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진단키트 일부 활용 가닥···의료계, 우려감 표출
“검사 민감도 한계로 방역 혼란 줄수 있는 상황 초래할 수도'
2021.04.19 05:3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자가진단키트 활용을 두고 정부와 의료계 간 입장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모양새다.
 
서울시는 '서울형 상생방역 추진방향'의 일환으로 자가진단키트를 활용해 노래방이나 음식점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연장을 검토했으나, 정부와 의료계 반대 등에 부딪혀 학교부터 시범사업을 우선 추진하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오 시장은 "자가진단 키트는 10분에서 30분 내외로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 수단으로 미국이나 영국, 독일 등에서는 이미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식약처에서 허가하지 않아 아직 도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가진단키트는 현재 보조적 검사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신속항원검사키트와 거의 같은 제품으로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하는 신속항원키트와는 달리 본인이 채취할 수 있도록 면봉이 포함돼 있다는 점만 다르다. 
 
면봉을 코안에 넣어 검체를 채취한 뒤 임신테스트기처럼 생긴 기기에 떨어뜨려 양성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영국은 학교, 보육시설 근무자, 학생, 학생 동거자, 재택근무 불가능한 자 등에게 일주일에 2회 분의 자가검사키트를 지급하며 체코는 10인 이상 모든 직장인 대상으로 일주일에 한 번 자가검사키트로 검사하도록 의무화했고, 슈퍼마켓, 마트에서도 판매한다.
 
반면, 우리 정부는 민감도와 특이도가 떨어져 정확도가 낮다는 문제와 의료계 반대 등의 이유로 그동안 자가진단키트를 활용하지 않았다.
 
실제, 지난해 12월 대한진단검사의학회가 코로나19 검체 80개(양성 380개, 음성 300개)로 신속항원검사의 진단능력을 분석한 결과 민감도는 29%, 특이도는 100%였다.
 
하지만 정부는 최근 확진자가 700명 이상으로 급증하는 등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자 지난 2일 ‘자가진단키트 국내 개발 동향 및 선제검사 활용 방안’을 주제로 자문회의를 개최하고 요양시설, 기숙사 등 일부 시설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정확도나 정밀성 이상으로 간편성, 접근성에 대한 고려도 필요한 상황"이라며 “대유행에 대비한 검사 확대 방안이 필요한 상황에서 자가진단키트 적용 가능성 등의 다각적인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계 "심도있는 자문과 토의 거쳐 결정해야 하고 최소기준 설정 필요"
 
하지만 의료계는 신속항원검사의 낮은 민감도를 한계로 지적하며 오히려 방역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자가진단키트 도입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본인의 SNS를 통해 "신속항원검사키트의 민감도를 50%, 특이도를 99%로 가정해 국내 유병률 0.2% 상황에서 10만명을 검사하면 환자 200명 중 100명을 '위음성(가짜 음성)'으로 놓친다"며 "이보다 낮은 민감도에서는 위음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조기진단, 조기격리가 안 되고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검사를 어디서 할 것인지, 양성이 나온 사람을 누가 어디로 안내할 것인지 혼란이 불 보듯 뻔하다"며 "허가를 내준다고 하더라도 응급실이나 선별진료소 등에서 검증을 한 후 정해진 최소 기준을 통과한 경우에 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허가가 된 이후 어떤 상황에서, 어떤 목적으로 사용할 것인지는 진단검사의학과, 감염내과, 예방의학과 전문의들의 심도 있는 자문과 토의를 거쳐서 결정해야 한다”며 “외부 압력에 의해 이렇게 중요한 사항이 쉽게 결정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정부는 다만 자가진단키트를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기존 PCR 검사를 보조하는 수단 정도로만 활용할 계획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부에서 자가진단키트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은 정기적으로 계속 검사를 받아야 하는 어린이집, 교사, 의료진에게 먼저 활용하는 방안”이라며 "음식점이나 유흥주점은 어떤 방식으로 할지 좀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가진단키트의 신뢰도가 낮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인용하며 "보조적으로는 쓸 수 있지만, 음성이 나왔다고 해서 바로 마스크 벗고 술 마시고 대화하다가 전체가 감염될 수 있다"며 "그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지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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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성권 04.20 13:07
    저는 의료계가 이해가 안됩니다.

    중복하여 크로스체크하는 방법으로 현장 상인들을 생가ㄱ해줘야합니다.

    정확도는 낮을수있지만 온도계로 확인하는것보다 한단계 상위버젼 아닌가요?

    어쩔수 없는 공연. 회합. 학교등은 온도계와 병행사용 단 한명이라도 증상자를 찾아내는 선행작업을 해야지요..

    간편 진단키트는  그말 그데로 온도계보다 한단계 레벨업된 장비라 생각해주고 중복 체크하도록 합시다.

    지금의 방역과 간편진다... 그리고 필요한곳은 정밀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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