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병 보장성 강화→환자 쏠림→분원 설립→의사 부족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소장 “수술실 CCTV 설치법, 외과 자체 붕괴시킬 것'
2021.09.03 06:1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 산하 의료정책연구소(의정연)는 대 정부 협상에 나서는 집행부에 논리를 제공한다. 음지에서 일하는 국정원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동안 한시적으로 시행중인 전화상담 및 처방 관련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의협 기자단은 최근 현안에 대한 조사는 물론 장기적 관점에서 의료정책을 준비하고 있는 우봉식 의정연 소장(사진 右)을 만났다. [편집자주]
 
Q. 의협 씽크탱크인 의정연 소장에 부임한 지 4개월이 지났다. 연구소를 어떻게 운영할 예정인가
A. 실제로는 6월부터 업무를 보게 됐다. 연구소는 정치적인 대외협력적인 부분 보다 협회에 나갈 수 있는 싱크탱크 역할 수행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19년 동안 잘 성장했다. 지난 시간 동안 성장해 온 자양분, 과거의 강점 이어 받고 후대에 좋은 정책 등 세우는 역할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운영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등 의료 환경 많이 변하고 있다. 연구소는 집행부가 아니다. 당장 눈에 닥친 정책뿐만 아니라 디지털 헬스케어 등에 대해 대의원이나 협회가 결정할 수 있는 근거, 데이터, 각국 현황 등 조사하고 연구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Q. 현 시점에서 연구소의 부족한 점과 개선 사항은
A. 의료정책연구소는 전문가 단체 중 유일한 연구소다. 의협 이외 다른 단체에는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시스템이 없다. 의협 회원이라는 강력한 후원과 힘을 바탕으로 설립돼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회원들이 연구소에 데이터를 보내주면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책을 가공 하는데 힘이 된다. 두 번째로 집행부와 수시로 정책 피드백하고 토의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여기서 생기는 역량이 있다. 세 번째로 연구소 규모가 작다보니 분위기가 가족적이다.
개선점은 조직과 인력, 예산 등이다. 연구원이 12명 밖에 안 된다. 보건사회연구원은 연구원만 133명으로 어마어마한 인력과 예산 가지고 있다. 예산도 20억원 남짓이다. 두 번째로 조직이 체계적이거나 합리적이지 못 한 측면 있다. 필요에 따라 팀을 만들어 운영하다 보니 팀은 여러 개인데 주제별 연구가 아쉽다. 연구원들 평가기준도 모호하다. 평가가 조화롭게 배치되지 못 한 부분이 있다.
 
Q. 정부는 의협 연구소 자료에 대한 신뢰도를 어느 정도로 평가하나
A. 정책 신뢰도는 의협 신뢰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연구소에서 열심히 한다고 해도 협회 자체 신뢰도가 떨어지면 좀 그렇다. 교육과정이 어떤 직종보다 윤리적인, 전문직으로서 논리적인 근거중심 교육을 한다. 연구 수준은 상당하다. 이런 연구를 해낼 수 있는 단체는 의료정책연구소 밖에 없다. 최근에 코로나19 이후 전화처방 결과는 공개했다. 이건 중요한 주제다. 앞으로 디지털헬스케어 부분이 어떻게 갈 것인가에 대한 시작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관료 뿐만 아니라 국회에서도 개별적으로 연락이 온다. 그만큼 의협 연구에 대한 신뢰성이 높다고 자부하고 있고, 앞으로는 기획을 잘해서 좋은 연구, 좋은 주제를 선별해 나가면 국가정책 등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Q. 의료정책연구소는 소장에 따라 운영 방침이 판이하게 달라진다
A. 개원 의사대로 지향점과 관점이 있고, 교수 출신은 출신대로 지향이 있다. 이를 종합하면 발전할 수 있는 계기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연구원들이 얼마나 공정하게 연구를 평가할 수 있는지, 연구기획을 창의적으로 잘 해서 좋은 연구를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작은 조직이기 때문에 연구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힘을 낼 수 있도록 하는 리더십이 중요하다. 심평원 연구 발표의 60%가 현안 중심이다. 중장기적인 연구는 소장에 상관없이 해왔다.

"연구소, 당장 눈에 닥친 정책뿐만 아니라 디지털 헬스케어 등 대비해야"
“지역의료 활성화 통해 고령사회 준비 필요”
“일차 의료기관은 의료→돌봄병상으로 전환 시점”
 
Q. 내년 대선 대비해 의사회원과 국민 의견을 수렴해 보건의료정책제안서 작성. 소개할 만한 내용이 있나
A. 이번 의정연에서 주관한 보건의료정책제안서는 이전과 차이가 있다. 우선 사상 최초로 회원, 국민 등에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고, 의협 상임이사진 자문 등 두 차례 토론을 거쳤다. 공론화 과정이다. 추후에는 상임이사회 의결을 거쳐 13만 회원 공식 의견으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할 것이다.
과거 정책제안서가 의사 관점에서 정책 제안을 했다면, 이번에는 세일즈맨 심정으로 제안서를 얼마나 어필할 수 있는가에 중점을 뒀다. 이중 하나는 지역의료 활성화로 고령사회 준비 하는 것이다. 요즘 대학병원들 수도권 분원 문제 등이 문제 되고 있다. 대학병원 늘어나게 된 원인은 상당부분 문재인 케어 때문이다. 상급종병 위주로 보장성 강화하다 보니 사람들이 같은 값이면 대학병원으로 향한다. 이 상황에서 단가가 떨어지니 양으로 해결 하려는 노력이 병상 증설로 이어진 것이다. 대학병원 숫자는 늘고, 의사는 부족하고, 그래서 의사 인력을 늘리는 악순환이다. 대학병원은 의사를 고용하지 않고 인턴 레지던트만 원한다. 의료자원을 연탄재 쓰듯 하면 안 된다. 보건의료 핵심이 의사인력 양성인데 이런 식으로 하면 우리나라 의료 붕괴된다. 저출산 문제, 필수의료, 지역의료, 소아과 산부인과 문제 등을 정치인 입맛에 맞는 워딩으로 바꿔 제안하고 있다.
아울러 고령사회 대비한다고 하지만 제대로 되고 있는지 아무도 이야기 안 한다. 예를 들어 요양병원 많다고 없애자고 하면 정답인가. 이런 건 위험한 접근이다. 우리나라가 각종 사회보장시스템이 제대로 돼 있지 않다. 노인들이 병원 외에 갈 곳이 없다. 요양원 있지만 굉장히 열악하다. 요양시설 자체를 국가에서 관리한다. 사회보장제도이고, 투자한 사람의 돈을 회수하지 못 하는 구조다. 이런 상황인데 요양병원을 요양시설로 전환하겠나.
 
Q.국민들이 일차의료 신뢰하는지, 일차의료 서비스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는지 등 데이터 있나
A. 의료를 치료 관점에서 보면 고령사회에서 답 없다. 의료사각 중 하나가 돌봄이다. 치료 관점에서 의료기관 나열하면 일차의료기관이 대학병원과 어떻게 경쟁하나. 일차의료 무조건 환자 보내달라, 전통시장에 보내주기 위해서 마켓 의무휴일 하는 개념인데, 이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차의료가 대학병원이 수행하지 못 하는 기능을 제시해야 한다. 우리는 사회복지시스템이 제대로 돼 있지 않다. 이런 부분을 일차의료기관이 흡수하면 개원가가 살 수 있다. 일차의료기관이 할 수 있도록 열어 주자는 것이다. 의원급 병상이 줄어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의료병상이 아니라 돌봄 병상을 일차의료기관에서 할 수 있도록 한다랄지 제도적인 개선을 해달라는 것이다. 이런 부분을 제안하고 있다.
 
Q. 수술실 CCTV 설치법이 통과됐다
A. 정책연구소장 관점에서 본다면 CCTV는 아주 큰 부작용을 낳고 결국 폐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VIP 신드롬이라고 있다. CCTV가 있으면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외과 자체를 붕괴시키는 최악의 법 될 것이라고 본다. 이런 문제를 제기했고 없앨 수 있는 방안도 제기했다. 대리수술을 한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면 된다. 의사들에게 자율적인 평가나 정화할 수 있는 역할 부여한 적도 없다. 그래놓고 의사들이 한 게 없다고 하면 억울하다. 정책적인 관점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예상된다. 앞으로 우리나라 외과의사 출현 안 한다. 머지않아 폐기될 것으로 본다.
 
Q.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의료정책연구소는 싱크탱크다. 의협 집행부의 병참 역할을 한다. 싸울 수 있는 논리를 만든다. 겉으로 드러나고 화려하게 활동하는 것은 아니다. 주요 현안을 다루면서 연구 보고서도 내고 있다. 회원들이 국정원처럼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하는, 연구소가 협회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아 줬으면 한다. 연구소에 대한 지지와 사랑을 지속적으로 보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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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조현대중앙 09.03 07:23
    현대중앙 같은 대형병원의 보장성이 강화되어 가격이 떨어지자 환자들의 선호도가 늘어나 쏠림 현상이 가속회돠고 있고 현대중앙에서는 싼 값에 부릴 수 있는 인턴 레지던트 수의 증원 및 수익 창출을 위해 분원 설립까지 성공했다. 개원 이래 한번도 분원을 가져본 적 없는 현대중앙이 3000병상도 모자라 이제 5000병상으로 가려하고 있다. 그 바람에 중소병원 개원의들은 다 죽는다. 현대중앙과 현 정권의 정경유착이 아니고 무엇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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