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3세 대표 현대약품, 상반기 적자···리더십 촉각
반기보고서 발표, 영업이익 포함 '수익성 악화' 역성장
2021.08.05 06:0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오너 3세 이상준 대표가 이끄는 현대약품이 올해 상반기 적자 전환하며 경영 성적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약품은 최근 반기보고서(작년 12월~올해 5월)를 공시했다. 그 내용을 보면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상반기 현대약품 영업이익은 40억원이었지만, 올해는 6억원 손실을 냈다. 당기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역성장했다.

반면 매출은 전년 동기 673억원보다 0.6% 증가한 677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약품이 적자 전환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에 따른 매출 타격과 매출원가 및 판매관리비 증가로 분석된다. 

현대약품 의약품 사업은 전체 매출의 88%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내원 환자수가 줄면서 의약품 판매 수익이 감소한 것이다.

실제 1분기만 놓고 봐도 의약품 부문 매출은 274억원이었지만, 영업손실 9억원을 기록했다. 밑지는 장사를 한 셈이다. 

게다가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도 증가해 수익성 악화를 가중시켰다. 상반기 매출원가는 전년 동기 대비 8% 오른 402억원이고, 판매관리비는 9.7% 증가한 240억원으로 확인됐다.

현대약품이 그동안 적극 추진해 온 R&D 투자도 감소하고 있다. 이 대표는 현대약품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R&D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회사 매출 대비 R&D 비중은 2018년 이후 지속 축소되고 있다. 2018년 10.4%(136억원), 2019년 8.8%(118억원), 2020년 7.2%(96억원) 등으로 감소하고 있다. 올해 1분기도 7.3% 수준이다. 

매출 1000억원대 제약사들과 비교하면 적지 않은 R&D 투자금액이지만, 이상준 대표가 R&D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회사 경영 여건이 악화되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이 같은 실적 하락 추세가 이어진다면 회사 경영 3년째에 접어든 이상준 대표의 리더십도 흔들릴 수 있다. 이 대표는 2003년 회사에 입사해 다른 제약사 오너 자제들에 비해 일찌감치 경영 수업에 돌입했다.

이후 경영기획팀장, 미래전략본부장을 거쳐 신규사업 및 R&D부문에서 성과를 인정받아 2018년 R&D 총괄 대표로 선임됐다. 올해부터 홀로 회사를 이끌기 시작했지만, 리더를 맡은지 이미 4년차에 접어들었다. 
 
따라서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이한구 회장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한구 회장 아래 이상준 대표가 리더로서 입지를 강화하려면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며 "단독 경영은 올해 처음 맡았지만, 대표를 맡은지 몇년 됐기 때문에 리더십을 입증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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