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경증 환자 폭증···병원 밖 자가치료 급증 추세
의료진 부담 가중되면서 '위드(With) 코로나' 전환 언급···정부 신중론
2021.08.23 11:54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코로나19 4차 유행이 길어지면서 확진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경증 환자 관리에 대해 방역 당국이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최근 서울시를 비롯한 몇몇 지자체에 따르면, 성인 확진자 가운데 자가치료 대상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가치료는 말 그대로 경증 코로나19 확진자가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지 않고 집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다.
 
원래는 보호자가 필요한 12세 이하 아동 및 보호자에 한해서만 자가치료가 시행됐는데, 최근에는 기존 생활치료센터로 확진자 수용이 어려워짐에 따라 자가치료 대상을 성인으로 확대한 것이다.
 
서울시의 경우 최근 발표한 68명의 자가치료자 가운데 35명이 성인이다. 지난 달부터 자가치료 대상자를 12세 이하에서 50세 이하 건강한 성인으로 확대한 경기도 역시 270여 명의 자가치료자를 홈케어 시스템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
 
이밖에 여름 휴가철 이후 확진자가 급증해 모든 중학교를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는 등 몸살을 겪고 있는 제주도 또한 자가치료 도입을 고민 중이다.
 
제주도처럼 휴가철 관광객이 몰린 강원도는 이미 지난 19일부터 자가치료 정책을 도입했다. 강원도는 직접 자가치료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12세 이하의 경증 어린이와 자녀가 있는 보호자, 50세 미만 1인 가구 성인 등에 이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처럼 각 지자체가 자가치료 시스템 적용에 나서기 시작한 것은 더 이상 기존 의료기관 틀 안에서는 확진자를 제대로 관리할 수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확진자 치료 및 관리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보건의료인력들의 ‘번아웃’ 호소가 부쩍 늘어난 실정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오는 9월 총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노조는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요성이 조명된 공공병원을 강화하고 지원한다고 했지만 책임과 역할만 강요하고 예산·인력을 통제하는 등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공중보건의협의회는 "몇몇 생활치료센터에서 환자 100인당 최소 3명 이상 의사를 배치해야 하는 생활치료센터 운영지침을 어기고 있다“며 ”경기도에서는 공보의 한 명이 입소 환자 100명을 담당하는 사례도 나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처럼 병원뿐만 아니라 경증 환자를 담당하는 생활치료센터마저 환자 수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자가치료 도입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크다.

이는 서서히 '위드 코로나' 체제를 받아들이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는 최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위드 코로나에 대한 전문가들 의견은 오히려 하나로 모이고 있으며, 거시적으로 일치한다"며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라지는 미래는 존재하지 않으며 공존해야 한다. 그리고 그 수단은 백신"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이행 시기와 조건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것"이라면서 "급격한 변화와 방역완화는 한달 전 시작된 4차 대유행처럼 큰 고통을 가져올 수 있다. 최소한 고위험군 접종이 완료되는 9월까지 고통스러운 사회적 거리두기가 안정적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위한 어쩔 수 없는 대책"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실제로 정부에서도 방역 전략 전환에 대해 고민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식적으로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는 중이다.
 
최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김부겸 국무총리는 위증증 환자 중심의 방역 전략에 대해 “방역을 소홀히 하면 의료대응 체계에 큰 부담을 줄 것이다”라며 “아직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장기적 관점의 대응 전략 고민도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여 논의의 가능성은 열어 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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