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족, 역류성식도염·안구건조증 등 위험 높아'
김범진 교수(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2021.08.12 19:32 댓글쓰기
#프리랜서 유재환(32·남 가명) 씨는 작년 초 SUV 차량을 새로 출고한 뒤로 지방을 여행 다니며 차박(차에서 잠자고 머무르는 여행) 캠핑을 즐겼다. 차에서 먹고 자는 차박 캠핑을 일 년 넘게 반복해온 유 씨는 최근 하부가슴에 쓰린 증상과 함께 신물이 역류되는 증상과 안구 통증 등으로 병원을 찾았다. 그는 '역류성 식도염'과 ‘녹내장’ 진단을 받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최근 캠핑과 차에서 잠을 자는 소위 차박 및 차크닉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유 씨처럼 장기간 차박으로 척추나 관절 문제뿐만 아니라 '역류성 식도염'과 '녹내장'까지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중앙대의료원에 따르면 차박 캠핑을 할 경우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식이나 조리하기 간편한 밀키트, 쿠킹박스 등 간편식을 이용한다.

그런데 인스턴트 음식이나 밀키트 등은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일 뿐만 아니라 좁은 차안에서 식사를 반복적으로 하게 될 경우 위식도 역류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위에 있는 음식물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가슴쓰림 또는 가슴통증, 쉰 목소리, 목 이물감, 삼킴곤란, 인후통, 기침, 천식, 속쓰림 등의 불편한 증상이나 합병증이 유발된다. 재발하기 쉽고 증상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는 특성이 있다.
 
차안에서 간편식을 먹고 바로 눕게 되면 위산과 위속 내용물이 역류하게 되는데,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 등으로 인해 하부식도 조임근의 압력을 낮춰 기능을 약화시키고 위산 분비를 촉진시킨다. 역류되는 위산과 위속 내용물들이 식도점막을 손상시켜 쓰리게 하는 증상이 반복되면서 위식도 역류질환을 일으키게 된다.
 
또 차 안에서 잠을 잘 때 좌석을 완전히 풀 플랫(좌석이 180도 완벽히 펼치는 것)하는 것 보다는 침대머리 쪽이 15도 정도 올라오도록 좌석을 폴딩하고, 왼편으로 눕는 것이 위장 음식물이 역류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김범진 소화기내과 교수는 “위식도 역류질환은 잘못된 생활습관과 식습관, 과체중, 비만, 노화 등으로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게 되면서 염증 손상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차박을 하는 경우 좌석을 15도 정도 완만하게 경사지게 하고, 잠을 잘 때 왼쪽으로 눕게 되면 위장 상부 식도 연결통로가 높게 위치해 음식물이 식도로 역류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차박 캠핑을 즐기는 사람은 위식도 역류질환뿐만 아니라 안구건조증과 녹내장 등 안질환 위험도 초래될 수 있다.
 
차박을 하게 되면 좁은 차안에서 잠자기 전에 눕거나 엎드려서 스마트폰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깜깜한 차박지의 어두운 차안에서 스마트폰 화면을 지속적으로 쳐다보면 초점을 맞추기 위해 눈 안의 섬모체 근육이 긴장을 하게 돼 눈의 피로도가 심해진다.

어두운 곳에서 더 잘 보기 위해 눈 깜박임 횟수가 줄어들면 안구건조증이 악화되기도 한다.
 
전연숙 안과 교수는 “어두운 차안에서 스마트폰을 보게 되면 많은 양의 빛을 수용하기 위해 눈의 동공이 확대되는데, 이로 인해 굴절된 빛이 한 점에 모이지 않고 어긋나는 구면수차가 증가하고, 눈부심과 빛 번짐을 일으키고 야간 근시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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