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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교수 노조, 안전하고 질 높은 진료여건 조성 기여"
노재성 교수(아주대병원 정신과)
[ 2021년 07월 27일 10시 29분 ]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기획 5] 그동안 대학병원에서 임상 교수는 기관의 정책결정에 참여하거나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수월했다. 
 
다른 직능의 구성원 역시 의대 임상교수를 경영진의 일부로 여겼으며 의대 교수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대학병원 경영의 목표가 이익 증대에 맞춰지고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의대 교수 의견을 중히 여기지 않게 됐다. 

"기관 결정 과정에 주체적 참여 계획" 
 
등록금 수입에 의존해 대학을 운영하는 대부분의 사학재단은 대학병원에서 운영하던 영안실이나 병원 내 상가를 재단이 직접 운영해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대학에 지원하는 자금으로 운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병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운영 방식은 민간병원과 차이가 없이 의료 이익을 늘리는 데 집중하게 된다. 
 
따라서 규모 팽창과 매출 증대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매출을 직접 일으키는 임상교수에 대한 압박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대학병원이 기업화되면서 진료를 담당하는 교수들도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관리 대상으로 간주되며 대화 상대 혹은 여론청취 창구로 인정받았기에 그 범위에서 병원 운영에 참가하는 묵시적 역할을 해오던 교수회(혹은 교수협의회)가 기능을 못하고 있다. 
 
심지어 교수협의회를 만드는 것조차 막으려는 대학병원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운영진이 의무감을 갖고 대화를 하도록 강제하는 수단은 현행법으로는 노동조합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이런 이유로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노동조합이 올해 3월 18일 창립했다. 
 
노동조합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8년 12월 아주대병원 전문의를 가입 대상으로 하는 의사노조를 만들었는데, 그 당시 교원노조법은 대학교수는 노조를 결정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해당 조항은 헌법불합치 판정을 받아 법 개정이 예정돼 있었고, 임상교수가 병원에서 근무하는 형태는 대학교수라기보다 병원의 의사로서 업무가 주되므로 교원노조법보다는 일반 노동법을 적용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노동위원회의 판정과 행정소송을 거치면서 의사로서 노조를 만들게 해달라는 주장은 거부됐고 의과대학 임상교수에게는 교원노조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판결을 받았다. 

"의대교수들, 사회적 요구에 비해 자신의 일 너무 과소평가" 
 
소송이 진행되던 2020년 교원노동조합법이 개정돼 대학교원도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지난 2021년 3월 18일 의과대학 교수를 조합원으로 하는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노동조합을 설립총회 통해 창립해 노동조합 신고필증을 교부 받음으로서 우리나라 최초의 의과대학 교수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기간제 근로자의 지위에 있는 비전임 교원 전문의가 노동조합 가입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매우 애석한 일이다.
 
교원 노동조합법 제 6조는 “조합원의 임금 근무조건 후생복지 등 경제적 사회적 지휘의 향상에 관해 사용자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다”고 정하고 노동조합의 세 가지 권리 중 가장 중요한 권리가 단체교섭권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법학자들의 의견이다. 
 
이에 따라 우리 조합은 설립신고필증을 수령한 직후 단체교섭을 준비했다. 
 
단체교섭의 상대방인 재단에 단체교섭요구서를 보냈고 우여곡절끝에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통보를 받았지만 재단이 교섭을 꺼려 교섭 시작 날짜가 요구한 날보다 두 달가량 미뤄졌다.
 
또한 재단은 그 와중에 주임교수가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다는 이유 등으로 교수노조를 상대로 ‘노동조합신고처분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문제는 의대교수노동조합이 교원노동조합이기 때문에 이런 재단의 행동을 압박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교수노동조합은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해 단체행동권이 유보돼 있기 때문에 노사자치에 의한 문제 해결이 원칙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그런데 의과대학 임상교원은 이미 주장했던 것처럼 의사로서의 업무가 대부분이고 학습권과는 상관이 없는데도 일반 의료인의 노동조합에는 허용돼 있는 단체행동권이 제한된다는 것은 평등권에 위배된다. 이에 대하여는 앞으로 헌법소원 등을 통하여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 4월 23일 전국의대교수노동조합이 설립되고 인제의대 또한 의대교수 노동조합을 결성하면서 의과대학 교수의 대우가 상향 평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은 각 의과대학이 어떻게 교수들을 지원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고 단순 비교가 힘들었으나 이제 한 조합으로 단체교섭을 진행해 나갈 수 있게 되면 소속된 병원이 일정 기준을 충족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기대는 대학병원의 일반노동조합이 결성되고 나서 근무 조건 및 후생복지 변화 추이를 보면 예측할 수 있다. 
 
노동조합으로서 조합원의 근무조건을 개선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일차적으로 중요하다. 
 
그러나 거기에서 그친다면 의대교수 노동조합은 현재 사용자가 보여주는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는 저급한 수준의 단체가 될 것이다. 
 
의대교수들이 잊고 있는 사실 중 한 가지는 의대교수와 대학병원에 대해 이 사회가 요구하는 점이 실제로 병원에서 요구하는 점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대학에서는 수입 증대를 압박하지만 사회는 좋은 학생 교육과 연구, 그와 연관된 진료를 요구한다. 
 
이점이 의대교수가 의사노동조합을 만들 것이 아니라 교원노동조합을 만들어야 하는 법원의 판단 근거였다. 
 
의대교수들은 사회적인 요구에 비해 자신이 하는 일을 너무 과소평가해 온 듯하다. 
 
국가 사회적 요구가 의과대학 임상교수의 요구가 다르지 않기 때문에 현실을 공론화하는 것이 상황을 개선하는 기반이 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노동조합은 구성원의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관철하는 방안으로서 반드시 필요한 도구이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여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dailymed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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