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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 간납·가납 ‘철퇴’ 예고···병원들 긴장
보발협, 전수조사 등 개선작업 착수···"갑질계약 등 원천 봉쇄"
[ 2021년 10월 23일 07시 00분 ]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병원계의 불편한 진실이었던 의료기기 간납업체와 가납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논의가 본격화 되면서 병원계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의료기기 업계는 이번 기회에 간납사들의 고무줄 같은 수수료와 미리 병원에 납품하고 사용한 기기에 대해서만 대금을 지급하는 가납제도 등의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병원계는 시장질서 확보를 위한 불공정 행위 통제나 관리는 필요하지만 단순히 간납업체를 통한 유통구조 차단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신중론을 견지하는 모습이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등이 참여하는 보건의료발전협의체는 최근 회의를 열고 의료계의 고질적 관행인 의료기기 간납 문제를 개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판매업자 규모 및 유통구조 파악 등을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롯한 관련단체들과 효율적인 조사방안을 마련하고 실태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특수관계인 영위 금지, 대금결제 기한 관련 약사법 사례를 참고해 의료기기법 개정 방안을 검토함과 동시에 ‘가납’ 제도의 위법 여부에 대해서도 법적 검토에 들어가기로 했다.
 
간접납품회사, 일명 ‘간납업체’는 병원에 의약품 및 의료기기 납품을 전담하는 유통 중간단계 업체를 통칭하는 개념으로, 유통구조 불형평성 문제의 지원지로 주목받고 있다.
 
‘가납’은 간납사를 통해 미리 병원에 납품, 사용한 의료기기에 대해서만 대금을 지급하는 관행을 일컫는다.
 
문제는 대형병원에 의료기기를 납품하는 간납사 상당수가 병원 재단 이사장의 가족 등 특수관계인이 운영하면서 제조업체 등에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종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68곳에 의료기기를 납품하는 업체 38.6%가 병원 재단 소유주의 가족이 운영하는 간납사로 파악됐다.
 
구매 대행을 하는 간납사는 병원과의 특수관계를 이용해 독점적으로 납품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어 제조업체 등은 종합병원 납품을 위해 불리한 조건의 계약도 감수하는 실정이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종합병원의 의료기기 납품 후 대금 지불기간은 평균 6개월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동일한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간납사마다 수수료율이 9~21%로 큰 차이를 보였다.
 
고영인 의원은 “대형병원 재단과 특수관계인 간납사가 중간에 착복하는 비용은 고스란히 국민의 건강보험료 부담으로 돌아간다”며 “의료기기 간납업체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발전협의체에서도 간납업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본격적인 해결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간납사 운영 실태 전수조사를 비롯해 특수관계인 의료기기 납품 금지, 납품 수수료율 상한선 설정 등이 제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부는 늦어도 12월까지는 전수조사를 마치고 대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단순히 간납업체가 아닌 특수관계인 영위, 페이퍼컴퍼니 통한 불법행위 근절에 초점을 맞춘다는 복안이다.
 
정부가 간납업체 문제 해결에 속도를 내면서 병원계는 우려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간납업체를 통한 비용절감 등 순기능적 요소를 고려할 때 단순히 이들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거나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특히 병원계의 오랜 관행인 ‘가납’과 관련해 무조건적인 금지 보다는 의료행위 특성을 감안한 융통성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가납제도가 관행이 된 것은 수술실 등 의료현장의 특수성, 변수 등에 기인한 것인 만큼 다각적인 측면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일부 품목이나 사례를 갖고 전체적인 체계를 변경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며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한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복지부 관계자는 “우선 객관적인 조사를 통해 현황과 실태를 파악할 것”이라며 “그 조사결과를 토대로 합리적인 개선방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유관단체들과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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