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의사 미래 촉각···1세대 왓슨 퇴장?
美 MD앤더슨 계약 파기·국내 병원들도 관심 저조···닥터앤서 등 행보 주목
2021.09.25 06:2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의료산업에 인공지능(AI)기술이 안착하고 있는 가운데 초창기 의료 인공지능(AI) 붐을 일으켰던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의 퇴장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왓슨 포 온콜로지는 IBM이 개발한 AI 프로그램 ‘왓슨’에서 갈라져 나온 의료시스템이다. 주로 암 진단 보조 영역에서 사용됐는데 국내서는 지난 2016년 길병원이 처음 도입한 이후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국내 도입 당시에도 왓슨의 암 진단 정확도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그러나 왓슨 의료데이터 학습이 세계 최고의 암센터인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에서 진행됐으며 MD앤더슨과도 협력하고 있었던 만큼 신뢰감을 줬다.
 
2014년 당시 메모리얼 슬로언케터링 암센터의 연구 결과, 왓슨 진단 일치율은 대장암 98%, 직장암 96%, 방광암 91%, 췌장암 94%, 신장암 91%, 난소암 95%, 자궁경부암 100% 등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현장 의사들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지난 2018년 MD앤더슨은 IBM과의 계약을 파기했다. 국내서도 최근 추가 계약을 진행하는 의료기관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에서는 IBM 본사 측이 왓슨 매각을 원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왓슨, 환자 진단시 필요한 복잡한 과정 등 소화 못해"
 
왓슨이 외면받게 된 것은 진단에 요구되는 복잡한 과정들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열린 대한영상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가천대학교 길병원 종양내과 안희경 교수는 “왓슨은 진단된 암에 적합한 항암치료를 결정해주는 역할을 했는데 가이드라인을 보고 판단하는 것과 크게 다른 점이 없어 실제 수요와는 괴리가 있었다”고 밝혔다.
 
안 교수는 “왓슨은 오히려 의사들처럼 의무기록을 습득하고 환자를 관찰해서 나오는 임상 근거를 알아채지 못했다”며 “EMR 입력 등도 수동으로 해야 해서 번거로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왓슨이 다학제 진료를 활성화시키고 의료AI 논의를 시작케 한 장점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발표한 ‘왓슨 포 온콜로지 사용 현황 및 일치율’연구에서도 13개 암종 암환자 435명의 의무기록을 통해 임상의사와 왓슨 일치율을 살펴봤는데, 치료 일치율이 암종별로 11~100%까지 차이가 나는 등 뒤죽박죽이었다.
 
자궁내막암은 치료요법과의 일치율만을 보면 100%에 달하고 자궁경부암이나 전립선암도 각각 90%, 80%에 달했지만 식도암은 11%로 나왔다. 대장암 환자도 병기에 따라 일치율이 2기는 59%, 4기는 39.3%로 일정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단일병원 내에서 이뤄진 한계는 있으나 왓슨이 특정 병원을 기준으로 개발된 시스템이고, 의료데이터 외의 신체검진 지표 등을 반영하지 못해 일치율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같은 문제는 해외에서도 비슷하게 지적됐다. 왓슨 포 온콜로지는 특히 의무기록 의미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분석이다. 이를테면 해당 환자가 다른 의료기관에서 진단받은 질병 데이터를 학습에 활용하지 못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현재 왓슨 프로그램 자체는 다른 산업 분야에 활용되기 위한 개선을 거치고 있으나, 의료 부문에서는 재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국내서도 정부가 개발하고 있는 AI기반 정밀 의료솔루션인 닥터앤서를 비롯해 다양한 스타트업에서 의료AI 프로그램이 출시되고 있는 만큼 이들의 행보도 주목된다.
 
최근 의료기관에 도입되고 있는 AI 솔루션들은 대부분 의료영상을 기본 학습 데이터로 한다. 이는 의무기록보다 정리돼 있어 기계학습에 유리하고 이를 통해 개발된 프로그램 또한 정확도가 높다.
 
더불어 영상뿐만 아니라 음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 솔루션도 선보이고 있는 중이다.
 
다만 이 같은 진단 보조 프로그램들도 결국 의사들이 쓸 때는 환자 진단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와의 연계를 통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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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중앙 09.26 15:26
    현대중앙이 주도하는 닥터앤써 머시기도 같은 운명을 밟을 것이다. 정부는 현대중앙 배 불려주는 쓸데 없는 짓 그만하고 국민 건강에 더 신경을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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