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프지미소 가교임상 ‘면제’ 전망···산부인과 탄식
식약처, 중앙약심위서 가닥··· “임신중단약물 처방 의사들 의견 완전 배제” 비판
2021.09.03 10:2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현대약품이 허가 신청한 임신중단약물 ‘미프지미소’의 심사과정에서 가교임상을 면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임신 분야 전문가인 산부인과 의사들 목소리가 심사에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면서 "식약처가 애초 산부인과 입장을 청취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데일리메디 취재 결과, 식약처는 지난 9월 1일 오후 열린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에서 미프지미소에 대해 ‘가교임상 면제’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파악됐다. 가교임상이란 해외 개발 신약의 심사과정에서 국내 임상을 진행해 안전성 및 효능 등을 검증하는 절차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회의에서 참석자 절대 다수가 가교임상 면제에 찬성했고 심사과정에서 가교임상을 면제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며 “사실 허가는 기정사실화된 상황이었다. 가교임상을 하면 그 시간이 조금 연장될 뿐이다. 사실상 달라지는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현재 개요대로 미프지미소가 통과할 경우 산부인과 전문의뿐만 아니라 모든 의료인이 처방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다음 전문 심의 때 처방‧투약 주체에 대해 주의 깊게 논의키로 했다. 전문성을 갖춘 산부인과 전문의가 전담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어떻게 해야 하냐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산부인과의사회 쪽은 이번 회의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환자 보호를 위해서라도 다시 한 번 가교임상 필요성을 주장하겠다는 것이다. 산부인과는 그동안 미프지미소 심사 조건으로 가교임상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해 왔다. 

산부인과의사회 "미페프리스톤은 태아 기형도 유발 보고 있는 등 임신부 보호 절대적 필요"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고위 관계자는 “미프지미소는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을 함께 처방하는 방식”이라며 “임신중단을 허가한 다른 나라도 미페프리스톤 단일제(미프진)를 사용하지, 미소프로스톨을 함께 쓰는 경우는 드물다. 병용요법에 대한 데이터 역시 부족하다. 이유 없이 우리가 문제를 제기한 것이 아니다. 복용할 임신부들을 보호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야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게다가 약이라는 것은 실패의 경우도 생각해야 하는데 미페프리스톤은 태아 기형을 유발한다는 보고가 없지만, 미소프로스톨의 경우 유산 및 태아 기형을 유발한다는 해외 사례가 많다”며 “향후 임신 실패 사례가 발생 시 임신부와 태아에게 모두 고통을 안겨줄 수도 있다. 해당 약물이 국내 임신부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중앙약심위의 미프지미소 심의 결과를 묻는 질의에 별다른 답변을 전하지 않았다. 

한편, 산부인과의사회는 "이날 회의에서 전문가인 산부인과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산부인과의사회에 따르면 김재연 회장이 지난 1일 식약처 중앙약심위에 ‘참고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는 임신 관련 약물을 다루는 자리에 가장 연관성이 높은 산부인과 의사들이 심사 주체로 참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식약처의 이날 회의 진행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임을 지적했다. 임신 중단에 대해 찬반을 주장하는 여러 시민단체와 뒤섞어 발언이 진행됐고 할당 시간도 매우 짧아 산부인과 의견을 정확히 전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는 뜻이다. 
 
산부인과의사회 관계자는 “산부인과 의사들은 임신 관련 전문가이자 향후 미프지미소 처방 주체다. 그런데 이날 회의에서 산부인과 의료계 목소리가 배제됐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다. 나중에는 시간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마이크를 끄고 발언을 자르기까지 했다. 애당초 산부인과 의료진 입장을 들을 생각도, 의지도 없었던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다른 관계자는 미프지미소 심사과정에서 산부인과 주장이 배제됐다는 문제 제기에 대해 “이날 워낙 많은 참고인이 참석한 까닭에 어쩔 수 없이 발언 시간을 1인당 3분으로 제한했다”며 “김재연 회장의 경우 첫 발표 순서였다. 시간을 그래도 더 드렸다. 뒤에 많은 사람들이 발언 대기 중이라 어쩔 수 없었던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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