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직역 의사들 화합, 시간 걸려도 반드시 해야 돼'
김태진 부산시의사회장
2021.06.13 16:1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취임 후 두 달 남짓 시간이 흘렀다. 70%에 가까운 압도적 지지율로 당선된 부산광역시의사회 김태진 회장은 부산에서 20년 이상 내과를 운영하며 부산진구의사회장과 부산시개원내과의사회장을 역임하는 등 오랜 기간 의사회에서 활동을 이어왔다. 그는 취임 후 논란이 불거진 비급여 진료비 정보 공개와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정책 등을 ‘소탐대실’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데일리메디가 김태진 부산시의사회장을 만나 그간의 행보와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Q. 68.94%라는 압도적 지지율로 당선됐다. 
마땅히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하는데 감사보다는 해야 할 일에 대한 책임감이 더 무겁게 다가온다. 마지막 순간까지 이 정도로 많은 회원들이 지지해줄 것이라 예상하지 못해 결과를 보고 많이 놀랐다. 그만큼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Q. 취임 후 두 달 남짓 지났다. 어떤 활동을 했나
회장으로 해야 할 일과 현재의 문제점 파악에 주력했다. 또한 회원들과의 화합 및 소통을 위해 직접 통로를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직접 만남이 제한되는 만큼 그동안 미흡했던 홈페이지나 어플 등을 확충했다. 문서보다 접근성이 높기 때문에 통로를 열어두면 회원들 의견이나 문제 현황 등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 이전부터 문제 됐던 의료폐기물 업체 운영 또한 정상화 위해 다각도로 고민 중이다. 
 
Q. ‘국민 눈 높이에 맞는 의사상을 정립' 취임 일성 의미는
능력이 특별한 의사도 있지만 주변을 살펴보면 대부분 자신의 일에 성실히 임해 저절로 사회에 공헌이 되는 경우가 많다.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함으로써 개혁에 동참하는 것이다. 특히 요즘과 같은 코로나19 시대에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작은 일부터 시작해 저절로 존중받을 수 있는 의사상을 뜻한다.
 
Q. 투표율이 98.9%였다. 간선제임을 고려해도 매우 높다
기존에도 의사회장 선거가 있는 해에는 대의원 출석율이 95% 내외였다. 게다가 이번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방식 도입으로 평소보다 2~3% 더 높아졌다. 회장선거에 많은 대의원들이 관심을 가져 준 결과라고 생각한다. 부산시의사회 회원들의 결집력이기도 하다.
 
Q. ‘간선제’ 회장선거 방식에 대한 논의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각 시도회장 모임을 하면서 선거제도와 관련된 질문을 많이 받았다. 대의원총회에도 5~6년째 계속 관련 안건이 상정되지만 번번히 부결된다. 결정은 대의원총회에서 하기 때문에 그 판단을 존중할 수 밖에 없다. 직선제를 진행하는 다른 시도회를 보면 직선제 아쉬움에 대해 토로하는 경우도 많다. 간선제와 직선제 모두 장단점이 있다. 
 
“간선제‧직선제 모두 장단점 있어 대의원총회 판단 존중”
“의사회관 건립, 구체적 방안 마련 중이며 기회 오면 강력 추진할 계획”
"수술실 CCTV 설치 및 비급여 진료비 공개는 소탐대실 우려돼"
"회원들과 멀어지는 듯한 의사회 위상 높이고 인식 개선토록 노력"
 
Q. 오랜 기간 의사회 활동을 이어왔다. 특별한 계기나 지향점이 있나
처음에는 선배들의 권유를 거절하지 못하고 마지못해 나왔는데, 점차 많은 것을 알게 되고 욕심이 생겼다. 후배들 중 좋은 능력이 있는 친구들을 보면 사회봉사가 아닌 동료들을 위해 시간을 할애해보지 않겠냐고 권유한다. 사실은 개인적으로 시간을 뺏기고 수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아 가족들에게 미안하지만 조금이나마 동료들을 위해 의사회에서 시간을 쓰는 게 가치 있고 합당하다고 생각해서 계속 머물러 있다.
 
Q. 부산시의사회 또한 회관 건립이 숙제다. 현재 진행 상황은
건립추진위원회가 생긴 지 10년이 더 지났는데 매년 조금씩 적립하고 부지 등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지만 자금이 너무 많이 필요한 사업이라 진행이 쉽지 않다. 다각도로 준비하고 있지만 금전적 부담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꼭 회관이 필요하냐는 등 다양한 의견이 있어 여러 가지 안을 모으고 있다. 구체적 안이 마련되고 어느 정도 기회가 찾아왔을 때 강력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Q. 의사회가 지나치게 개원가 중심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협은 개원의뿐만 아니라 봉직의, 교수, 전공의 등 모두를 아울러야 하는데 그 부분이 미흡해 결국 각자의 조직을 만드는 게 아닌가 싶다. 대학병원장을 수시로 만나는 등 우리가 먼저 다가가야 한다. 부산시의사회는 집행부에 의대 교수들과 지역병원협의회 관계자 등이 활동 중이다. 모든 직역의 화합은 분명히 많은 시간 걸리겠지만 반드시 해야할 일이다. 내가 못하면 다음 회장이 이어가야 한다. 의사들 간 단합과 소통이 이뤄져야 더 큰 일을 할 수 있다.
 
Q. 최근 다시 논란이 되는 수술실 내 CCTV 설치 의무화에 대한 견해는
빈대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태우는 것과 같다. 의사도 인간이기 때문에 CCTV 설치는 진료행위 자체를 위축 시켜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만에 하나 모르는 불미스러운 일을 예방한다는 이유로 의무화한다는 게 정말 옳은 일인지 사회적 비용을 따져 잘 생각해야 한다.
 
Q. 취임 직후부터 비급여 진료비 공개가 추진돼서 논란이다
내용을 알면 알수록 누구를 위한 개정인지 알 수가 없다. 정말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개업 20년이 넘었는데 초창기에는 환자를 진료하는 게 주 업무였다. 하지만 이제는 제출 서류가 쌓이고 쌓여 초기에 비하면 분량이 10~20배 이상이다. 환자 보는 것보다 서류 작업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소탐대실이다. 이미 모두 공개돼 있고 환자들도 알고 있는 비급여 부분을 다시 공식 사이트에 올리라는 것은 과도한 의무로 환자정보 공개로 인한 더 많은 손실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
 
Q. 정책적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
진료 후에 해야 할 행정 업무가 너무나 많아 병원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못된다. 진료 외적에 신경 써야 할 불필요한 부분이 많아지고 있는 게 가장 문제다. 과거에는 진료 중 많은 환자들과 대화하면서 관계 형성이 쉬웠는데 서로 지쳐 갈수록 같이 간다는 개념이 옅어 지고 있어 아쉽다. 
 
Q. 임기 내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서울이나 부산 등 대부분의 시도의사회가 회원들과 계속 멀어져 가고 있다. 지금은 지역의사회가 '없어도 되는 단체'라고 인식하는 회원들이 많아 그런 부분을 개선하는 게 목표다. 회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확대하고 1%라도 더 만족할 수 있도록 개선해서 회원들이 다시 지역의사회를 신뢰하고 꼭 필요한 단체라고 인식할 수 있도록 내실을 다지고 있다. 회원들이 그럴 수 있는 기회를 주길 간절히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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