(상무)이 맡았으며, 서울아산병원에서는 김영학 빅데이터센터소장(심장내과)가 사외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의료정보 상업화 반대하는 시민단체…사업 전개 조심스러운 병원
 
하지만 ‘국내 대표 의료정보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포부로 시작한 회사는 설립 2년이 가까워지도록 이렇다 할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는 현재 서울아산병원 연구시설인 아산생명과학연구원 내에 사업본부를 마련, 운영 중이다. 하지만 직원 수도 3명 밖에 되지 않는 등 본격적인 활동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사업 추진이 더딘 이유는 환자 의료데이터를 둘러싼 개인정보 보호 이슈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설립 당시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는 서울아산병원이 익명화된 진료기록을 제공하면 파트너사(카카오)가 데이터를 구조화하고 플랫폼을 구성한다는 사업모델을 제시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각 병원이 안전하게 의료데이터를 가공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하지만 민감정보인 의료정보를 익명화하는 기술이 불완전하다는 지적이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계속 제기되는 상황이다. 
 
당사자 동의 없이 질병 정보를 상업적으로 수집·이용할 수 있게 한 일명 ‘데이터3법’이 지난 8월부터 시행됐지만 최근 참여연대는 이 법이 개인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정보주체인 환자가 자신에 관한 정보의 보호를 위해 정보가 언제,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알려지고 이용되도록 할 것인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또한 가명 정보라 해도 다른 개인정보와 결합하면 쉽게 개인을 특정해 보안 측면에서도 문제가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의료정보 활용을 둔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최대 의료기관인 서울아산병원이 먼저 나선다면 그 파장이 적잖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정보 관리 플랫폼 vs 병원 소유 의료데이터
 
의료데이터 활용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의료데이터를 신사업 청사진에 담은 현재중공업그룹이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를 어떻게 키워나갈지 의료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서울아산병원은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 사업 내용과 관련해 ‘진료기록(데이터) 자체가 아닌 진료기록을 관리하는 플랫폼을 개발해서 상용화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의료 빅데이터와 관련한 사업모델 가치는 이를 관리하는 플랫폼보다는 방대한 데이터 자체에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가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다면 병원이 소유한 의료데이터 자체를 수익화하고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의 기업가치는 약 2000억원으로 추정됐다. 또 한 대형금융투자사는 데이터3법이 통과 이후 추진해오던 투자와 관련, 200억원대 정도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자체의 수익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아산병원이 가진 막대한 의료데이터가 고평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 아산카오메디컬데이터 관계자는 “아직 외부에 발표할 만큼 구체적인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다”며 “신규 투자 유치에 대한 논의는 계속되고 있지만 결정된 바는 없다. 사업 방향이나 대규모 투자가 있다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mut@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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