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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한 신분으로 속도 못내는 ‘전공의 노조’
대한전공의협의회 “직종별 노조 한계 뚜렷, ‘병원별 노조’ 설립 시급”
[ 2021년 07월 12일 12시 47분 ]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기획 2] 아주대 의대에 이어 인제대 의대까지 교수노조가 출범하며 의 대 교수들의 노조 설립이 탄력을 받은 가운데 전공의들은 불 안정한 신분 탓에 노조 설립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6년 결성된 전공의 노조는 회사와 상관없이 동일 산 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구성원으로 하는 전공의 전체의 ‘직 종별노조’에 해당돼, 노조원이 산발적이고 사업장별 지부가 결성되지 않는 등 그 한계점이 명확하다.
 
또한 전문의 자격 취득 시 노조에서 자동 탈퇴되는 시스템으 로 노조원 참여율이 높지 않아 결성 후 10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활성화되지 못하고 ‘유명무실’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대한전공의협회는 전공의 수련환경의 불합리함을 해결 하기 어려운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현행 전공의노조와 함께 병원별 노조 설립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직종별노조 한계 고려 ‘병원별’ 노조 설립 집중
 
대한전공의협회는 “직종별노조가 그 특성상 전공의 조합원 전 체를 법적인 위험에 노출케 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병원별 노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대전협 회장은 현재 임기가 1년으로 상대적으로 짧다. 이로 인해 대표자가 궐위돼 있는 상황 속에서 쟁의행위나 단체교섭이 이뤄진다면 조합원 전체가 법적인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노동자가 쟁의행위를 통해 사용자의 업무행위를 방해하는 경우 이는 형법상 업무방해죄나 민사적으로 손해배 상 책임을 질 수 있다. 하지만 전공의노동조합이 설립될 경우 법률이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경우에 해당돼 위법성이 조각되 고 손해배상 책임이 면제된다.
 
대전협은 지난해 7월 정부가 공공의대 및 의대증원 정책을 추 진한다고 발표하자 순차적으로 대규모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그들은 “전공의 노조는 각급 수련병원 및 수련기관 전공의를 조합원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노조 대표자가 조합원 신분을 상실하면 조합은 조속히 전체 조합원 총회를 열어 대표자를 선출해야 한다”고 직종별노조의 한계를 짚었다.
 
이어 “이 같은 절차가 조속히 진행되지 않은 채 조합원 신분이 없는 위원장 주도하에 쟁의행위나 단체교섭이 이뤄진다면 해 당 행위의 법적 효력이 인정되기 어렵다”며 “노조가 아닌 대 전협 주도하에 쟁의행위를 하는 경우 해당 쟁의행위에 참여한 전공의 전원 및 대전협 집행부 모두 형사처벌을 받게 될 가능 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주장을 기반으로 대전협은 지난 2020년 11월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단위별 노조 설립을 논의했지만 설립 시기 등 구체적 계획을 두고 대의원들 간 의견이 갈려 안건이 부결된 바 있다.
 
이후 대전협 집행부는 전공의노조 회장에게 노조 활성화 및 각 병원별 지부 노조 및 지회 설립을 위한 공문을 발송했으나 전공의노조 측에서 이번 집행부와 함께 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현재 전공의노조는 박지현 전(前) 회장이 전공의 신분을 상실 해 대표자가 궐위돼 있고 이에 각 병원단위 전공의 대표들이 전공의 노조 측에 지부 또는 지회 설립 및 대표자 변경에 대한 확인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
 
이후 대전협은 지난 5월 서울시의사회에서 개최한 제24기 대 한전공의협의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도 주요 안건으로 ‘병원별 전공의노조 설립건’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이미 전공의 노조가 존재하는데 노조 복수 가입이 불 가하고, 병원별 노조 설립은 원동력이 현실적으로 부족하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뤄 최종 부결됐다.
 
한재민 대전협 회장은 “노조 필요성에 대해서는 다들 공감했 지만 그 방법과 시기를 놓고 대의원들 간 갑론을박이 있었다” 고 밝혔다.
 
이어 “단위별 노조를 세우는 것과 기존 노조를 활용하는 것을 놓고 논의가 이뤄졌으며, 앞으로 대의원과 전공의들 의견을 충분히 듣고 구체적인 방법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병원별 수련환경 달라서 개별 협상 필요”
 
전공의특별법 시행 이후에도 전공의 근무환경이 크게 개선되 지 않자 병원별 전공의노조를 설립해서 단위 병원별로 협상해 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전공의에게 제대로 된 수련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번아웃 (Burn out)을 막아 전공의 권리를 보호하고자 지난 2017년 부터 시행되고 있는 전공의특별법은 올해 도입된 지 4년을 맞 았다.
 
대전협은 전공의특별법 시행 이후 전공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 은 2016년 92시간에서 2019년 80시간으로 감소하고, 36 시간 이상 연속근무를 하는 비중도 34.4%에서 23.9%로 줄 어드는 등 일부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전공의들이 과중한 업무환경에 놓여있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 2019년 수도권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주당 평균 100시간 이상의 살인적 근무 스케줄을 견디다 못 해 당직실에서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해당 전공의는 사망 직전 1주일 동안 업무시간이 113시간에 달하고 사망 직전 12주 동안 주 평균 업무 시간도 98시간에 달해 업무상 과로 기준(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 60 시간)을 초과했다. 
 
근로복지공단은 해당 전공의 사망에 소아중환자실에서 근무 하며 과중한 책임감과 높은 정신적 긴장업무 등 업무상 부담 가중요인이 확인돼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정해 업무 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했다. 또한 전공의법 시행으로 근무 시간은 줄었는데 수련과 관계없 는 ‘잡일’은 여전해 교육의 질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 왔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에 걸 쳐 전국의 약 1만5000명의 전공의를 대상으로 ‘전국 전공의 평원평가’를 실시한 결과, 전공의들은 특별법 시행 이후에도 수련과 관계없는 소위 ‘잡일’이 전체 업무 중 차지하는 비중은 변함이 없다고 호소했다.  
 
자신의 수련기관이 무면허불법보조인력(PA)을 운용한다고 응답한 전공의들이 70%를 넘는 가운데 PA로 인해 교육의 기 회를 박탈당했다고 느끼는 비중이 2018년에는 약 25%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협은 “전공의특별법 이후에도 전공의들 근무환경이나 수 련 질(質)에 있어 가시적인 개선이 보이지 않고 있다”며 “최근 진료보조인력(PA)로 인한 전공의들 교육기회 박탈, 더욱 열 악해지는 육성지원과목의 부실수련, 중·소규모 수련기관의 교육체계 미비 등은 대전협이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 방안까지 함께 제안하고 있지만, 수년째 제자리 걸음”이라고 지적했다. 
 
진료보조인력(PA)은 외과나 흉부외과, 산부인과와 같은 전 공의 기피과목에서 간호사 등이 의사 업무를 대신하는 것으로 현행법상 불법의료행위에 해당하지만 의료인력이 부족한 병 원 현장에서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된지 오래다.
 
대전협은 “종전의 직능별노조를 그대로 둔 상태로 각 병원별 기업별 노조를 설립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각 병원의 설립 형태 및 규모, 재정적, 인적 구성에 따라 전공의들 수련환경 이 상이해 각 병원별로 노조를 구성해 수련환경에 따라 각자 병원과 협상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각 병원별 노조 설립 후 병원 성격에 따라 국공립병원, 사립대학병원, 중소병원 등 소산별 노조에 편입시키는 등 다 양한 방법을 추후 고민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여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min042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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