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 국산 SGLT-2 억제제·동아 DPP-4 병용 속도
국내 제약사, 당뇨 신약 등 개발 러시···일동, 금년 글로벌 임상 1상 추이 관심
2021.05.03 05:1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신지호 기자] 국내 제약사들의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DPP-4, SGLT-2 억제제 계열에 집중됐던 신약 개발 양상이 최근 새로운 기전의 후보물질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현재 당뇨병치료제 시장을 이끌고 있는 양대산맥인 DPP-4 억제제는 혈당을 낮춰주는 GLP-1 분해효소인 DPP-4를 제한해 GLP-1의 작용기간을 연장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대표적 제품으로 자누비아, 트라젠타, 제미글로 등이 있다. 
 
SGLT-2 억제제는 포도당 재흡수를 담당하는 SGLT-2 수송체를 억제해 소변으로 포도당을 배출시켜 혈당상승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대표 품목으로 포시가, 슈글렛, 자디앙 등이 있다. 

대웅제약 이나보글리플로진 개발 속도·동아에스티 슈가논 병용 임상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국내 제약사 최초로 대웅제약이 개발 중인 SGLT-2 억제제 이나보글리플로진으로 기존 제품 대비 뛰어난 약효 및 안전성을 가졌다.

지난해 이나보글리플로진 단독요법 및 메트포르민 2제 병용요법, 메트포르민과 DPP-4 억제제의 3제 병용요법에 대한 적응증으로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
 
이나보글리플로진은 신장에서 포도당을 재흡수하는 수송체인 SGLT-2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포도당이 체내에 재흡수되지 않도록 하고 이를 소변으로 배출해 혈당을 조절한다.
 
이나보글리플로진은 지난해 공개된 임상 2상 결과에서 기존 약물 대비 우수한 혈당 강하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다. 
 
이 임상시험에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올라간 혈당 조절의 지표인 당화혈색소가 12주 동안 투여한 뒤엔 기존 SGLT-2 억제제 대비 30% 이상 더 크게 감소했다.
 
대웅제약이 향후 임상 3상 및 허가절차를 마치고 이나보글리플로진을 시장에 내놓으면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신약을 개발한 회사가 된다. 2023년 국내 발매가 목표다.
 
특히 이나보글리플로진은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최초 신속심사대상(패스트트랙) 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이번 지정으로 대웅제약은 이나보글리플로진의 임상시험을 마무리한 뒤 신약허가를 받기까지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됐다.
 
동아에스티는 자사가 개발한 DPP-4 억제제 '에보글립틴(슈가논)'과 '엠파글리플로진' 병용 효과 검증에 나섰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3월 "에보글립틴이 설포닐유레아 계열 당뇨약 글리메피리드 성분보다 심혈관계 안전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SCI급 학술지인 DOM에 게재했다.

에보글립틴은 글리메피리드 대비 심혈관계 사건 누적 발생률이 33%, 뇌혈관계 사건 누적 발생률이 59%로 유의성있게 낮은 결과를 보였으며 협심증, 심부전, 일과성 허혈성 발작의 위험 증가와는 유의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슈가논은 DPP-4 효소에 대한 선택성이 높아 적은 용량으로도 우수한 혈당 강하 효과를 나타낸다. 다른 약물의 대사에 영향이 적어 여러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만성질환 환자 복약 편의성과 순응도가 높다. 또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도 용량 조절 없이 사용 가능한 장점이 있다

한독·대원제약 등 중견사, 당뇨 복합제 개발 전력

DPP-4 및 SGLT-2 억제제 약물이 당뇨병 치료에 많이 처방되면서 이들을 하나로 만드는 기술개발이 국내에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한독은 테네글립틴(테넬리아)'과 '엠파글리플로진' 병용 시 유효성을 확인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6월부터 테넬리글립틴(DPP-4i)과 엠파글리플로진(SGLT-2i) 간의 약동학적 약물상호작용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에 착수했다.
 
대원제약도 '시타글립틴(자누비아)'과 '다파글리플로진' 복합제를 개발 중이다. 복합제 개발을 위해 최근 다파글리플로진(10㎎)과 시타글립틴(100㎎)을 만 19세 이상 성인에게 투여하는 임상을 진행중이다.

다파글리플로진은 다국적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제품인 ‘포시가’의 성분명이다. 시타글립틴은 다국적제약사 MSD(미국명 머크)의 제품인 ‘자누비아’의 성분명이다. 국내 매출액은 포시가가 300억 원대, 자누비아 패밀리가 1400억 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대원제약의 복합제 개발은 향후 자누비아나 포시가의 복제약이 다수 쏟아질 상황을 대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제약계 관계자는 "국내 당뇨약 처방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DPP-4 억제제와 신장질환 및 심장질환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라이징 스타로 떠오르는 SGLT-2 억제제 복합제를 보유하는 것은 향후 국내 당뇨약 시장 점유율 확보에 있어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복합제 개발은 신약에 비해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부담이 작으면서도 효과적으로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며 "환자 역시 한 알로 두 가지 효과를 볼 수 있는 만큼 복약 편의성이 높아져 일석이조"라고 덧붙였다
 
일동제약, GPR40 작용제 기전 신약 개발 진행 내년 임상 1상 진행 목표
 
일동제약은 조만간 당뇨병 치료 신약 후보물질 ‘IDG-16177’의 1상 임상시험을 신청할 계획이다. 

IDG-16177은 췌장 베타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GPR40 수용체를 활성화해 인슐린 분비를 유도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GPR40 작용제(agonist) 기전의 2형 당뇨병 신약 후보물질이다.

GPR40 작용제의 경우 체내 포도당 농도에 의존적으로 인슐린 분비를 유도하기 때문에 약물 복용으로 인한 저혈당 쇼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동물실험 결과, IDG-16177은 먼저 연구가 진행됐던 경쟁 물질에 비해 10배 낮은 용량에서도 더 우수한 혈당 강하 효과를 보였다. 독성문제 등 안전성 측면에서도 상용화에 유리한 결과를 얻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현재 일동제약은 독일 소재의 글로벌 제약사인 에보텍을 통해 IDG-16177에 대한 비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올해 안에 글로벌 임상 1상 시험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또 다른 당뇨병 후보물질인 ‘ID11052’은 현재 비임상 연구 중이다. 내년 안에 임상 1상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ID11052는 GLP-1R(Glucagon-Like Peptide-1) 작용제 기전의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신약 과제”라며 “GLP-1은 인크레틴 호르몬 일종으로 인슐린 분비 촉진 및 글루카곤 분비 억제를 통해 혈당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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