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신약 파이프라인 '1500개' 육박
제약바이오協, 회원사 조사...'중소·벤처, 대·중견기업보다 라이선스 3배 많아'
2021.09.06 05:5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연구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이 1500개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개발된 후보물질의 기술이전 건수는 중소·벤처사가 대·중견기업보다 3배 이상 많았다.
 
6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299개사를 대상으로 신약 파이프라인과 라이선스 이전 사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국내 제약·바이오 193개사에서 1477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었으며, 이는 2018년 실시했던 100개사 573개보다 157.8% 증가한 수치다. 

합성신약이 599개(40.6%)로 가장 많고, 바이오신약 540개(36.6%), 기타 338개(22.9%) 순이다. 2018년에는 합성신약 225개, 바이오신약 260개, 천연물 등 기타신약은 88개로 집계됐다.
 
후보물질 발굴 등 R&D 초기 단계부터 임상 3상에 이르는 연구개발 전주기 과정에서 신약 파이프라인이 3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 주목할 만한 점이다. 
 
임상단계별로는 ▲선도·후보물질(403건, 27.3%) ▲비임상 397건(26.9%) ▲임상 1상 266건(18.0%) ▲임상 2상 169건(11.4%) ▲임상 3상 116건(7.9%) 순으로 조사됐다.
 
후보물질, 비임상, 임상 1·2·3상 등 각 단계에 진입한 파이프라인 모두 2018년 조사 보다 2배 이상 확대되는 등 급증세를 보였다. 이 가운데 임상 3상의 증가세(274.2%)가 가장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질환별로는 항암제(317개, 21.5%) 개발이 가장 활발했다. 대사질환(173개, 11.7%), 신경계통(146개, 9.9%), 감염성질환(112개, 7.6%), 소화계통(79개, 5.3%)이 다음으로 많았다.
 
제약기업 및 바이오기업 모두 신약 연구개발에 적극 뛰어들었다. 매출 1000억원 기준으로 대·중견기업(55개사)과 중소·벤처사(138개사)의 파이프라인은 각각 641개(43.4%), 836개(56.6%)로 집계됐다.
 
다만 대·중견기업은 합성신약, 바이오신약, 기타 신약 파이프라인 중에서 합성신약(375개, 58.5%) 비중이 제일 높았다. 반면 중소·벤처사는 바이오신약(399개, 47.7%)을 가장 많이 보유해 대조를 이뤘다.
 
라이선스 계약 건수를 보면 중소·벤처사는 250건으로, 대·중견기업(81건) 보다 3배 이상 많았다. 라이선스 이전의 파트너를 분석한 결과 대·중견기업은 외자 기업에 대한 라이선스 아웃(17건) 비중이 높았다.
 
중소·벤처사는 ▲국내 중소벤처(64건) ▲외자기업(50건) ▲대·중견기업(35건) 등 고른 분포를 보여 바이오벤처와 제약기업, 외자기업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형태의 개방형 혁신이 활기를 띄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년간 라이선스 인·아웃이 대폭 활성화되는 등 제약기업과 바이오벤처, 외자기업간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선스 이전은 2019년 36건에서 2020년 105건, 2021년 1분기 85건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물질별로는 바이오신약이 58건(45.7%)으로 가장 많고, 합성신약(34건, 26.8%), 기타 신약(21건, 16.5%) 순이었다. 
 
단계별로는 비공개된 기타(140건)를 제외하면 비임상이 50건으로 가장 많다. 이어 ▲임상 1상(18건) ▲임상 2상(10건) ▲임상 3상(6건) ▲허가(2건) 순이다.
 
질환별로는 항암제(57건, 25.2%)의 라이선스 이전이 가장 활발했다. 이어 감염성질환(22건, 9.7%), 대사질환(13건, 5.8%), 안구질환(11건, 4.9%), 소화계통(9건, 4.0%) 순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국내 제약·바이오산업계가 선진국형 연구개발 모델로 변모하는 중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블록버스터 신약 창출을 위해 영세성을 극복하기 위한 전폭적인 지원 및 자원 투자가 필요하다. 
 
원희목 회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규모는 물론 내용에서도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신약 개발 의지와 과감한 투자가 산업 토양과 체질을 바꿔놓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국산 신약 개발 촉진과 글로벌 진출을 위해 라이선싱 이전 등 오픈이노베이션 환경을 구축하고, 기술이전에서 나아가 글로벌 임상 3상까지 완주해 블록버스터 신약을 창출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전폭적인 정책 지원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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