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의협회장 결선투표···물밑 '합종연횡' 촉각
투표율·부동층 표심 향배 등 초미 관심···타 후보 지지층 '흡수' 관건
2021.03.22 05:2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가 임현택, 이필수 두 후보 간 경쟁으로 압축됐다. 처음 결선투표제가 도입된 이번 선거는 예상대로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음에 따라 오는 26일 종료될 결선투표 결과에 따라 두 후보 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1주일 동안 두 후보는 타 후보가 득표한 1만여 표를 흡수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단,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경고한 것처럼 해당 기간 동안 지지 선언 등 선거 활동이 불가능한 만큼 후보들의 고심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메디는 1차 투표결과 등을 토대로 2차 투표의 관전 포인트를 분석해 봤다.
 
의료계 총파업 영향? 최고 투표율 기록 ‘52.67%’ 의미
 
우선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은 투표율 ‘52.67%’ 의미다. 이번 선거에는 유권자 4만8969명 중 2만5796명이 투표했는데, 이는 의협 회장선거 직선제 전환 이후 최고 수치다.
 
제38대 회장선거에서는 총 유권자 3만6083명 중 1만449명(48.9%), 제39대 회장선거에서는 총 유권자 4만4414명 중 1만3780명(31%), 제40대 회장선거에서는 총 유권자 4만4012명 중 2만1547명(48.9%) 등이었다.
 
의료계 종주단체 회장선거에 대한 회원들의 관심이 들락날락한 가운데, 투표율이 마의 ‘50%’를 넘겼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지난해 의료계 총파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 되는데,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등 의사인력 확대는 의료계 공분을 샀다.

더욱이 의협 회장선거 중 의사면허 취소 및 재교부 결격기간 강화 등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하면서 투표율 제고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요컨대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의료정책이 의료계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자연히 대 정부 협상을 주도할 의협의 리더를 선출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의료계 한 원로는 “의료계 총파업, 의사면허법 등이 의협 회장 선거 1차 투표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점은 재론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1만 표 향배, 협상 or 투쟁 누가 잘할지 여부 판가름 
 
투표율 52.67%의 함의는 정부와 협상을 하든, 투쟁을 하든 더 이상 밀리면 안된다는 일반 회원들의 의지를 노정한다. 임현택 후보(1번), 이필수 후보(2번) 등 양 후보를 사이에 둔 회원들의 표심도 여기에 맞춰질 전망이다.
 
양 후보 모두 선거기간 내내 공히 성공한 대 정부 협상 혹은 투쟁을 주장했다.

임현택 후보는 지난 12일 있었던 토론회에서 지난 201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개최한 ‘인플루엔자 간이검사 건보 적용’ 포럼 행사장 단상에 난입해 드러누운 것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단상 앞에 드러누운 것은 의사에게 불이익 되는 짓을 할 때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독감 간이검사는 소아과 비급여였던 예방접종이 국가사업으로 편입된 후에 소아과에 거의 유일하게 남아 있는 비급여 항목이었는데, 심평원은 문재인 케어를 하면서 관행 수가의 70%만 인정해주겠다고 했다....(중략) 소아청소년과·가정의학과, 이비인후과, 내과 등은 무조건 피해다. 비급여인 이 검사를 지킴으로써 소청과 등이 유지될 수 있는 기반을 지켰다.”
 
이필수 후보는 본지가 실시한 긴급현안인식조사에서 지난 2020년도 수가 협상에서 의원급 수가 인상률 ‘2.9%’를 받은 것을 대표적인 성과 중 하나로 꼽았다.
 
“지난 3년간 세 번의 수가 협상 중 본인이 의협 협상 단장을 맡았던 지난 2020년 협상에서 의원급 수가 인상률 2.9%를 받은 바 있다. 이는 2019년도(2.7%), 2021년(2.4%)에 비해 가장 높은 수가 인상률이었다....(중략) 당초 공단 측에서 1.5% 이하 인상안을 제시한 상황에서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 당·정·청 인사들을 수도 없이 만나서 설득한 결과였다.”
 
양 후보는 데일리메디가 진행한 긴급현안인식조사를 통해 의료법 개정안, 의사인력 확대 등 정책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임현택 후보는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한 고발 및 일부 언론중재위원회 회부(의료법 개정안), 공공의대 졸업자들에 의한 공공의료 선호 정치인·노조·시민단체 등에 대해 의료기관 이용을 보건소·의료원·시립병원 등으로 제한(의사인력 확대)을 주장했다.
 
이필수 후보는 전면적인 총파업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하겠으나 정부가 불수용 시 회원 뜻에 따라 투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했고, 정부와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반대할 것은 반대하는 등 소모적 투쟁 지양을 강조했다.
 
최종 관문, 대표성 의미 부여 결선투표제  
 
의협회장으로 가는 최종 관문을 넘기 위해서는 결선투표제를 넘어야 한다. 의협 회장의 고질적 문제인 ‘대표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의협 회장선거 최초로 도입되는 제도인 만큼, 여기에 대한 우려도 적잖다. 먼저 결선투표제 투표율이 1차 투표율에 미치지 못 할 경우 대표성 문제가 재론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의협 중앙선관위가 엄격히 금하고 있으나 탈락한 후보자의 지지 선언 등 회원들의 표심 왜곡에 대한 우려도 여전한 상황이다. 

임현택 후보는 “결선투표제 최초 도입이기 때문에 뚜껑을 열어봐야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했고, 이필수 후보도 “후보자간 연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13만 회원들의 뜻이다. 의협 발전을 위해 누구와도 함께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편 결선투표는 오는 23일부터 26일 오후 6시까지, 전자 결선투표는 25~26일 이틀 간 진행된다. 25일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26일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결선투표 개표 및 당선인 공고는 결선투표 마감일인 26일 오후 7시 이후에 나온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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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허허 03.24 16:35
    현회장 최대집이 순한맛이었다는걸 알게되는 날이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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