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4단계+α 고민 정부···병원들은 벌써 '4.5단계'
종합병원 '환자 진료 줄이는거 빼곤 모든 조치 실시 중'
2021.07.30 05:4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4차 대유행 지속 상황에서 정부가 거리두기 격상을 놓고 고심 중인 가운데 병원 현장에서는 이미 4단계를 넘어선 수준의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들은 이제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마지노선에 이르렀고 더 강력한 조치를 하려면 환자 진료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하면 궁극적으로는 환자들의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돼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29일 코로나19 상황 백브리핑에서 “비수도권 3단계 격상 조치가 월요일(26일)부터 시행됐다”며 “며칠 사이에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어 전국적으로 거리두기 4단계 조치를 해야 한다는 주장은 거리두기 조치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바로 추가 조치를 한다는 것인데 합리적이지 않은 지적”이라고 밝혔다.
 
중수본의 이 같은 입장 발표는 거리두기 단계를 현행 4단계보다 높은 수준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델타 변이로 인한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거세지는 가운데 확산세를 진정시키려면 더 강력한 방역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앞서 손 반장은 “확산세 저지를 위해서는 방역조치 강화도 중요한 관점이지만, 저소득 서민층의 피해가 지나치게 커지기 때문에 이로 인한 위험이 증가하는지도 살펴봐야 할 문제”라며 “아직은 비수도권 3단계 시행이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판단하기는 이르고, 앞으로 효과를 검증하면서 주요 위험 요인에 맞춰 방역 조치를 도입하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덧붙였다.
 
중수본 발표대로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국민들 피로감은 극심한 상황이다. 특히 감염병 관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할 종합병원에서는 이미 ‘4.5단계 수준의 거리두기’가 이뤄지는 상황으로 더 이상 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현재 의료진 및 직원들 출장과 회의를 금지하고 협력업체 및 관계 기관과의 회의도 전면 비대면으로 돌렸다. 또 현재 환자를 제외한 외부인이 병원 내에 들어오려면 예방접종 완료자나 72시간 내 PCR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만 방문 가능하다. 사실상 공항 검역 수준으로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내 회의를 대부분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꼭 필요한 회의는 병원장 사전 허가를 받고 거리를 2칸 이상 띄운 뒤 실시한다”며 “원내 교육도 비대면 온라인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다른 종합병원 관계자 역시 “직원뿐만 아니라 의료진 출장, 원외교육, 원외 학술대회 등을 모두 금지하고 있다”며 “다만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학술대회에 연사로 참가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의료진 및 직원의 외부활동을 최대한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병원의 경우 의료진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백신 접종이 완료된 상황”이라며 “하지만 혹시 모를 돌파 감염에 대비해 이같이 강력한 방역조치를 구사하고 있다. 특히 무증상자에 의한 침묵 전파를 막고자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종합병원들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역조치를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제 마지막 남은 카드는 ‘진료 줄이기’ 뿐이라는 것이다.
 
앞서 종합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응급실에 병상이 모자라면 임시 병상을 들여서라도 환자를 받곤 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조차도 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외부인 출입 차단 및 방역 조치에 온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고 본다”며 “이제 마지막으로 막을 수 있는 전파 경로는 환자 진료를 줄이는 것 뿐이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병원의 재정적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환자들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간다. 무고한 환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정부와 시민 여러분께서 코로나19 악화를 막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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