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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기능 저하 어르신, 조기 치료시 증상 많이 개선"
이승연 인천의료원 과장
[ 2020년 11월 19일 15시 05분 ]

[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치매는 환자 뿐 아니라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 역시 경제적, 신체적, 정신적 부담을 공유하는 질환이다. 치매가 진행될수록 이러한 부담은 가중되기 때문에 질환을 조기 발견하고 치료할수록 부담은 크게 줄어든다. 치매 조기발견과 치료가 치매환자와 가족들에게 가져다주는 혜택을 확인하기 위해 일선에서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인천의료원 이승연 과장(정신건강의학과)을 만났다. 이 과장은 치매를 비롯한 우울증, 정신분열증, 노인정신장애를 전문으로 진료하며 지역사회 치매통합관리시스템 개발과 뇌(腦) 노화방지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편집자주]
 

Q. 치매 치료제가 없는 현 상황에서 최선의 치료 방안은 무엇
A. 현재까지 가장 이상적인 치매 치료는 조기 발견 및 조기 치료를 통해 치매 초기 단계부터 증상 악화를 최대한 늦추고 예후를 관리해나가는 것이다. 대표적인 치매 약물인 도네페질을 포함해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 메만틴 총 4가지가 있으며, 치매의 약물 치료는 증상 악화 지연  및 인지기능 개선 , 일상생활 수행능력 유지  및 이상 행동 감소에 도움을 준다.
효과적인 치매 치료를 위해서는 매일 꾸준히 약물을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약물 치료를 시행할 때 효과성과 함께 고려해야 하는 부분 중 하나가 복용 편의성이다. 꾸준한 치료를 위해서는 약물 복용을 단순화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간혹 정제 복용이 어려운 환자의 경우 패치제 등의 제형을 활용할 수 있다.


Q. 치료에 있어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치매를 의심해볼 수 있는 초기 증상은 어떤 것이 있는지 
A. 일상생활에서 치매를 자가진단 해볼 수 있는 ‘치매 자가진단 체크리스트’가 있어 이를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약속을 잡아 두고 잊어버리고, 메모를 봐도 기억나지 않는 경우, 친숙한 이름을 떠올리지 못하는 등 기억력 저하를 스스로 점검해볼 수 있다. 또 과거에는 사회성과 판단력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어려움이 없었는데 최근 모임에서는 민망한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등 판단력이 흐려지는 상황이 나타났을 때 치매를 의심해볼 수 있다. 요리를 할 때 음식 맛이 많이 변했다든지 운전에 어려움을 겪는지 등을 주의 깊게 봐주면 좋다.
 

Q. 치매 조기 발견 및 조기 치료시 어떠한 혜택이 있는가
A. 치매 초기부터 약물 치료를 시작할 경우, 5년 뒤 치매 환자의 요양시설 입소율은 약 55% 가량 줄어들 뿐 아니라 치매 환자의 가족은 환자를 돌보는 데 있어 8년간 약 7900시간의 여가시간을 더 누릴 수 있으며 약 6700만원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Q. 조기 발견 및 치료를 통해 환자의 예후가 드라마틱하게 바뀐 사례가 있는지
A. 치매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경우 드라마틱한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치매가 의심되는 어르신 중에서 치매 검진을 했을 때 다른 이상 증상을 감지하고 치료해 인지기능이 개선된 경우가 있다. 이 외에도 치매안심센터에서 촉탁의로 활동하며, 치매 환자는 아니지만 인지 기능이 다소 저하된 어르신에게 치매 예방에 대해 조언 드린 후 어르신께서 이를 꾸준히 실천해 실제로 인지기능이 개선된 사례가 있다. 금주와 꾸준한 운동 등을 실천한 이후 어르신의 인지기능이 개선됐음을 확인했으며, 이는 치매안심센터에서 촉탁의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 중 하나다.


Q. 국내 치매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인구 고령화 외 어떤 요인이 작용했다고 보는가
A. 치매 검진 수검률 향상으로 인해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과거에는 치매 환자를 병원에 모시고 오는 경우 이미 치매 말기에 도달했거나 적어도 중등도 이상인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치매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보호자들도 비교적 이른 시기에 환자를 병원에 모시고 온다. 또한 의료 수준이 높아지면서 치매 진단 이후 예후가 잘 관리되어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진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아이로 돌아가는 치매 초기, 부모와 추억 쌓을 기회"
“치매 조기발견 후 초기 약물치료, 환자 요양시설 입소율 절반 이상 줄여”

“전국 256개 치매안심센터 큰 역할, 주거 위한 치매안심마을 자리매김하길 희망”

"치매 주거모델·노인장기요양보험 좀 더 촘촘해져야"

Q.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내원하는 환자가 줄어들었을 것 같은데, 변화가 있는지
A. 연계된 지역 내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선별검사를 받은 분들이 감별진단을 위해 방문하고 있어 큰 차이는 없다. 2017년 치매국가책임제가 시행되면서 전국에 256개의 치매안심센터가 설립됐다. 인천의료원은 2018년에 인천 연수구 치매정신통합센터 위탁운영을 담당했으며, 현재는 인천광역시 동구와 미추홀구 치매안심센터에 촉탁의를 파견하고 있다. 치매안심센터는 60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치매선별검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선별검사를 통해 인지저하로 분류된 어르신은 연계된 병원에서의 진단검사를 통해 치매 여부를 진단받게 된다.


Q. 해외 보건 선진국과 국내의 치매 치료 및 관리,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 등을 비교해본다면
A. 단순히 일직선상에 놓고 비교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는 그 어느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는 좋은 의료보험제도가 있기 때문에 의료적으로는 이미 충분한 시스템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다만 고령화 사회에 대한 준비가 아직 미흡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르신들이 지내시기에 적합한 주거모델이나 치매 어르신들께서 생활해도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사회적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치매안심센터에서 주력하고 있는 사업 중 치매안심마을이 있는데 이 부분이 잘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Q. 치매국가책임제가 이미 순항 중이기는 하지만 더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A.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좀 더 촘촘해지고 세분화되면 좋겠다. 치매 환자와 가족들이 많이 이용하고 의지하는 제도 중 하나가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란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으로 인해 독립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운 노인에게 신체활동 또는 가사활동 지원 등의 장기요양급여를 제공해 생활안정과 더불어 가족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시행하는 사회보험제도다.  치매로 진단 받은 이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통해 주간보호센터나 요양기관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나, 초기 치매 환자의 경우 이러한 시설의 도움을 받기 전까지 이용할 수 있는 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Q. 환자나 가족들에 대한 당부가 있다면 
A. 치매는 ‘성인이 아이로 돌아가는 병’이다. 아이가 유소년인지, 영유아인지에 따라 부모 관심과 손길이 필요한 정도가 다르듯 질환의 진행 정도에 따라 보호자들이 느끼는 부담에도 차이가 있다. 초기 치매가 ‘유소년기’ 상태로 돌아간 것이라고 본다면, 유소년기일지라도 의식주 전반에 걸친 관심이 필요하기 때문에 보호자들은 돌봄 부담을 느낀다. 증상이 악화될수록 환자는 유소년기에서 영유아기로 돌아가며 생활 전반에 걸쳐 보호자의 손길이 필요해진다. 환자가 식사할 때는 식사 보조가 필요하고, 목욕이나 위생 관리 등에도 생활 보조가 필요해지는 등 환자 스스로의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치매가 악화된 이후 ‘영유아기’가 아닌 치매 초기의 ‘유소년기’ 상태로 가족들과 최대한 오래 즐긴다면 즐거운 시간을 충분히 보낼 수 있다. 치매를 순수한 부모님과 함께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시기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치매에 걸린 부모님은 비록 명시적인 기억을 잃을 지라도 마지막까지 자식에 대한 사랑은 잊지 않는다.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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