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불구 멈출 수 없는 '전공의 구애 작전'
수련병원, 잇단 모집 설명회 개최···지원자<정원 역전 발생 기현상
2021.08.02 06:0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수련병원들의 한 해 농사를 가늠짓는 전공의 모집을 앞두고 지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각 병원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아직 2022년도 인턴 및 레지던트 전형이 3개월 이상 남았지만 수련병원들은 벌써부터 예비 전공의들을 향한 구애작전이 한창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대면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온라인 설명회는 물론 파격적인 조건에 이르기까지 각 수련병원들의 전공의 모집 경쟁은 가열 양상이다.
 
실제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은 지난 24일 ‘2022년도 전공의 모집 설명회’를 병원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개최했다. 지난해에 이은 두 번째 온라인 설명회였다.
 
병원은 지난해 코로나19 전파 우려를 감안해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설명회를 개최했다. 전체 진료과목 교수가 직접 카메라 앞에 서서 예비 전공의들의 지원을 독려했다.
 
올해 역시 코로나19 한 복판에서 전형이 이뤄지는 만큼 온라인으로 대체했다. 다만 지원자들과의 소통을 위해 각 진료과별로 오픈 채팅방을 개설, 실시간으로 답변 시스템을 가동했다.
 
사실 예비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한 수련병원들의 설명회는 이미 수 년 전부터 시행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소위 잘 나가는 빅5 병원들도 예외가 아니다.
 
대형병원들은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 기피과 중심으로 지원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다. 그 만큼 기피과 전공의 확보가 어렵다는 얘기다.
 
지방 수련병원들의 구애작전은 더욱 처절하다. 지원자를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는 기본이고, 합격을 보장하는 어레인지(arrage) 관행도 여전하다.
 
일부 지방 대학병원의 경우 파격적인 연봉과 해외연수, 기숙사 제공 등 다양한 후생복리를 앞세워 지원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수련병원들의 전공의 모집 경쟁은 수요와 공급 환경 변화에 기인한다. 
 
복지부는 날로 심화되는 전공의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전공의 정원 감축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지난 2013년부터 매년 인턴과 레지던트 정원을 줄여왔다.
 
의사국시 합격자에 인턴 정원을 맞추고 인턴 수료자와 레지던트 정원을 일치시키는게 전공의 정원구조 합리화 정책의 핵심이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2013년 인턴 344명‧레지던트 202명의 정원을 줄인 것을 시작으로 인턴은 매년 68명, 레지던트는 2014년 146명, 2015년 141명, 2016년 148명을 감축했다.
 
이 정책의 마지막 해인 2017년에도 인턴 68명과 레지던트 151명을 줄이면서 5년 간의 전공의 정원 구조조정을 완료할 예정이었지만 병원계의 고충을 감안해 2018년까지 유예했다.
 
이렇게 6년 동안 줄인 정원만 인턴 606명, 레지던트 777명에 달한다. 수련병원들의 하소연에도 정원감축 정책은 흔들림 없이 진행됐다.
 
전공의 정원감축은 가시적인 효과로 이어지는 듯 보였다. 
 
실제 정원감축 정책 시행 이전인 2012년 89.1%였던 전공의 확보율은 2015년 91.6%, 2016년 94.9%, 2017년 96.6% 등으로 꾸준하게 상승했다.
 
하지만 여전히 수요 대비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다. 의과대학 졸업자 보다 인턴 정원이, 인턴 수료자 보다 레지던트 정원이 더 많다는 얘기다.
 
실제 2021년 기준 의과대학 정원은 3058명, 인턴 정원은 3213명, 레지던트 정원은 3399명으로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를 골라 선발하던 시절은 옛말이 된지 오래”라며 “요즘은 미달 사태를 피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도 일부 대형병원과 인기과에만 지원자가 몰리는 '전공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되풀이 될 것”이라며 “수련병원들의 전공의 확보 경쟁은 눈물겨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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