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멈춘 수술실 CCTV···'내부 설치' 분위기 급선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 계속 심사···전체 의료기관·촬영 방식 등 쟁점
2021.06.24 05:24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지난하게 끌어오던 수술실 CCTV 설치 관련법이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최근 연달아 터진 대리수술 논란과 이로 인한 국민여론 악화 때문인지 분위기 자체는 이전과 확실히 달랐다.
 
해당 의료법 개정안 논의가 수술실 ‘내부’ 설치를 전제로 이뤄졌다는 점, 자율 혹은 일부 의료기관이 아닌 전(全)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는 점, 촬영 방식 등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이야기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23일 국회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소위)는 이날 오전 수술실 CCTV 설치를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논의하고, 계속 심사를 결정했다. 의료법 개정안의 쟁점은 크게 ‘세 가지’로 파악됐다.
 
수술실 내부 or 외부 대신 '내부 설치' 전제 논의 선회
 
수술실 CCTV 설치를 외부에 할 것이냐, 내부에 할 것이냐는 주 관심사 중 하나였다. 줄곧 수술실CCTV에 대해 반대 입장을 견지하던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대안도 수술실 입구, 즉 외부 설치였다.
 
그러나 법안소위 논의는 의협 바람과 다르게 흘러갔다. 수술실 CCTV 설치를 담은 의료법 개정안은 김남국·안규백·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안 등 3개였는데, 김·안 의원안이 수술실 내부 설치를 담고 있었다. 신 의원안은 이보다 좀 더 세부적인 내용이 담겼다.
 
수술실 외부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은 입법 취지에 어긋나기 때문에 논의 자체가 수술실 내부 설치를 전제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법안소위에 참석한 관계자는 “발의된 의료법 개정안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 등 수정안이 내부 설치를 전제하는 것으로 준비됐다”며 “지난 논의에서는 입구냐 내부냐를 놓고 갈렸으나, 6월 임시회기 때는 수술실 내부 설치를 전제로 이야기가 오갔다”고 말했다.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전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진행?
 
또 다른 쟁점이었던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에서는 전(全)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최근 인천·광주 등에서 대리수술 의혹이 있었는데, 지난 회기 때 논의됐던 것과는 달리 병원급에서 발생했다는 점이 도화선이 됐다.
 
수술실 CCTV 설치가 대리수술 등을 막기 위함인데, 기존 자율 설치, 국공립의료기관, 상급종합병원 의무화 등 안으로 시행할 경우 도입 취지가 무색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기존에 나왔던 자율 설치, 국공립의료기관, 상급종합병원 의무화 등 방안 중 국공립의료기관 설치 의무화의 경우 가뜩이나 공공 분야에 지원을 꺼리는 의료인들의 의지를 꺾을 것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보건복지위 위원은 “수술실 CCTV 설치 논의가 성형외과 등 영리 분야에서 촉발된 점을 고려할 때 필수 수술 위주의 공공의료기관은 의료인 기피·위축 등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의원급을 비롯해 전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견해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환자 요청’만으로 촬영, 영상자료 이용은 ‘분쟁해결과정 등’ 한정
 
아울러 촬영 방식도 환자 동의를 전제로 하는 것에 의견 접근이 있었다. 신 의원 안(案)은 의료인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았는데, 이 경우 법적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단, 정당한 사유나 일정 규모의 수술 등에서는 의료인의 거부권을 인정 하는 방향으로 하되 구체적 사유를 하위법령에 위임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촬영 영상을 이용하는 경우도 수사기관·법원·의료분쟁조정중재원 등 공적기관이 업무수행에 필요한 경우로 한정했다.
 
분위기 자체는 나쁘지 않다. 앞선 수술실 CCTV 설치 관련 논의들이 기초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날 논의는 쟁점별 세부사항에 대해 토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당 의원을 중심으로 좀 더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자는 목소리도 있었다는 전언이다.
 
이에 따라 여야 보건복지위 간사간 추가 일정 합의로 6월 임시국회 내에서 처리 혹은 7월 임시국회 내 처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법안소위 관계자는 “지난 논의보다 견해가 많이 좁혀졌다. 쟁점별로 두 시간 가량 토의했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며 “수정안도 처음 나왔는데, 야당에서 구체적이고 합의된 안으로 통과 싶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귀띔했다.
 
이어 “여당은 이번 주라도 추가 일정을 잡자는 입장이고, 야당 쪽에서도 빠른 시일 내에 합의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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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배의 06.24 13:17
    빈대 잡으려고 하다가 초가 삼간 태운다고요.

    그렇잖아도 외과쪽에는 지원하는 전공의들이 많이 없는데 이 법이 통과하면 과연 어떻게 될지나 막막하네요. 금년에 전공의 지원을 보면 법안의 여파가 확인될수도 있을거다.
  • 수술중 사망이나 결과가 나쁠경우 06.24 12:43
    환자나 보호자 입장에서는 100% CCTV 요구할거다.  CCTV 돌려보다가 뭔가 당황하고 급박한 상황에 대해 변호사 자문후 소송건다.  그걸 하나 하나 설명한다는건 결국 외과의 수명을 단축 시킬거며 누가 외과를 지원하겠냐.  결국 지금도 힘든 외과를 완전히 망하게 하는 악법이다.
  • 대리수술, 무자격자 06.24 12:33
    수술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신고포상금이다.  신고 포상금 건당 천만원씩 줘봐라.  당장대리수술, 무자격자 수술은 없어진다.  CCTV 설치법은 의료 소송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외과의들 이젠 소송으로 죽어나가는 법이다.  강하게 거부해야한다.
  • 의료의 기본이 06.24 12:26
    무너지는 악법이다.  환자와 의사간  라뽀에 의해 형성되는데 그걸 감시하겠다는건 신뢰가 한순간 무너지는 건데... 이걸 막아야지 외과의는 뭐하고 있냐.... 밥이 넘어 가냐... 신뢰하지 않는데 어떻게 수술을 맡긴다는 건지...  아구가 맞지 않는다. 
  • 미쳤나 06.24 09:15
    신현영은 의사 편들려고 국회 왔나? 탈당 시키는게 나을 듯... 대리수술 성범죄 없애려고 하는데 의료인 동의? 하지 말자는 얘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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