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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병원·서울아산병원·명지병원 ‘승(勝)’
올 상반기 분원 설립 상급종합병원 성적 분석
[ 2021년 10월 14일 06시 13분 ]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올해 상반기에는 적잖은 주요 대형병원이 분원 설립을 추진하고 나섰다.
 
계기는 지자체가 공모하는 의료기관 유치사업이었다. 최근 몇 년 간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재개발이 이어졌고 의료용 부지 공급이 늘면서 관련 사업이 연달아 시작됐다.
 
병원 입장에서는 분원설립에 필요한 천문학적 자금 부담을 덜 수 있는 기회였다. 
 
대부분 지자체가 토지 무상 제공 혹은 그에 준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대기업과의 협력도 매력적인 이점이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 가운데 사업자 선정에 성공한 병원이 있었던 반면, 아쉽게 고배를 마신 병원도 있었다.
 
반 년 넘게 뜨겁게 달아올랐던 대형병원 분원 설립전의 여진은 이어지고 있다. 
 
대학병원 설립은 지역민에게도 큰 관심사인 만큼 선정 결과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는 곳도 있다.
 
서울 위례신도시 ‘길병원 vs 명지병원’
 
위례신도시는 올해 가장 먼저 의료기관 사업자를 찾아 나섰다.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시, 하남시에 걸쳐 있는 위례신도시는 좋은 입지에도 아직까지 대형 의료기관이 없는 상황이었다.
 
이 사업을 진행한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앞서 지난 2016년 의료시설용지로 매각을 추진했지만 유찰됐다. 
 
이후 의료 뿐 아니라 업무와 상업시설 등이 가능한 복합용지로 부지 규모와 용도를 바꿔 민간 공모사업을 다시 시작했다.
 
이번에 진행된 ‘위례신도시 의료복합타운’ 사업은 서울 송파구 거여동 272 일대 4만4004㎡ 의료복합용지에 1000병상 규모 종합병원 유치를 목표로 했다. 
 
‘강남 3구’의 귀한 입지를 다투는 이 사업에는 길병원과 명지병원이 도전장을 던졌다.
 
길병원은 미레에셋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미래에셋과 길의료재단, 호반건설, 투게더홀딩스, 랜드미 등 5개 업체가 포함됐다.
 
명지병원은 기업은행 컨소시엄을 통해 참여했다. 이지스자산운용, GS리테일, GS건설 등이 사업 파트너로 공모에 함께 참가했다.
 
심사 결과, SH공사는 지난 3월 길병원이 포함된 미레에셋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SH공사에 따르면 미레에셋 컨소시엄은 종합병원 유치와 산·학·연·병 인프라 구축 등으로 ▲위례신도시의 미래형 자족기능 체계 구축 ▲미래 의료·자연·문화가 공존하는 위례의 친환경 랜드마크 조성 ▲4차 산업혁명 시대 도시공간 재창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일자리 창출 등을 전략으로 제시했다.
 
미레에셋 컨소시엄이 선정된 요인 중 하나에는 길병원의 자금력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위례신도시 의료복합용지는 서울 내 접근성은 탁월한 반면, 사업에 참여하는 병원 입장에선 큰 부담요소가 있었다. 
 
바로 ‘빅5’인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 그리고 신촌세브란스병원의 형제병원인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인접하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규모 병원들과 경쟁구도에 놓이게 되면서 실제로 이 사업에는 2개 병원만 참여했다. 강남 3구와 근접한 위치를 고려하면 비교적 낮은 경쟁률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인천 지역 주요 대학병원인 길병원은 이들 대학병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네임밸류는 부족하다. 그러나 의료수입 자체만 따지면 ‘알짜병원’인 곳이다.
 
2019년 길병원 의료수입은 5388억원으로 ‘빅5’와 분당서울대병원, 아주대병원 바로 뒤를 이었다. 수도권 주요 병원들 가운데서도 높은 수입을 자랑한다. 
 
병원의 자금력을 고려했을 때 이번 ‘서울 진출’은 예상 범위 내 행보란 분석이다. 
 
청라의료복합타운 ‘서울아산 vs 인하대 vs 차병원 vs 세명기독 vs 순천향부천’ 5파전
 
올해 가장 뜨거웠던 경쟁지를 꼽자면 단연 ‘청라의료복합타운’이다. 무려 다섯 개 컨소시엄이 공모에 참여하며 치열한 양상이 펼쳐졌다.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은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내 26만1635㎡ 부지에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과 의료·바이오 관련 산·학·연 시설을 조성하는 대규모 의료사업이다. 
 
인천공항과 인접한 청라의료복합타운 부지는 해외환자 접근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또 이곳을 중심으로 조성되는 의료바이오 산·학·연 시설은 의료기관의 풍부한 R&D 인프라를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2차 공모에선 설립되는 종합병원 병상수가 확대되는 등 사업성이 제고되면서 병원들 관심이 더 높아졌다.
 
사업에 참여한 컨소시엄은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서울아산병원, 하나은행, KB&G, HDC현대산업개발) ▲인하대국제병원 컨소시엄(인하대병원, NH투자증권, KB국민은행, GS건설) ▲메리츠화재컨소시엄(차병원, 메리츠화재, IBK투자증권, 현대건설) ▲한성재단 컨소시엄(세명기독병원, KDB산업은행, 신한은행, 삼성물산) ▲한국투자증권 컨소시엄(순천향대부속부천병원, 한국투자증권, 우리은행, 한화건설) 등이었다.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국내 최대 규모 의료기관의 첫 수도권 분원 설립 여부로 주목받았다. 
 
인하대병원 역시 수도권 주요 상급종합병원 중 유일하게 분원이 없는 곳으로 인천 지역 입지 다지기가 관심사가 됐다. 
 
앞서 수차례 수도권 등지에 분원 설립을 추진했던 차병원의 참여도 화제가 됐다. 
 
의료한 산하 병원이 많은 순천향대부천병원도 인천-부천 지역을 아우르게 덩치를 키울지 주목됐다. 세명기독병원은 이들 가운데 유일한 중소병원 참전자로 기대를 받았다.
 
병원계 관심이 컸던 청라의료복합타운의 최종 승자는 서울아산병원으로 낙점됐다.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은 심사기간 중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3500억 원 규모의 자체 예산을 추가로 투입하고, 병상 규모도 공모요건인 500병상에서 800병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었다.
 
추가투자 계획 외에 지역민들의 높은 지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청라 지역민 온라인 커뮤니티는 사업이 발표된 초기부터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일부 커뮤니티에선 서울아산병원 설립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서명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이들 컨소시엄이 강조한 ‘해외환자 유입’ 청사진은 설득력이 컸다는 후문이다.
 
서울아산병원은 국내 의료기관 중 외국인 환자가 가장 많은 의료기관으로 꼽힌다. 간이식, 신장이식, 대동맥판막 스텐트, 대장암·유방암 수술 등 각 분야 명의들은 해외 환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코로나19 시국에서도 지난해 1만2000여 명의 환자가 해외에서 찾아왔다. 지난 1~5월 중에는 전년 대비 해외환자 수가 20% 증가하기도 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서울아산병원은 진료와 교육, 연구에서 본원 이상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의료진의 순환 근무와 진료 프로세스, 간호 시스템 등을 그대로 옮겨 인천 지역의 의료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중입자치료기 도입도 추진할 방침이다.
 
‘빅5’ 서울아산병원의 첫 분원이 어떤 모습을 갖출지 벌써부터 병원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남 H2 ‘경희대의료원 vs 명지병원 vs 차병원’
 
상반기 진행됐던 굵직한 사업 중 마지막은 하남 H2 프로젝트다. 
 
H2 프로젝트는 하남시 창우동 108번지 일대 약 16만2000㎡ 부지에 종합병원, 어린이 체험시설, 호텔, 컨벤션 등 시설을 설립하는 사업이다. 
 
최근 수도권 서부와 남부에서 대형병원 설립 움직임이 활발한가운데, 상대적으로 대형의료기관이 부족한 상황이었던 동남권 마지막 부지에 병원계 관심이 쏠렸다.
 
H2프로젝트에는 경희대병원, 명지병원, 차병원 총 3개 병원이 출사표를 냈다. 
 
경희대의료원은 한화건설, 메리츠증권과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며, 명지병원은 자생한방병원·롯데건설·IBK투자증권과, 차병원은 대림건설 등과 사업파트너가 됐다.
 
가장 먼저 참전 소식을 알린 것은 경희대의료원이었다. 그동안 수원, 김포, 파주 등 숱한 분원 설립설이 나돌던 병원이 공식으로 설립 추진 계획을 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특히 하남·강동 지역인 분원인 강동경희대병원이 오랫동안 입지를 다져온 곳으로, 지역민들의 인지도도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았다. 실제 지역 커뮤니티에선 경희대의료원의 선정을 점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하지만 8월 중순 발표된 선정 결과, 하남에 새 병원을 설립하는 곳은 ‘명지병원’이 됐다.
 
명지병원 역시 여러 차례 분원을 설립하기 위해 노력해온 의료기관이다. 앞서 광명과 파주, 위례, 청라에서 공모에 도전했지만 전부 고배를 마셨다.
 
4전 5기 끝에 이번에 선정된 명지병원은 절치부심해 도전했다. ‘분원 설립’에 주안점을 둔 다른 의료기관과 달리 ‘본원을 뛰어넘는 분원’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면서 그야말로 전력을 다했다는 전언이다.
 
또 과거 그린밸트 지역이기도 했던 하남시 일대 자연환경과 공존하겠다는 참신한 계획안도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큰 라이벌이었던 경희대의료원의 강점 중 하나였던 ‘한방병원’은 우리나라 가장 큰 한방병원인 자생한방병원과의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제시했다.
 
명지병원은 1단계에서 500병상을 운영하고, 2단계에서 800병상 규모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또 자생한방병원이 짓는 81병상 규모의 한방종합병원에는 한방진료실, 척추치료실, 물리치료실, 종합검사실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이곳에는 환자 중심의 양·한방 협진 원스톱 통합의료시스템이 구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가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mut@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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