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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병원 오픈 의사 vs 폐업 의원 부당청구 행정처분 복지부
법원 "업무정지 위법" 판결···"부당청구액 합산에 종전 의원 운영기간 등 포함 재량권 일탈”
[ 2021년 04월 15일 05시 40분 ]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새 병원을 개원한 의사가 직전에 폐업한 의원에서 한 부당청구를 이유로 업무정치처분을 내린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의료기관 진료과목, 매출규모, 인력 등을 고려했을 때 폐업한 의원과 새 병원이 서로 동일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행정법원 14부(재판장 김정중)는 지방에서 병원을 운영하던 중 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낸 행정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손을 들어줬다.
 
앞서 2009년 A씨는 지방에서 의원을 개설해 운영했다. 이후 7년간 의원을 운영해오던 그는 2016년 폐업하고 같은 해 새 병원을 개설, 운영하기 시작했다.
 
A씨가 새 병원을 개설한지 얼마 되지 않아 복지부는 현지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대상은 2013년 7월부터 2016년 2월 사이로 폐업한 의원을 운영한 기간이 포함됐다.
 
보건복지부는 현지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A씨가 부당한 방법으로 8245만원의 요양급여비용을 보험자에게 부담케 했다며 60일 업무정지처분을 내렸다.
 
현지조사 결과, A씨는 건강검진료에 포함되는 진찰료를 별도 산정하거나 비급여대상 진료 후 요양급여비용 등을 청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A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일부 진찰료가 잘못 청구된 것은 직원 실수이며, 또한 처분의 원인이 된 요양비용 청구는 폐업한 종전 의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 변호인 측은 “처분의 원인이 된 종전 의원과 이번 사건 병원은 상이한 의료기관이므로, 종전 의원의 부당청구액을 현재 병원의 부당청구액과 합산해 산정한 처분은 위법하다”고 말했다.
 
이어 “부당금액 산정이 적법하더라도, 처분 부당금액은 대부분 종전 의원에서 발생한 것으로 사건 병원과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A씨 변호인 측은 "종전 폐업한 의원과 새로 개설한 병원급 의료기관은 구성 인력, 규모, 진료과 면에서 서로 다른 의료기관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요양기관에 대한 행정처분 책임은 개설자라고 반박했다. 행정처분을 회피하기 위해 다른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행정처분 대상은 요양기관이 아닌 요양기관 개설자 개인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행정처분 대상이 요양기관인지, 아니면 요양기관 개설자인지 양측 주장이 맞서는 가운데 재판부는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새로운 요양기관을 개설한 경우 종전 ‘부당청구 요양기관’과 실질적 동일성이 있는지 살피지 않은 채 종전 요양기관의 부당청구를 사유로 새로 개설한 요양기관에 대해 업무정지처분을 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관련 법령의 체계적 해석에 어긋난다”고 판시했다.
 
舊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르면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을 보험자에게 부담하게 한 경우, 보건복지부는 ‘해당’ 요양기관에 대해 업무정지를 명할 수 있다. 
 
같은 법에 따라 요양기관이 업무정지와 같은 행정처분을 받은 경우, 처분의 효력은 요양기관을 양수한 자 또는 합병으로 설립된 법인에 승계된다. 업무정지처분 절차가 진행 중인 때는 양수인과 새로운 법인을 대상으로 행정처분을 계속 진행할 수 있다.
 
재판부는 “요양기관은 요양급여를 제공하는 법인격”이라며 “요양기관에 대한 업무정지처분은 법인격이 있는 개설자에 대해 이뤄지는 것인데, 이를 근거로 처분 성격이나 내용을 ‘요양기관 개설자에 대한 업무정지처분’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당청구 요양기관’과 새로 개설한 요양기관은 인적, 물적 시설 차이로 인한 수익과 비용 구조가 비슷한 경우가 드물다”며 “두 요양기관의 동일성을 살피지 않는다면 그보다 과중하거나 과경한 처분이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처분은 전체적으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판단, 원고 청구를 받아들여 처분을 취소하라고 결론 내렸다.

행정처분 받은 '의료기관'에 대한 효력 승계 관련 법안 잇단 발의 
 
한편, 최근 국회에선 행정처분을 받은 의료기관에 대해 처분 효과를 엄격히 승계하는 취지의 개정안이 연이어 발의되기도 했다. 
 
지난 2018년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상희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의료법 위반으로 의료기관 개설허가 취소, 업무정지 처분 등을 받은 경우 해당 처분을 면탈하기 위해 처분 개시 전이나 처분 중 의료기관을 양도하는 경우 처분의 효과 승계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금년 1월에는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 간사 김성주 의원이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 3건을 발의했다. 
 
법원은 허가취소·업무정지 등의 처분을 면탈하고자 의료기관을 양도·양수하는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양수인에게 처분이 승계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mut@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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